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2-03-15   1169

[성명] F-X 기종선정 연기하고 외압의혹 국정조사권 발동하라

F-X사업, 제2의 율곡비리로 전락하는가?

국방부가 추진하는 차세대전투기 사업이 4월 중 그 기종결정하고 5월까지는 대통령 재가를 받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난 88년 한국형전투기 사업 과정에서 성능과 가격 모든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었던 F-18이 수요군의 의지와는 다른 외압에 의해 F-16으로 갑자기 변경되었던 선례를 기억하고 있다.

밀실로비와 외압에 의한 기종선정의 실체는 그 후 율곡비리라는 이름으로 그 실체가 드러났고 수많은 정치인과 군인사들이 법정에 세워졌다. 또한 이러한 기종선정 왜곡으로 도입된 F-16은 결국 수요군인 공군전략에 막대한 차질을 가져옴은 물론, F-X 사업 조기추진으로 인한 추가적인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말았다.

국방부는 온갖 비리와 혈세낭비로 얼룩진 한국형전투기 사업의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F-X 사업만큼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수차례에 걸쳐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는 국방부의 이러한 공언과는 정반대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사업이 제 2의 한국형전투기 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내외의 우려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

특정기종 선정을 위한 외압의 실체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최근 F-X사업의 시험평가를 책임진 한 공군장교 조주형 대령의 인터뷰는 “국방부 핵심인사가 미국정부가 지원하는 특정기종의 선택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은 공정한 시험평가 또는 그 결과의 보고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비단 조대령 개인의 진술이 아니더라도 부당한 외압에 대한 문제제기는 광범위하게 존재해 왔다. 본 단체 역시 조 대령 진술의 진위여부를 위해 조사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러한 외압에 대한 수요군(공군) 또는 군 연구기관의 문제제기가 이미 광범위하게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의 한 보도에 따르면 조대령의 진술대로 시험평가 결과의 국회보고 역시 왜곡된 것으로 확인돼 그의 진술의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평가기준의 왜곡여부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이미 F-X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4개 기종의 객관적인 전력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고 그 각각의 성능상의 우열 역시 여러 공개적인 비교연구결과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에서 국방부가 각 기종간의 성능, 가격, 기술 이전 등의 변별력을 왜곡하거나 정치적 고려를 가능케 할 목적으로 평가기준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군 당국은 배점기준결정에 있어 공청회와 앙케이트 등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 참여한 인사 대다수가 군 내부인사들이었다는 점, 이에 대한 군내부의 반론 역시 제대로 수렴되지 않았던 점 등 평가기준의 선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우리는 이 평가기준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었다”는 군내외의 문제제기에 주목하며 이 평가기준 작성과정과 이와 관련된 군 내부의 반론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 나아가 평가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의혹덩어리 F-X 사업의 추진 강행은 심각한 국민적 저항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외압 시비가 일고 있는 F-15기종이 사실상 단종상태의 기종으로서 미군도 최근 추가도입 또는 업그레이드를 포기하였으며, 한국의 시험평가 결과를 참고한 싱가포르 공군은 아예 F-15를 평가대상에서도 배제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외압시비, 평가기준 조작시비 등을 해소하지 않고 특정기종이 선택되는 일이 강행된다면 국민들은 결코 그 결과를 납득하지 못할 것이며, 무려 5조의 예산을 의혹속에 사용해버린 데 대한 강력한 저항이 전개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우리는 예정된 기종선정 일정을 강행하기에 앞 서 외압 및 평가기준 조작 의혹을 해결하기 위한 뚜렷한 가시적 조치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F-X 사업 추진일정을 연기하고 제2의 율곡비리로 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정조사권 발동을 검토해야 한다.

또 다시 소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는 없다. 한국형전투기사업 실패에 이어 또 다시 F-X 사업 역시 외압과 비리로 얼룩진 예산낭비로 귀결되어서는 안된다. 국회는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예방할 의무가 있다. 최근 제기된 외압의혹, 평가기준 조작 의혹에 대해 그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권 발동이 필요하다.

군 당국은 외압의혹을 제기한 조대령에 대해 그의 개인비리나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면서도 정작 그가 폭로한 국방부와 미국의 조직적인 특정기종 비호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주저하고 있다. 국회는 외압 및 평가기준 조작 의혹이 제기된 관련자들을 국회에 출석시켜 진상을 규명함으로써 5조 국민혈세에 대한 국회의 의무를 다하여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납세자 권리 실현의 차원에서 F-X 관련 의혹에 민간조사활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며 이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대응을 지켜볼 것이다.

이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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