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2년 10월 2012-10-08   1701

[상담] 스폰서? Yes or No

스폰서? Yes or No 
김남훈 프로레슬러, 육체파 지식노동자
 

5628 사본-1

 

Q 서울로 올라와 직장 생활을 한 지 10년이 되어갑니다. 지난달에 회사를 옮겼는데 사람들도 좋고 업무도 잘 맞아요. 그런데 사장님이 저에게 직원 이상의 다른 것을 요구합니다. 처음에는 은근히 농담처럼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아주 대놓고 접근하세요. 꽤 비싼 선물을 계속 주시고 더 부유하고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며 스폰서가 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시고요. 저 정말 힘들게 살았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런데 조금 편하게 살 방법이 있는데, 싶어서 흔들리기도 해요. 저 자신이 싫기도 하고, 에라 모르겠다, 이런 생각도 드네요. 어찌 할까요. 

 

A양 (나이 불명)

 

 

A 사장은 자신의 경제적 여유를 이용해서 연애 욕구를 풀려고 하고, A양은 그런 사장을 통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군요. 본인에게 애정을 품은 남자를 이용하여 소비 욕구를 해결하는 이 거래에서 A양은 자신의 급여 이외에 잉여소득이 생길 겁니다. 비싼 식사와 맛난 술이 곁들여지고, 택시는 모범을 타겠지요. 선물도 받을 겁니다.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잠자리로 연결될 수 있겠지요. 유부남의 연애 욕구는 필연 섹스에 대한 욕구를 포함합니다. 

 

문제는 이 상황이 매울 불안정하다는 겁니다. 대표가 A양에게 접근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일단 접근성이 좋겠지요. 같이 외근을 나가거나 출장을 갈 수도 있으니 의심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회사의 직원이니 신상 명세를 알 수 있고, 이런 개인정보들을 통해서 A양이 지방에서 올라와 홀로 생활한다는 것도 파악했을 겁니다. 그리고 아마 A양은 예쁠 겁니다. 유부남이 결혼 안 한 처자에게 왜 관심을 보이겠어요. 종합해보면 A양의 엄청난 매력에 대표가 빠졌다기보다 주변의 산재한 후보들 가운데 최적의 인물로 A양이 낙점된 것이지요.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 보니, 사장에게 A양은 B양이나 C양으로 대체가 가능한 존재입니다. 지금의 부드러운 전개는 이전의 또 다른 A양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 같기도 하군요. 

 

지금 이 상황이 제한적이고 유한하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나이가 들고 그것은 A양의 장점을 소멸시킵니다. 사장은 언제든 A양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수 있겠지요. 그 관계를 통한 잉여소득으로 꽤 만족할 만한 여가를 만끽했고 그것이 수개월 또는 몇 년간 지속했다고 봅시다. 그것을 다시 이전의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 가능할까요? 사장이 자의 또는 타의로 관계 정리를 선언하면, 급여를 저축용 통장과 생활비 통장으로 나누고 스마트폰 가계부를 빽빽하게 정리하던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실 수 있나요? 홈쇼핑에 나오는 맘에 드는 신상을 바로 ARS로 지를 수 있었잖아요. 꽤 비싼 제품도 백화점에서 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면 쇼핑백에 담겨서 호텔방에서 열어볼 수 있었잖아요. 이거 포기할 수 있어요? 못할 겁니다. 그건 A양이 인성이 나쁘거나 도덕 관념이 무너졌거나 뭐 이런 문제가 아니라, 소비는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소득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지출의 균형이 욕망으로 인해 무너진 상태는 너무나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고, 그때 A양은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거나 또 다른 스폰서를 찾거나, 이 둘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모두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전자는 맘껏 발산했던 욕구를 내려놓는 고통스러운 작업이 뒤따를 것이고 후자가 가진 위험성은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감내하실 수 있다면 ‘예스’라고 말하세요. 그게 아니라면 명확하게 ‘노’라고 의사를 표현하고, 문자메시지를 저장하고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보관하세요.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3, 4년 뒤에 어떤 자기 자신을 보게 될지에 대한 확신이 있는 쪽으로 가세요. 본인의 인생이잖아요.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