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6 2016-02-10   1623

[기획주제5]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_노인돌봄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_노인돌봄

최혜지 l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총론

삼세번이다. 이쯤이면 했던 기대가 허망을 넘어 좌절로 답한다. 일각에선 구태가 조각조각 덧대진 짜집기에 비교한다. 촘촘함의 미덕조차 상실되어, 짜집기마저 미화된 비유라는 것이 솔직한 평가이다. 제3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은 그렇게 또 우리 모두의 소박한 기대를 덤덤히 꺾어 낸다. 문제의 진단에는 아쉬우나마 삼세번의 학습효과가 드러난다. 반면 대책으로 제안된 고령사회 해법은 글쎄? 조차 닿기 힘든 어쩌다!의 수준이다.

어긋난 패러다임

노인복지 정책중심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고령사회 대응방식의 기조를 전향했다는 것이 기본계획에 담긴 설명이다. 고령사회의 뒷감당에 연연하던 묵은 해법을 버리고 고령사회의 새로운 동력을 견인하는 공격적 전술로 선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외국인력의 유치가 고령사회 대응전략으로 부상된 맥락이다.

이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은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권 보호에 눈감은 정책적 후진성과 순혈주의에 맹목 한 반외국인정서 해결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강조한다. 걸개어로 전락한 다문화주의의 이념적 지향이 정책으로 체화되고, 일상으로 구현될 때 미래성장의 동력으로 외국인력의 실제화가 가능하다.

문제의 원인도 파악하지 못한 미온적 대책

장기요양의 고도화, 고령자 공익활동 내실화 등 적지 않은 대책이 문제의 원인과 빗겨나 있다. 문제가 연유한 뿌리의 광대함에 비해 대부분의 대책은 지엽적인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마저도 문제의 뿌리와 다른 방향에서 대책을 강구한다. 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새로울 것 없는 실패한 전략의 나열

해묵은 노인문제가 해결해야 할 노인문제들로 여지없이 재등장한다. 이는 기존 노인복지정책의 비효과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해결방안으로 제안된 전략 또한 새로울 것 없는 기시감 강한 전략이 주를 이룬다. 해묵은 과제를 실패한 전략들로 해결해 보겠다는 무성의가 드러난다.

사각지대여 영원하라

활기차고 안전한 노후를 위한 정책은 사각지대 노인을 우선 대상으로 고려해야한다. 그러나 다수의 대책은 대상자 포섭의 창구를 기존 서비스나 프로그램 이용자로 상정한다. 제도의 혜택이 이미 제도권 내에 편입된 노인에게 집중되고 사각지대 노인은 배제되는 구조적 문제를 노정하고 있음이다.

각론

각론에서 고령자정신건강관리, 노인돌봄, 노인사회활동지원, 노인기준연령 상향조정을 중심으로 기본계획의 문제점을 기술했다.

고령자정신건강관리

1) 정신건강
조기개입이 필요한 대상자의 발견, 정신건강지원센터의 연결, 필요시 정신의료기관에 연계 등 고령자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세부역할의 책임 주체가 불명확하다. 주체에 대한 명확한 선언과 책무에 대한 동의, 책무 수행에 요구되는 자원에 대한 지원이 명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인 정신건강관리 대책의 실현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신건강관리 사업의 대상자 확보 창구를 치매관리기관, 독거노인돌봄기관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 같은 대상자 확보 전략은 정신건강 관리의 대상을 치매, 독거 등의 특정 상황에 놓인 일부 고령자로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시에 제도 밖 노인의 서비스 이용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정신건강관리의 사각지대를 확대 또는 존속시킬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노인부부가구, 노인인 자녀가 고령의 노부모를 모시는 노노가구는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해도 치매나 독거를 중심에 둔 대상자 접근방식으로는 제도의 수혜자로 포섭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으나 독거노인생활지도사는 대부분 100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제한된 교육을 이수하도록 요구된다. 이는 독거노인생활지도사가 정신건강 관리를 필요로 하는 노인을 선별하고 관리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독거노인의 돌봄 제공인력은 2016년 9000명에 불과하며, 독거노인생활지도사의 처우에 대한 개선 없이 새롭게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가도 회의적이다.

2) 자살예방사업
노인자살예방 사업의 주요 쟁점은 노인자살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다. 정신건강증진센터를 노인자살예방의 중심 기관으로 설정한 것은 정부가 노인자살의 문제를 정신적이거나 또는 심리적인 문제로 조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살이 정신적, 심리적인 상태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은 사실이나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적 질병이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노인자살에 대한 예방과 해법은 경제적 지원과 신체적 질병에 대한 치료와 돌봄 제공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자살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사례관리를 담당한다. 이는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시사한다. 우선, 노인복지서비스 제공기관에 의존한 대상자 발굴의 방식이다. 반복적으로 지적된 바와 같이 이는 복지제도나 서비스에 노출된 바 없는 사각지대 노인은 대상자로 발굴될 가능성이 낮은 발상이다. 특히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인력구조와 업무량에 비추어 지역사회 탐방을 통한 대상자 발굴은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사례관리의 가능성 또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사례관리는 지역사회 자원발굴과 연계에 집중하는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인력배치 기준상 의료, 보건, 또는 심리전문가만으로 센터 인력이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인력의 전문성은 정신 및 심리적 건강관리에 있다. 자원의 발굴 및 연계는 이들 전문성의 핵심과 일정 정도 거리가 있다.

