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6-03-18   154473

[논평] 자본시장 정상화, 금융과세 정상화도 함께 추진해야

코리아 프리미엄 위한 다음 과제는 공정과세 체계 마련

오늘(3/18) 이재명 대통령이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코리아 프리미엄 전환을 강조하며, 불량·부실 상장기업 정리, 중복상장 문제 개선, 저평가 기업(PBR) 해소, 거래 시스템 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는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지만, 자본시장 정상화는 시장 활성화 정책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뢰 회복, 예측 가능성 제고를 위해서는 공정한 과세체계 마련 또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시장 침체를 이유로 한 정치적 선택이었던 금융과세 유예가 시장이 회복·확대 국면에 들어선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은 정책 일관성과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정당화되기 어렵다. 특히, 주식 대주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에게 양도차익 과세가 적용되지 않는 현행 구조는 금융투자소득만 사실상 과세의 예외로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참여연대는 코스피가 5000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금융과세 정상화 방안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조속히 금융과세 정상화 로드맵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는 단순한 세부담 확대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변화한 금융환경에 맞게 과세체계를 정비하고 투자소득 과세의 형평성과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현행 금융세제는 동일한 성격의 소득인데도 금융상품의 형태에 따라 과세 여부와 방식이 달라 투자 결정을 왜곡하고,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과세가 이루어지는 등 불합리한 구조를 안고 있다. 금투세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일원화하고, 손익통산과 이월공제를 도입하여 과세체계를 합리화하고자 했다. 금투세가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 왜곡을 줄이고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인 이유다. 

이러한 금투세의 폐지는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었다. 시장이 회복되고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분명한 전제가 있었다. 현재 정부 스스로 자본시장 활성화와 체질 개선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그 전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증시 활성화를 이유로 과세를 유예했던 기조가 시장 회복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향후 과세 논의를 시작하기 어려운 정책적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투세 폐지 이후 금융과세 체계는 오히려 후퇴했다. 배당소득은 분리과세로 우대되고, 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극소수의 대주주에게만 적용되면서 조세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과 달리 금융투자소득만 과세의 예외로 남아 있는 셈이다. 또한 국내주식은 과세가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반면 해외주식은 과세되는 구조 역시 형평성을 훼손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역행한다. 이러한 불균형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자본시장의 선진화는 단순한 주가지수 상승이나 투자자 수 확대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그리고 공정하고 일관된 과세체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정한 과세체계는 재분배를 넘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 투자 기반을 강화하는 기반이다. 과세 공백을 방치한 채 시장 확대만 지속될 경우 자산가격 왜곡과 불평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 금융과세는 도입 여부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정부와 국회가 ‘시장 활성화’냐 ‘과세’냐를 구분하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조속히 자본시장 성장과 제도 정상화를 균형 있게 추진할 ‘금융과세 정상화 중장기 로드맵’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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