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2 2002-04-02   1720

의료소외계층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작은 몸짓

의료소외계층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작은 몸짓

-구로건강복지센터

곽 은 정(구로건강복지센터 사무차장)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빈부격차의 심화로 저소득층의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의료와 사회복지시설의 부족, 의료서비스의 상품화, 개인주의에 따른 이웃에 대한 무관심은 여전히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로 남아있다. 정부에서는 생산적 복지라는 이름의 새로운 복지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저소득층이 밀집한 구로지역 주민의 생활은 IMF이후 더 힘들어져만 가고 복지환경은 좀체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에 구로건강복지센터는 지난 2000년 2월 26일 지역주민과 보건의료인이 연대하여 보건·복지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지역건강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창립하여 “건강한 주민, 희망찬 구로”를 모토로 지금까지 2년동안 구로지역 저소득주민 및 요보호아동, 노인, 장애인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지역복지정책 및 제도의 변화를 모색하고있다.

우리네약국에서 구로건강복지센터로….

우리네약국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건강의 집”은 1988년 4월부터 구로의 작은 교회에서 주말진료를 해오다가 주말진료소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약국설립을 고민하게 되었고, 드디어 1991년 5월 구로3동에 우리네약국이 탄생하였다.

이렇게 설립된 우리네약국은 당시의 생활보호대상자와 저소득층 주민을 위한 “주민건강수첩”을 발행하여 조제료 감면해택을 주거나 지역주민들을 위한 “우리네 건강교실”을 시작으로 “유소아 질환의 관리, 고혈압, 당뇨병 교실, 임산부 교실, 수지침 교실, 갱년기 여성질환교실”을 꾸준히 벌려왔다. 또한 구로지역 단체들과 함께 결손·결식아동을 위한 무료공부방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병, 의원 진료비, 조제료 감면활동, 유소아질환 예방교육 등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사업의 과정 속에서 약국차원의 지역보건활동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지역주민, 보건의료인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활동체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구로건강복지센터”가 창립하게 된 것이다.

의료소외계층에 건강지원체계 마련

구로지역은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고, 특히 IMF 이후로 실직, 결손, 결식가정의 아동이 많이 생겨나면서 이들 가정의 안정과 아동의 건강권을 확보하는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로건강복지센터”에서는 지역주민과 구로지역 보건의료인의 관심을 이끌어냄으로써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건강지원사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그중 의료소외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요보호아동과 장애우에 대한 건강지원사업을 주요활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과 의료급여에 대한 상담전화 운영, 지역단체들과의 연대활동 및 지역보건의료네트워크, 결식노인의 수를 줄이고 영양과 건강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독거노인 도시락배달사업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다음은 현재까지 진행해 왔던 건강권에 관련된 중점사업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요보호아동 건강지원사업

빈곤과 가족해체로 인하여 보호자로부터 충분한 부양을 받지 못하는 요보호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무료공부방을 포함한 요보호아동시설 담당교사와 지역의 보건의료인들이 함께 “구로어린이 건강지원단”을 형성하여 정기건강검진을 년 2회 실시하였다. 건강검진 후에는 시설별로 가까운 내과, 소아과, 치과, 안과, 신경정신과 의원들을 주치의 기관으로 맺어주어 치료비지원과 아동의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업초기에는 지역의 요보호시설들을 방문하여 사업내용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참여시설을 선정하였으며, 지역 보건의료기관에 사업설명 및 참여요청서를 발송하여 아동건강지원사업 을 함께 준비하고자 하였다. 건강검진은 2000년 10월, 2001년 9월에 각각 128명, 195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소변검사, 기초체력검사, 혈액검사, 의사의 진찰, 치과검진, 청력검사, X-ray 촬영의 내용으로 진행하였다. 검진결과, 경제적 곤란으로 부모가 자녀에 대한 충분한 부양과 관심을 갖지 못하여 나타나는 질환들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 간염항체가 없는 아동이 다수였고, 충치치료를 비롯한 치과진료가 필요한 아동, 시력 저하가 관찰됨에도 시력교정을 위한 조처가 취해지지 않은 아동이 많았으며, 주위 환경의 오염도가 높은 경우 많이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질환의 비율이 타 지역보다 매우 높은 편이었다.

또한 아동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정신건강이다. 건강지원사업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아동들은 결핍된 환경의 영향으로 또래의 일반아동에 비해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주의가 산만하고, 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한 특성을 나타냈다. 이후 정신건강지원이 필요한 아동 13명을 선별하여 심리검사를 비롯한 집단상담과 개별상담 그리고 아동에 따라 약물치료가 이루어졌다. 특히 방학동안에는 45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자신감증진, 비행예방 및 사회성증진, 대인관계 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시킴으로써 정신건강의 향상을 꾀하였다.

2. 치과치료의 접근도가 낮은 장애우를 대상으로 장애우치과진료사업

2001년 6월∼8월 3개월 동안 구로지역 5개 장애우시설 총79명을 대상으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와 공동으로 구로지역보건의료인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일반건강검진을 포함한 진료활동을 진행하였다. 검진결과 충치치료가 필요한 장애우는 51명, 간염항체가 없는 장애우 18명, 고콜레스테롤 6명, 당뇨 1명, 심장기능이상 1명, 단백뇨 5명, 척추측만증 가능성 3명, 현재 중이염을 앓는 아동 2명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병들이 많이 나타났다. 일상적인 구강관리는 물론이고 일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던 장애우들이 주말 무료진료소를 이용하면서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이 사업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장애아동 보호자와 시설담당 선생님이 치과진료사업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3.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의료급여에 대한 상담전화 운영

현재 저소득층의 생활보장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의료보장을 위한 의료급여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홍보미비와 많은 저소득층의 법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생계와 건강에 위협을 받는 경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급권자 발굴에 있어 행정체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한계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의료급여에 대한 상담전화를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서비스가 필요한 저소득 주민들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지원활동들을 벌여오고 있다. 접수된 사례들 중 의료보험료 체납이나 의료비 부담으로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하는 주민에게는 기초법 수급자신청과 지역자원을 연결하여 의료서비스 지원과 후원요청 등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의료급여 수급자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부당진료비 부과를 비롯해 차별받는 사례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민원을 제기하여 부당진료비를 환불받고, 해당 의원으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아 앞으로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이 진행해 왔던 의료소외계층에 대한 건강지원사업은 건강권 확보를 위해 지역의 보건의료단체들과 시설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지역사회 안에 복지지원망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다. 어린이건강지원사업의 결과, 앞으로 요보호아동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문제도 심각하여 앞으로 이에 대한 종합지원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장애우치과진료사업은 장애우들의 치과진료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 상황에서 적절한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장애우에 대한 건강권과 복지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민간에서 진행한 이러한 사업들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민·관의 긴밀한 상호 협력을 통해 공적의료기관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공공성 강화에 힘써야 한다. 또한 상담전화 운영을 통하여 행정체계가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견인하고, 진정으로 저소득층을 위하는 법의 마련과 시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아동, 장애우, 노인들의 사회적 소외를 극복하고, 경제적 빈곤이 건강한 삶에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 구로건강복지센터 일꾼들은 더욱 노력할 것이다.

편집부

월간 <복지동향> 2002년 04월호(제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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