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익활동가학교에서는 다양한 존재, 영역의 권리에 대해 고민합니다. 공활 30기의 중반, ‘장애와 장애인 운동의 사회적 이해’를 주제로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이신 김도현 강사님을 모셨습니다. 야학부터 언론, 연구까지 경험이 풍부하신 강사님의 강연을 통해 장애인 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서수연 참가자가 강의 후기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오늘의 차별이 내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청년공익활동가학교 30기 참가자 서수연(라온)
흔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행동을 이동권 요구라고 한정하여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본질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요구하는 행동이다.
이만하면 된 거 아니야? 세상 많이 좋아졌다.
서울 시내에 도시철도 엘리베이터 설치율은 94%이다. 그러나 94%라는 통계는 역사 내에 엘리베이터가 1대만 있더라도 집계된다. 12개의 출구가 있는 역사에서 엘리베이터가 한 대만 있다면 과연 엘리베이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지하철 승강장에서 환자가 발생했을 때 엘리베이터만을 이용해 승강장까지 내려가는 과정이 복잡하다는 소방관과 유아차를 끌고 오면 지상으로 나갈 방법이 없다는 시민도 있었다.
다른 이동 수단으로는 특별교통수단이 있다. 그러나 장애인 콜택시의 평균 대기시간은 24분이며, 최대 평균 대기시간은 2시간 40분이다. 가만히 있어도 뻘뻘 땀이 나는 여름, 금방이라도 얼어버릴 것 같은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에 10분도 기다리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수 있다. 특별교통수단의 운행이 원활하기 위해선 차량 1대당 최소 2명의 운전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운전원이 24시간 내내 근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차량 1대당 운전원 수는 전국 평균 1.09명 수준이다. 심야 시간 이용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이동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세상.. 많이 좋아진..걸까?
억압에 동의하게 만드는 방법으로는 다른 선택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장애인이 시설에서 살아갈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며 탈시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필요하고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우리는 선택권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설 밖에 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가? 노르웨이에서는 시설해체법 시행을 통해 장애인이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시행했다. 대부분의 시설을 폐쇄하고 지역사회 기반 주거로 전환한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이 있다면 시설은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탈시설은 시설을 나오는 것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장애인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의 변화는 혁명처럼 한 번에 오는 것이라기보다 차별의 재생산이 조금씩 실패하면서 온다.
<장애학의 시선> 책을 소개하며 ‘오늘의 차별이 내일의 차별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세상의 변화와 더 나은 세상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막막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적어도 오늘의 차별이 내일은 이어지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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