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1년 04월 2011-04-01   2339

참여연대는 지금-우쿨렐레와 리코더, 책 읽는 소리가 함께 울려퍼질 총회를 기대하며


우쿨렐레와 리코더,
책 읽는 소리가 함께 울려퍼질
총회를 기대하며

참여연대 신임 운영위원장, 집행위원장, 사무처장을 만나다

김상미 참여사회 편집위원

무려 한 달째 ‘뒤끝 꽃샘추위’가 뼛속을 스며드는 3월 25일 금요일 저녁. 통인동 작은 초밥집에서 한상희 운영위원장(이하 한 위원장), 김진욱 집행위원장(이하 김 위원장), 이태호 사무처장(이하 이 사무처장) 세 분을 만났다. 월요일 상임집행위원회 회의 후 5일 만에 다시 모인 것은 참여사회를 통해 참여연대 회원들에게 첫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한 위원장은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그동안 사법개혁센터 소장을 역임했고 올해 신임 운영위원장이 되었다. 김 위원장은 변호사로 경제개혁연대 이사를 맡고 있으면서 4년째 집행위원장을 하고 계시단다. 우선 참여연대 운영에서 세 명은 어떤 일을 할까 물어 봤다.

우선, 상임집행위원회(이하 상집위)가 일주일에 한 번 있어요. 집행위원장님이 이때 사회를 보십니다. 매주 모여서 참여연대 모든 부서가 하는 일에 대해서 보고받고, 전체적으로 참여연대 노선이나 정신에 부합하는 건지 판단하고, 또 집행해야 할 일들을 결정하는 거지요. 상임집행위원회는 대표 네 분, 운영위원장, 운영위부위원장, 집행위원장, 집행위부위원장, 정책위원장, 정책자문위원단, 처장단(세 명), 선출직 집행위원 등 재적이 25명 정도 되지요.

미리 내부에서 회의를 해서 준비를 해놓습니다. 자료를 준비하고 사전에 회람하죠.

참여연대 활동은 두 가지로 진행돼요. 하나는 자원활동하시는 전문가들(무려 500명!)로 구성된 위원회(센터)가 있어요. 여기서 사법이면 사법, 의정이면 의정에 대해서 활동을 결정하고 집행합니다. 그런데 각 활동기구의 활동은 전체 참여연대 활동과 조율돼야 하기 때문에 조율하고 최종결정하는 상임집행단이 있는 거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사무처가 있죠. 각 활동기구, 센터 상근자들이 보고서나 안건 자료를 제출하면 사무처에서 미리 토론을 해서 안건에 대한 검토의견을 붙여서 안건으로 제출하는 거죠. 연대사업이라든가 센터의 사업이지만 참여연대 전체 차원에서 판단해야 할 것, 예를 들어서, 천안함 문제 같은 경우는 민감하니까 보고해서 동의를 구하게 되죠.

세 번 걸러지는 셈입니다. 각 센터에서는 자기 하는 일을 보고하기 위해서 한 번, 사무처에서 한 번. 그리고 상집위에서 다시 한번 결정하게 되는 거지요.


이렇게 큰 회의라면 말 한마디 안 하는(혹은 못 하는) 분도 있을 법하다. 한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집행위원장이나 운영위원장 등 비상근 임원들은 1주일에 한 번 출근하는데, 활동이 조율된다고 해도 급한 일들은 어떻게 될까? 그동안 어떤 ‘사고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까?

김진욱 집행위원장 이메일 회람을 통해서 공유하고 수렴해서 방향이 나오니까 큰 문제는 없었어요.

워낙 긴밀하게 서로 연락하고 회의하고 같이 머리 맞대니까요.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처리해야 해도 전체적으로 큰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못 봤어요. 3단계 여과장치 그런 조직의 힘인 것 같아요.
 
전혀 없진 않아요. 일상적으로 무슨 사건이 터질 때 논평, 어떤 센터가 다뤄오던 통상적인 이슈에 대한 논평은 이메일을 보내는데 급하다 보니 발송 직전에 회람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결제시스템이 있고 사무처장과 센터 소장이 이중으로 체크하죠. 그럼에도 뉘앙스 차이는 늘 조금씩 있고, 가끔 연대기구를 만들어야 하는데 내일까지 답을 달라고 이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래도 매일 확인할 순 없잖아요? 큰 틀에서 보완해가는 거죠.


