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보육료 도입을 위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에 관한 공청회 개최

지난 7월 2일에 종로성당 3층 강당에서 공동육아연구원, 서울YMCA, 참여연대, 한국보육교사회,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공동주최로 영유아보육법 개정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그동안 보육시설의 양적인 확충면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으나 보육프로그램을 비롯해 보육교사의 자질 등 보육서비스의 절적 수준은 아직 미흡한 수준에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따라서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고.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영유아보육법 개정의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복지부 주도로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이 마련되어 왔고, 이 공청회는 그 개정안에 대해서 전반적인 검토를 하기 위한 장으로 마련되었다.

그런데 공청회 개최 며칠 전 복지부에서 보육법 개정의 일정을 늦추겠다는 입장을 보여 공청회에서 법안을 놓고 벌이는 토론 열기는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그러나 보육법 개정을 복지부에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에서 마련한 개정안을 청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토론이 오가는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

주제발표는 세가지의 주제로 이루어 졌다. 먼저 김종해 교수(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는 전환기 영유아보육사업의 발전방향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보육정책은 보호자의 우선적인 책임과 민간 시설에 의존한 공급 확대 위주의 정책을 실시해 왔다고 주장하였다. 그 결과 양적인 측면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보육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나 보육 책임의 분담, 보육의 보편성 등의 측면에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보육 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과 더불어 보육에 대한 공적 책임을 증대시킬수 있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는 정부의 재정 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는다는 주장을 하였다.

두 번째 주제 발표는 남인순 사무처장(한국여성단체연합)이 하였는데, 그녀는 영유아보육법 개정방향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영유아 보육법의 목적 부분에서는 이제 보육사업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 모든 영유아의 보호와 교육으로 목적이 변화해야 하고, 영유아 보호자의 사회경제적 배경 등 어떠한 조건에 의해서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보육관련기구와 관련하여서는 보육정책에 대한 의견 수렴 통로와 참여구조가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육평가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보육협의회를 법정 단체로 설립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였다. 보육비용 지원방식에 관해서는 보육비용에 대한 지원을 시설 중심에서 아동 중심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지원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장애아와 영아를 위한 보육시설과 방과후 보육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세 번째 발표의 주제는 차등보육료 제도의 확대에 관한 제안으로 허선 교수(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는 차등보육료 제도를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무상 보육은 모든 아동들이 연령에 맞는 교육의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나 고소득층 자녀에게도 예산이 쓰여진다는 점에서 예산의 효율적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을 갖고 있고, 소득에 따른 보육료 차등제도는 예산의 효율적 사용은 기대되나 대상자 선정이나 급여에 있어서 스티그마를 수반하게 되는 단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렇지만 이 두 방식이 항상 대치되는 것은 아니고 보육료 차등제도를 확대해 나감으로서 궁극적으로 전 계층의 아동에 대한 무상 보육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차등보육료 제도 확대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현행 대상가구의 선정방식은 현재 입법대기중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동일하게 가져가고, 그 수준을 높이는 방식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근로자 가구의 평균 소득 이하의 전계층을 보육료 지원 대상가구로 선정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고 있고, 그 이하 계층은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수준을 달리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세가지 주제 발표에 대한 토론으로 한나라당 고경화 여성국장은 특수보육서비스를 비롯한 보육형태의 다양화를 꾀할 때라고 주장하였고, 국민회의 최민식 전문위원은 복지 개혁이 늦어 지고 있는 이유는 국민연금 확대와 같은 시행착오를 줄여야 겠다는 생각때문임을 밝히고, 국민회의의 공약인 보육의 사회화, 보육의 공보육화를 이루기 위한 선결과제로 조세개혁과 자영자 소득 파악, 전달체계 완비, 기초생활보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국 민간가정보육시설연합회 박정혜 회장은 모든 아동이 평등의 원칙에 따른 보육을 받을 수 있는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고 하고, 어린이집과 놀이방을 분리하는 정책과 시설규모에 따라 지원을 달리하는 정책은 제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음으로 보건사회연구원 서문희 책임연구원은 시설에 대한 지도.감독의 강화와 평가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시설 위탁과 관련하여 위탁 과정 및 관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함을 밝혔다. 공동육아연구원장 정병호 교수(한양대)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보육시설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일이고, 이때 가장 필수적인 장치는 개별 어린이집의 열린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어린이집 운영위원회'의 설치와 같은 [열린 운영체제의 마련]이 시급함을 역설하였다. 끝으로 한국보육교사회 정희연 회장은 보육의 대상이 모든 아동으로 확대되어야 하고, 보육위원회 폐지의 재검토, 개인 설립 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보육교사 관련제도의 정비를 주장하였다.

이번 공청회에서는 많은 사람의 발표와 토론이 있었지만 가장 강조되었던 부분은 법 개정을 복지부에 맡길 것만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보육관련 단체에서 영유아 보육법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겠다는 자성의 소리였다.

허선 / 순천향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월간 <복지동향> 1999년 08월호(제11호)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