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0년 05월 2000-05-01   934

단체 복귀한 총선연대 파견활동가들 밀린 일에 진땀

“이발하고 있어요.”

100일간의 대장정. 총선연대 공보국장을 맡았던 녹색연합 김타균 정책부장(32)은 지난 19일 이발소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전화를 받았다. 이발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눈코 뜰새 없이 총선연대 일에만 매여있었기 때문에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이란다.

그는 “총선 기간 내에 이전한 사무실에 복귀하니 전혀 딴판이 됐다”며 “이제서야 이사짐을 풀고 산적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무실을 비워놓았던 3개월의 기간 동안 그의 책상 위에는 새만금 간척사업 백지화 사업, 환경분야 정책 제안, 환경친화적인 자치단체 평가작업 모니터, 송전탑 문제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총선연대 공보국장을 맡고 나서 하루에도 40∼50번씩 울려대는 핸드폰 때문에 혀를 내둘렀는데….”

하지만 그는 “연대운동을 통해 젊은 활동가들의 패기와 대표격 인사들의 경륜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게 앞으로의 운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에 철판 깔았냐”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강준 간사(30)의 귀에는 아직도 이런 류의 협박전화가 생생하다. 지난 석달간 총선연대 자료조사팀장을 맡으며 정치인들에게 보낸 각종 공문에 그의 이름 석자가 나가면서 빚어진 일이다. 하지만 부득이한 일이었다. 실제 그는 공천반대자·낙선자 명단을 작성하기 위한 자료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일을 맡았었기 때문에 그에게 쏠린 화살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는 지난 17일부터 정상 업무에 복귀해 그간 밀린 일을 처리하면서 진땀을 빼고 있다.

하지만 그는 “특별휴가 3일은 꼭 챙겨 지리산에서 보낼 계획”이라며 “표결 성향에 따른 의정활동 평가 준비와 현역의원 자료실 작업은 며칠 뒤로 미뤄둘 것”이라고.

김달수 씨(환경운동연합 홍보팀장?2세). 그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는 총선연대 유권자운동본부 조직3국장을 맡았었다. “17일부터 총선연대에서 가방을 챙겨 안방에 온 기분”이라지만 그도 방송언론인을 위한 환경아카데미, 홈페이지 개편, 각종 홍보책자 등 할 일이 태산같다. 그는 “수평적 논의구조 속에서의 연대운동 경험이 가장 인상이 깊었다”면서도 “지역조직과의 더욱더 긴밀한 연대에 미련이 남는다”고 아쉬워했다.

“제자리에 돌아오니 모두들 기뻐하네요. 사실 너무 지쳐있었거든요. 여기 사람들은 제 자리를 메우느라고, 전 저대로 총선연대 일 때문에….”

김 팀장의 아내인 여성연합 이경숙 부장(28)의 말이다. 그 역시 총선연대에 파견, 사이버 팀장을 맡았었다. 그는 지난 1월 정책부장으로 승진하면서 곧바로 석달간 총선연대 사무실로 출근했다. 부부가 함께 총선연대 활동을 한 셈이다.

“전에는 정보·미디어·정책 파트에서 일했는 데 이젠 정치 부문을 담당해야 합니다. 전혀 생경한 파트죠. 게다가 총선 때문에 미뤄두고 있었던 우리 단체의 중점사업 호주제 폐지운동에 매달려야 합니다. 또 국정감사 모니터도 준비해야 하고요. 또…또…또….”

총선연대가 지난 21일 공식 해산하면서 여기에 파견됐던 11개 단체 36명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이렇게 속속 자신의 원래 위치로 돌아가 새로운 일을 구상하고 있다. 또다시 연대할 날을 준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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