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2 2012-11-15   1770

[심층분석1] 2013년 보건복지부예산(안) 분석_총론

 

2013년 보건복지부예산(안) 분석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는 반복지적 청사진

 

지은구 ㅣ 계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7개 부처 총 보건복지지출 예산안

정부는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을 강조하는 2013년 정부예산과 함께 ‘맞춤형복지’를 강조하는 보건복지분야 예산(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편성된 7개 부처의 총 보건‧복지예산은 약 97조원이다. 이 97조원의 7개 부처 총 보건·복지예산의 증가율은 4.8%로 2012년 총 보건‧복지예산의 전년도 대비 증가율 6.4%보다 1.6%포인트 낮은 것으로, 이는 이명박 정권이 집권한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며 2013년 정부전체 총지출예산(약 342조 5천억 원)의 증가율 5.3%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이다.

 

실질적으로 2013년 복지예산은 이명박정부 5년을 매듭짓는 예산이다. 노무현정부 5년간 복지예산 평균증가율 12.7%에 비교하였을 때 이명박정부 5년간 복지예산 평균증가율은 절반도 안 되는 5.4%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복지예산이 얼마나 후퇴하였는지를 여실히 중명하는 것이다.

 

사회보험료 수입에 따른 기금 예산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을 포함하여 해당 사회보험사업을 위한 지출 및 책임준비금이기 때문에 가용예산은 기금을 제외한 예산이다. 중요한 항목은 순수한 복지분야 예산인 기금을 제외한 예산 규모와 총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인데, <표 3>에 의하면 2012년도에는 28.5조원으로 총 예산 대비 12.5%였고, 2013년도 예산안에는 32.1조원으로 총 예산 대비 13.2%에 불과하여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거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한 재정규모와 비교해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소관예산안

2013년 7개 부처 총 보건복지예산 중 보건복지부 소관예산(안)은 전년대비 4조 1천억 원이 증가한(증가율 11.3%) 40조 8천억 원이다.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 중 공적연금에 대한 지출이 3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노인분야 예산을 포함하면 약 43%가 노인 관련 예산이다. 다음으로 기초생활보장 예산이 21.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2010년 23.5%에서 점차 비중이 감소해 왔다.

 

보건복지부 소관예산 중 83.6%인 34조 1,257억 원이 법률에 따른 의무지출에 해당되는 것으로, 의무지출은 전년 대비 2조 7,926억 원(8.9%↑)이 증가하였다(국회예산정책처,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V). 따라서 보건복지부 소관예산 증가분 약 4조 1천억 원 중 의무지출 증가를 제외한 실질 증가분은 1조 4천억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소관예산 증가분 약 4조 1천억 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강보험 증가분 약 7,845억 원은 건강보험료와 과징금 수입 증가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정부의 의무지원금이 늘어난 자연증가에 가까운 것이며, 기초생활보장의 생계급여 증가분 2,283억 원은 최저생계비 인상에 따른 자연증가분으로 오히려 전년대비 12만 명이 수급자가 자격을 박탈당하는 것을 전제로 한 최악의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급여경상보조 증가분 5,490억 원은 2011년도 진료비미지급액과 진료비단가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급여대상자 및 범위 확대와 무관한 것이다. 기초노령연금 증가분 2,430억 원 역시 노인인구 증가 및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여 급여액을 94,300원에서 97,100원으로 2,800원 상승한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국민연금 급여의 증가분 9,884억 원 역시 마찬가지다.

 

위와 같이 대부분의 예산증가분이 대상자 수를 축소 내지 동결한 상태에서 물가상승률이나 최저생계비 인상, 인구증가 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므로 신규 대상자가 발생하거나 복지혜택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증가분이다.