이때 한 위원장이 ‘집행위원장과 사무처장은 가까운 사이고, 당신은 멀리 앉는 사람’이라 한다.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의 역할이 상집위가 잘 되어 가도록 점검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올해 운영위원장을 맡으시면서 ‘조건’을 건 게 있다고 한다. 역시, 탄탄한 시스템일수록 긴장이 없을 수 없는 법인가 보다. 

“올해 5대 중점 과제와 3대 발전 과제에 대해서 철저히 점검해라, 그걸 운영위원회가 감독하겠다”라고 했죠. 지금 위원회(센터)마다 굉장히 토론이 활발해요. 짧은 시간 내에 올해 중점 과제도 점검하고 주 단위 사업 과제도 점검하느라고요. 굉장히 세게 굴러가고 있는 편입니다.

한상희 운영위원장 그에 대해서는 각 센터마다 돌아가며 매주 보고를 하게 하고 있어요. 연초에 세운 기본 사업 과제가 추상적인 슬로건에 그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집행하도록 옆에서 자극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올해 ‘참여연대 5대 중점 과제와 참여연대 발전과 혁신을 위한 3대 발전 과제’는 하나같이 다 필요하고 중요한 문제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일들을 누가, 어떻게 할까? 너무 전방위적인 계획인 것은 아닌지, 집중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 궁금하다.

참여연대 실행부서가 16개죠?

부설기구까지 다하면 그렇죠.

16개 실행부서에서 해 나가는 사업 범위가 넓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서 참여연대가 요청받는 것도 많아요. 그래도 중점이 되는 것들을 추려서 성과 있게 해보자 해서 5대 중점 과제, 3대 발전 과제가 수립된 거죠.

운영위 입장에서는 5대 중점 과제는 사회가 참여연대에 대해서 요구하는 최소한이라고 봐요. 운영위가 사회의 요구를 그런 형태로 받아들여서 집행하게 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운영위에서 연중 평가할 때는 두 가지 견해가 같이 제시됩니다. ‘너무 일을 많이 한다, 집중하라’ 와 ‘참여연대가 역할을 더 해라’ 라는 주문들이죠. 그래서 두 견해를 다 받아들여서 연중 사업의 균형추랄까, 큰 방향을 잡은 것이죠. 올해 총회에 상정된 사업계획에서 핵심적인 과제는 10개였습니다. 이 일들을 큰 주제로 모아 5가지 과제로 한 거지요. 그리고 이렇게 큰 방향 하에, 여러 중요한 일을 하면서 일 년으로는 부족하다, 최소한 2년, 나아가서는 4년 정도는 그 일을 계속해나가자 한 거지요. 가짓수를 2분의 1로 줄였다는 사실이 중요하죠!


아니 그것도 줄인 거라니! 한국 사회에서 참여연대가 제기하고 바뀐 일들을 떠올려본다. 가깝게는 ‘최저생계비 체험’ ‘소액주주운동’ ‘국민참여재판 참관’ 등 신선한 프로젝트들이 떠오른다. 올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은 없을까? 참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사람들이 ‘시민주체’가 될테니 말이다.

고민을 많이 하죠. 사람마다 소망이 있지 않습니까? 공적인 영역과 생활 저변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가 다 있는데, 그걸 끄집어내는 게 참여연대의 ‘참여’의 의미라고 생각해요.

올해부터 시행하는 추첨 운영위원제가 같은 맥락이죠. 우연하게 그냥 뽑히게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운영위원회에 나오고, 운영에 관여하고요. 모든 시민운동은 처음 단계에는 단체에서 만들어내지만 나중에는 전부 시민들이 혹은 서민들이 해내시는 거겠죠.

확실히 전문가들이 보는 우선순위가 있고, 회원들이 보는 우선순위가 있어요. 참여연대 역할은 시민들이 원하는 바를 전문적으로 풀어내는 것이라는 건 부인할 수가 없으니까요. 전문 부문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와 회원들의 주문을 균형 잡히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죠.

추첨제라, 재미있는 계획이다. 소리 없이 지원하는 회원들의 ‘소리 있는’ 참여와 시민의 확대만이 ‘지속가능한’ 참여연대 만들기를 이룰 수 있으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20대에 대한 관심, 상근 활동을 하는 간사들의 전망과 진로를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이태호 사무처장 아주 중요한 숙제지요. 등록금 사업은 계속 하고 있죠. 『미친 등록금의 나라』라는 책도 냈고. 요즘 배우 김여진 씨가 재밌는 얘기하셨죠. 그냥 등록금 반값만 내자고요. 

