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종선정 일정 중단하고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하라
1. 각종 이권 개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규선(도시환경대표)씨가 미 보잉사의 F-15K로 내정된 차기 전투기사업(F-X)과 관련해서도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2000년 7월부터 동업자 이모씨와 미국을 3~4차례 방문, 보잉사 쪽 인물로 추정되는 한국계 미국인과 접촉했고 지난해 3-4월 김동신(金東信) 국방부 장관의 취임 축하연에 참석하는 등 여러 차례 김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관계자들을 접촉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는 “최씨가 F-15K 로비를 한다고 주변에 얘기하고 다녔고, 이들을 만날 때 관련서류를 소지했었다”고 매우 구체적인 정황을 적시하고 있다. 게다가 이 로비에는 김홍걸씨등이 개입햇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F-X 기종선정과 관련, 미국 측의 외압 외에도 권력핵심의 집중적 로비가 있었다는 그 동안의 소문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3. 국민들은 F-15K가 F-X 기종으로 내정되기까지의 과정에서 터져 나온 외압과 평가기준 조작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었다. F-15K가 가격, 성능, 기술이전 등에서 다른 기종에 미치는 못한 F-15K를 4조로 책정된 예산보다 1조 8천억이나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는 국방부에 대한 국민의 비난여론이 들끓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규선 등의 F-X 로비개입 혐의는 이러한 무리한 사업추진에 집중되어온 의혹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하나의 단서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4. 우리는 최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홍걸씨와 매우 긴밀한 관계였다는 점, 2000년 총선 전후 권노갑 고문의 보좌관을 지낸 경력의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권노갑 민주당 고문의 아들이 보잉사의 지원으로 미국에 유학했고, ‘최씨의 주선으로 미국 GE사에 근무하고 있다’고 최규선 자신이 밝힌 점, 공교롭게도 F-X도입기종으로 사실상 내정된 F-15K의 엔진이 GE사의 제품으로 선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 언론이 보도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로비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김동신 국방장관 역시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과정에서 입당 한 인물로 계파로는 친동교동계 인사로 분류되어 왔던 인물이고 민주당 안보위원회 고문을 지내는 과정에서 미국 내 보수정치인 및 군관계인사들과 민주당 고위인사들간의 가교역할을 한 대표적인 미국통이라는 사실 또한 심상치 않다.
5. 이와 관련, 국방장관과 국방부측은 “최씨가 나쁜 짓을 하고 내 이름을 팔고 다녔다”, “공식 에이전트도 아닌 최씨가 F-X 사업과 관련해 전혀 영향력을 미칠 위치에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권고문, 김홍걸 씨등올 이어지는 최씨의 배경이나 드러난 행적으로 볼때 ‘영향력을 미칠만한 위치가 아니었다’는 설명을 납득할만한 국민은 많지 않다. 게다가 최씨를 만난 경위에 대한 김동신 장관의 해명도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김동신 국방장관은 “후배 장교의 소개로 알게 된 최씨가 김 장관에 대한 험담을 하고 다녀 공관에서 인사치레로 한차례 만나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런 껄그러운 인물을 밤에 공관으로 초대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는 잔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김 장관의 인물평과도 배치된다. 김장관은 또 최씨를 만난 시기와 관련, “F-X 사업이 시작되기도 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01년 4월은 F-X 관련 공군 시험평가를 끝낸 후 평가보고서를 최종정리하고 있던 시기로서 조주형 대령이 ‘외압’ 이 있었다고 폭로한 시기와 일치한다. 이점에서 김장관의 해명은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의혹마저 더하고 있다.
6. 상황이 이렇다 할 때, 최씨와 김동신 국방장관, 그 외 권 고문과 김홍걸 씨 등 국방부 및 권력주변 핵심인물들의 F-15K 도입을 둘러싼 유착의혹과 이권개입여부를 조사하여 그 실체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서 F-X 사업일정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로비의혹의 당사자 중 하나인 김동신 국방장관에게 F-X사업을 추진 일정을 맡길 수 없다. F-X 사업일정은 잠정 중단되어야 마땅하며 최규선의 국방부 장관 로비의혹과 김홍걸, 권노갑 고문과 그 아들의 F-X 개입여부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수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7. 6조의 국민 세금이 걸린 F-X 사업에 제기되는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해 국회와 검찰 등 이를 마땅히 조사해야할 기관들이 국방부의 의혹투성이 사업 추진을 뒷짐지고 바라만 본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명백한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검찰은 최규선 및 권력 주변인사들의 F-X 로비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며 국회 역시 국정조사권을 발동하여 유권자에 대한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8.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하며, 의혹이 있으면 풀고 가야한다. 대통령의 아들까지 거명되는 이 의혹투성이 사업일정을 강행할 경우 ‘제2의 율곡비리’라는 오명과 더불어 심각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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