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특별법 개정 촉구 연속기고 ②
이강훈 | 변호사·참여연대 운영위 부집행위원장
필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주택세입자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는 매일 오전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전화로 법률 상담을 한다. 상담자 대다수는 20~30대 청년이다. 대부분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전세 대출 채무를 갚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 심지어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경매로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
전세 만기가 지나도 거액의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가장 큰 원인은 주택 가격 대비 보증금 비율이 과도하고, 전세 대출 및 보증 비율도 과도하기 때문이다. 주택을 담보로 한 선순위 대출금보다 후순위 전세로 임차인이 들어간 경우, 선순위 대출금과 후순위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경매 매각 주택가격보다 작으면 임차인이 피해를 본다. 다가구 주택에 이미 많은 임차인들이 전세로 거주해 후순위 임차인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임차인 모르게 주택 소유자가 경제력이 없는 사람으로 변경되는 경우에도 보증금 피해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신탁 주택 전세사기 피해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 한해에만 4만7천건이 넘는 임차권등기명령이 신청됐다. 정부와 국회는 임대차 제도 개선과 피해구제 사각지대 해소에 속도를 내야 한다.
우선, 특별법의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요건을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에서 사기로 인정을 받지 못하면 피해자 인정을 못 받을까 봐 피해자 인정 신청도 못 하는 사례가 많다. 둘째, 피해자 단체들은 피해 회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법에 최소 보장 제도를 도입해달라고 요구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피해 주택 매입이 불가능하거나 신탁 사기 피해와 같이 손해를 회복할 길이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 배드뱅크를 이용한 신탁 사기, 다세대 공동담보 주택의 선순위채권 매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원활한 신탁 주택 매입 또는 일괄 매각을 통한 신속한 배당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넷째, 외국인 피해자 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다섯째, 전세사기 피해주택 개보수 시정명령 제도를 도입하고 명령 불응 시 임대인 동의 없이 지방자치단체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직접 개보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금융 지원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 이들이 새 출발 할 수 있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피해자 지원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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