기업이 자꾸 대학을 부추기잖아요.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대라면서 여러 가지 경쟁을 시켜요. 연구실적 더 높여라 뭐 더 내라 기자재가 얼마나 있는가, 교수가 얼마나 있는가… 이 부담이 전부다 학생들한테 가요. 대학은 자기들이 부담하지 않죠. 지금 중앙일보 대학평가만 해도 그래요. 기업하고 관계가 없는 거죠. 대학이 정말 대학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만 해도 등록금 상당 부분은 없애도 될 거예요. 제 반 학생이 22명인데, 과제를 내면 매일 전화해요. 이렇게 쓰면 되는지, 저렇게 써야 하는지. 워낙 학생들이 신경 써서 쓴 거니까 평가하기 겁 날 정도예요.

대학생들이 확실히 바빠요. 아르바이트 해야 하고, 학점, 스펙도 쌓아야 되고, 사회문제나 주변문제에 관심 가지기 힘들어요. 사실 작년에 대학생 모임을 만들려고 했어요. 지금 인턴사업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요. 참여연대는 복사 안 시키거든요. 교육하고 같이 일하죠. 인턴을 ‘모신다’는 말까지 나올 만큼이요. 그런데 이 인턴들이 대학 가서 모임을 새로 구성하지는 못하더라고요. 대학생 모임도 중요한데, 올해 시민참여팀의 사업 우선순위는 회원들 의사소통 구조를 개선하는 거예요.

학생들이 참여연대 인턴에 많이 지원했죠?

네. 다른 단체에 비해 신입 간사들 지원이 적지 않은 것도 이 인턴제 덕분이죠. 지금 간사들은 5년차 이상과 5년차 미만이 반반 정도 될거에요. 그동안은 간사 진로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10년차 이상 활동한 간사가 10명 이상이죠. 1기, 창립 초기 간사들이 역할이 큰 것 같아요. 모델을 만들어야죠. 지금 몇 가지 실험이 진행되고 있긴 합니다.

이 사무처장도 원래 참여연대에 올 때는 10년만 하자 라는 결심으로 왔다고 한다. 그런데 몇 년 지나면 20년째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세 분의 10년 후 꿈은 무엇일까?

바람이 있다면, 글쎄요, 여러 활동가들 고생하는 거 안 봤으면 좋겠고, 한 운영위원장 애쓰는 거 안 봤으면 좋겠다는 정도일까요? 무얼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는 진짜 바람이 있어요. 그동안 우리가 사회에 대해 고민했던 것 외에 다른 고민들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 사회는 욕망도 많고 이상도 많은데 아우르지 못하거든요. 10년 후든, 5년 후든,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꿈이 되고 희망이 되는 게 뭔지 그걸 찾아서 실천해나가는, 그런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한미FTA만 해도, 참여정부 시절에 정보공개도 철저히 못해서 “번역하느라 돈 아꼈다.” 이런 소리나 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직업을 갖기 위해서 15년에서 20년 훈련하는데, 두 번째 직업을 갖기 위해선 절반이면 10년 정도는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저는 요즘 그래서 부지런히 라면 끓이고 있어요.(웃음)

10년 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당장 바라는 건 리코더 연습을 더 해서 합주를 해 보는 거예요.

저는 참여사회 아카데미에서 우쿨렐레 강좌 갔을 때 참 좋았거든요. 1년 동안 해 보리라, 했는데 결국 한 번밖에 못 갔어요. 꼭 배워서 총회 때 연주를 해 보고 싶어요.

내년 참여연대 총회에서 한상희 운영위원장의 우쿨렐레와 이태호 사무처장의 리코더 합주 배경으로 김진욱 집행위원장의 낭랑한 책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세 분 건강 잘 챙기고, 또 일상과 취미도 잘 누렸으면 좋겠다. 지난 해 천안함 안보리 서한 발송 당시 자발적으로 회원 가입을 해 준 수많은 분들, 한상희 운영위원장의 말처럼 ‘떠올려 주시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고’ 김진욱 집행위원장 말대로 ‘권유받았을 때 기꺼이 함께 해 준 분들’의 온기가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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