노인돌봄

1) 장기요양보험제도 고도화
기본계획은 장기요양 기관의 질적 통제를 운영자와 요양보호사를 중심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특히 요양보호사의 질적 개선은 보수교육을 통해 풀어냄으로써 문제와 대책 사이에 심각한 탈각을 보인다.

장기요양기관의 질 관리를 운영자와 요양보호사에 대한 보수교육과 직무교육의 의무화를 통해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장기요양서비스의 질 저하가 발생하는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적 저하는 영리에 추구를 위해 자행되는 다양한 불법행위와 건강한 기관 운영을 어렵게 하는 비합리적 규제로부터 야기된다. 본질은 눈감은 표피적 대응이다.

특히 장기요양서비스의 질은 요양보호사의 자질에 의해 결정된다. 요양보호사의 자질은 요양보호사 자격증의 낮은 문지방과 연동되어 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이 현재와 같이 240 시간의 교육과 낮은 수준의 자격증 시험을 조건으로 한다면 요양보호사의 자질을 의미 있게 개선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요양보호사의 전문성 증진은 요양보호사의 처우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요양보호사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양질에 서비스에 적정한 급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요양보호사의 자질 개선을 통한 요양서비스의 질적 개선은 불가능하다.

입소자의 건강관리를 촉탁의 급여 인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방안은 요양시설에서 노인 건강관리의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부분적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요양시설 입소노인의 건강관리는 본질적으로 의료기관과 요양기관의 사이의 협업체계를 제도화하거나, 요양시설에서는 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비 청구가 허가되지 않는 등 제도 사이의 칸막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보다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한 문제이다.

치매에 대한 대응 체계

치매에 대한 대응 역시 치매에 대한 정부의 시각적 한계를 드러낸다. 기본계획은 치매예방체계 강화를 위한 교육 및 홍보의 대상을 치매 관련 종사자와 노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치매를 여전히 치매노인 본인과 가족의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노인을 보호하는 일은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다. 따라서 치매에 대한 교육은 모든 연령의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다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노인사회활동 지원

노인사회활동지원의 중심 제도인 노인일자리 사업은 짧은 사업 참여기간과 낮은 임금이 개선의 최우선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2016년 노인일자리 예산에 의하면, 월 20만 원의 낮은 임금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일자리 사업 참여기간 또한 대부분의 일자리는 년 중 9개월로 변화가 없다. 기본계획에도 이들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은 제외 되어 있어 노인사회활동지원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태도가 견지되고 있다.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 현장에서는 노인에게 돌봄을 제공하기를 희망하는 노인이나, 노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를 희망하는 노인 모두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노노케어의 활성화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강하다. 따라서 취약노인을 보살피는 노노케어를 확대해 노인사회활동지원 사업을 활성화 하겠다는 정부의 전략은 현장과의 괴리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공익활동 참여자를 저소득자, 고령노인으로 제한하여 공익활동을 내실화 하겠다는 방안 또한 참여노인의 연령과 소득수준에 대한 제한이 사업의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현장의 의견과 크게 어긋나 있다.

노인기준연령 조정

노인은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노화를 경험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노화의 진행 속도는 개인별 편차가 크다. 따라서 노인과 비노인을 구분하는 합리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의 설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노인과 비노인을 가르는 사회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의 설정은 노년에 요구되는 사회서비스의 대상, 즉 사회정책의 대상을 범주화하기 위해서 필요할 뿐이다. 따라서 노인기준연령 상향조정은 곧 노인이 수혜자인 사회정책의 대상자 조정을 의미한다.

노인기준연령 상향조정은 사회정책의 대상을 현재보다 높은 연령으로 제한함으로써 정책대상자 규모를 축소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 그런데 사회정책의 대상은 욕구를 중심으로 선정되어야 하며, 연령은 욕구를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많은 proxy 변수라는 문제가 있다. 노후 소득보장의 정책의 대상은 노년기 특성으로 소득보장의 욕구가 있을 것으로 가정되는 노인이며, 노인은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노화를 경험하는 자이고, 의학의 발달로 노화를 경험하는 연령이 높아졌으므로 노인의 연령을 높여 노후 소득보장 대상자 선정의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이다.

그러나 소득보장의 욕구는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노화에 직접적으로 연동되어 있기보다 은퇴와 퇴직이라는 소득중단 요인의 발생과 강하게 연계되어 있다. 소득중단 또는 감소를 야기하는 은퇴는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53세에 발생하며, 이는 노후 소득보장의 욕구와 노화 사이에 일정한 간극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생물학적 노화의 지연을 빌미로 노인기준연령을 높여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정책의 대상자 규모를 감소하는 접근은 노화의 지연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소득보장, 사회적 돌봄의 욕구를 방임함으로써 노인빈곤, 돌봄공백의 사회문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월간 <복지동향> 2016년 2월호(제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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