 

의무지출을 제외한 예산증액사업 중 예산증액이 가장 큰 사업은 가정양육수당지원으로 5,245억 원이 증액되었다. 그 다음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으로 1,638억 원, 국민연금공단 회관 신축 및 매입에 국민연금기금 지출로 978억 원이 증액되었는데, 이 두 사업은 실질적인 복지확대와 연관되지 않는 예산항목으로 심화되는 빈곤과 증대되는 복지욕구에 부응하는 예산에 앞서는 불요불급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의무지출을 제외하고 얼마 남지 않은 증가분을 쪼개어 배분한 것인데, 이와 같은 소극적 예산운용 방침은 복지확대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반하는 것이다. 

 

신규사업 예산에서도 이러한 한계가 드러난다.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 중 2013년 신규사업은 다음 <표 5>와 같다. 신규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총 389억 원에 불과하다. 이 중 보건의료산업 육성 관련 예산이 280억 원에 육박하며, 사회보장위원회 운영지원 역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의무적 예산에 가깝다. 이를 제외하면 신규 예산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2012년 신규 사업은 총 20개로 책정된 예산은 679억 원이었다. 신규 사업의 축소는 복지부가 사회복지신규사업에 대한 개발의지가 없음을 나타낸다. 이는 정부가 국민들의 복지수요에 대한 국가적 대응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국민의 사회적 위험에 대처하는 복지서비스의 생산과 총괄기획을 책임져야하는 복지부의 기본 책무를 방기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복지예산은 국민들의 복지서비스에 대한 욕구증가와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화폐단위로 표시한 것이다. 즉, 복지예산이 화폐단위로 표시된 복지부의 복지정책에 대한 청사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복지부의 복지예산은 국민들의 폭발하는 사회복지욕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위협하는 반복지적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예산안 개요를 통해 예산안의 재정투자 방향을 1)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 강화, 2) 저출산, 고령화 대비, 3) 공공의료 경쟁력 강화 및 보건산업 육성, 4) 지속가능한 복지체계 구축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의 세부 방향으로 빈곤층 보호 강화, 장애인과 아동 등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강화, 복지서비스의 질적 수준 제고 및 인적 투자 강화를 들고 있다. 기초보장 수급자 수의 절대적 감소를 전제로 해산장제급여를 인상하는 것이 맞춤형 지원을 의미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공적연금과 기초보장, 건강보험 의무지원 예산을 제외한 예산의 절대적 비중이 매우 낮고 전년 대비 동결 수준인 상황에서 복지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어떻게 제고하고 인적 투자를 강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재정투자 방향 중 가장 충실히 반영된 것은 보건산업 육성과 관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 중 저소득층 의료지원 예산 비중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에 반해(2007년 18.7% → 2013년예산안 11.6%) 첨단의료복합단지 시설 및 장비비가 1,800억 원 증액되고 글로벌제약M&A펀드 예산 200억 원이 신규예산으로 반영되어 있다. 수급자의 감소에 따른 저소득층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본래의 국민건강 증진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산업적 측면만을 강조하는 복지부의 예산 방향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아울러 복지부는 지속가능한 복지체계의 구축을 위해 중복·낭비가 없는 효율적인 전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보육 및 장기요양시설 및 바우처 참여기관의 확대로 인해 복지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부모모니터링단 구성이나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추가배치 등의 일부 전달체계 관련 예산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복지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계층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절감과 지출통제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복지 급여를 받을 권리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 복지급여 및 서비스 대상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추계하여 예산에 반영할 경우 복지 욕구에 대한 맞춤형 복지가 아니라 부족한 예산에 맞춰 제도를 운영하는 예산 맞춤형 복지가 될 것이며, 현재의 기초보장예산안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

 

결국, 정부는 가족구조변화와 소득양극화, 노령화, 저출산 등과 같은 사회적 위협으로 복지수요가 폭발적으로 증대할 것을 예측하고 2013년 정책기조를 맞춤형 복지, 일하는 복지 그리고 지속가능한 복지로 설정하였다고 선언했지만 실질적인 국민들의 사회복지수요에 맞는 예산을 책정한 것이 아니라 국민복지안정을 외면하는 국민우롱 복지예산을 책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월간 <복지동향> 2012년 11월호(제1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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