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현장 도착시간 조작 최재원 전 용산보건소장 유죄 선고 당연한 결과
참사의 진실 은폐 위한 기록조작의 중대성 및 위법성 인정
오늘(8/20)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단독(박지원 부장판사)은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응급책임자로서 환자 중증도 분류, 응급처치, 이송병원 선정 등 의료 대응을 총괄 지휘할 책임이 있던 최재원 전 용산보건소장에게 공문서에 참사 이후 현장 도착 시간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혐의에 대하여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을 선고하였다. 이번 판결은 이태원 참사 발생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물은 것은 아니지만, 참사 이후 공직자들이 참사의 진실을 은폐·축소한 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인정한 의미 있는 사례이다.
참사 발생 시 신속한 현장 출동과 응급 의료 현장 지휘는 피고인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였다. 따라서 참사 발생 이후 언론과 국민의 관심은 재난 대응 인력, 특히 현장 책임자인 피고인의 도착 시간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언제 현장에 도착하여 지휘를 시작했는가’는 피고인의 직무 수행 적절성을 판단하는 핵심적인 잣대였으며, 이는 곧 행정적·사법적 책임의 유무와 직결되는 문제였다.
그럼에도 최재원은 실제로는 신속대응반원들과 함께 다음날 0시 9분에야 현장에 도착하였음에도, 마치 참사 발생 초기인 23시 30분에 ‘개별적으로’ 현장에 도착해 책무를 다한 것처럼 공문서에 허위기재 하였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사실과 다른 해명을 반복하다가, 참사 발생 두 달이 지나서야 비로소 정정했다. 159명의 생명이 희생된 참사에서 진실을 은폐한 채 개인적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제대로 책임을 진 공직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참사의 책임자들은 오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축소하기에 급급했으며, 이를 위해 서슴없이 공문서를 조작하였다. 유가족들은 형언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 공직자들의 후안무치한 태도에 다시 한 번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사법부는 진실규명과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해 공직자들의 은폐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마땅한 책임이 있다. 재판부는 양형사유로 ‘엄중한 참사에 관련된 공전자기록을 허위로 기재한 행위를 결코 가볍게 평가할 수 없으며, 피해자와 유가족이 엄벌을 탄원한 점’을 강조하였다.
한편, 지난 19일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는 참사와 관련한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예방·대비·대응· 복구 과정 전반을 직권으로 조사하겠다고 결정했다.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공직자들이 은폐하려고 했던 진실과 책임이 무엇인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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