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CI(연계정보) 활용 모바일전자고지 ‘임시허가’위헌성 판단 회피한 헌재

편법이라 지적받는 규제샌드박스의 기본권 침해 판단 포기한 것

지난 2021년 9월 1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현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정보인권연구소, 참여연대가 제2의 주민등록번호인 연계정보(CI)를 국민의 식별정보로 활용해 민간기업으로 하여금 모바일전자고시를 하도록 ‘임시허가’한 것이 법률유보원칙 위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공권력 행사임을 확인해 달라고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2021헌마1186)을 헌법재판소(헌재)가 지난 4월 29일 각하했습니다. 이미 관련 법률이 개정되어 법률유보원칙 위반에 관한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도 없다며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CI에 대한 근거 법률(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23조의5(연계정보의 생성ㆍ처리))은 헌법소원이 청구된 지 2년 반이나 지난 2024. 1. 23.에 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헌재가 2026. 4. 29.이 되어서야 법률 제정의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헌재는 법률유보원칙의 위배가 반복될 우려가 없다며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채 이뤄진 명백한 기본권 침해를 용인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권 침해에 대해서는 헌재의 결정을 통해 그 위법성을 확인받고, 발생한 피해에 대해 배상의 가능성이 있음에도 권리보호이익을 부정한 것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향후 법률에 근거하지 아니한 다양한 프라이버시권 침해 사안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본안 심판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번 각하 결정은 헌법을 해석하고 수호하며 국민의 기본권을 최종 보장하는 헌재가 명확한 법률적 근거 없이 규제샌드박스라는 편법적 방식으로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해 헌법적 기준과 한계를 명확히 제시할 기회를 외면한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은 지난 2021년 자신이 동의하거나 고지 받은 적도 없는데 모바일 전자고지로 행정안내를 받았고, 이는 당시 과기부 장관이 정보통신융합법(규제샌드박스)에 따라 SKT와 본인확인기관들이 주민등록번호에 기반한 연계정보(CI)를 활용하여 모바일 전자고지를 할 수 있게 ‘임시허가’한 것에 따른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유일성, 불변성을 가진 연계정보(CI)를 생성, 활용하면서 명확한 법적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보다 덜 침해적 수단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법률유보원칙,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여 위헌이라는 것이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 취지였습니다.


규제혁신을 명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규제샌드박스는 개별법에서 정한 기준과 원칙을 특례법 형태로 무력화시킴으로써 법의 원칙과 법제 간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사건에서처럼 임시허가라는 행정부의 임시 방편에 의해 헌법상 기본권이 제한되는 상황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헌재가 헌법에 근거한 해석과 그 한계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입니다.


한편, 헌재가 이번 각하 결정의 근거로 제시한 2024. 1. 23.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23조의5(연계정보의 생성ㆍ처리)에 대해서도 현재 헌재에 헌법소원(2024헌마933)이 제기되어 위헌 여부를 심리 중입니다. 연계정보는 주민등록번호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대체수단의 하나로 개발된 것입니다.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각 개인마다 유일성, 불변성을 가지며, 이 때문에 제2의 주민등록번호, 온라인상 주민등록번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계정보의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공공·민간부문에서 ‘범용 식별정보’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수사기관에 의해 수사대상자 식별 및 수사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이핀, 중복가입확인정보(DI) 등과 같은 덜 침해적인 다른 수단이 있음에도 주민등록번호의 유일성, 불변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온라인에서 개인식별번호로 활용되고 있는 연계정보(CI)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익명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취지입니다. 이 사건에서만큼은 헌재가 기본권 보호에 충실한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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