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0년 04월 2000-04-01   1812

집중분석 ㅣ 한나라당 · 민주당 · 자민련 · 민노당 · 청년진보당 50개 정책공약분석

참여사회연구소는 월간 『참여사회』와 공동으로 4·13총선을 앞두고 혼탁해지는 선거분위기를 바로잡는 데 일조하기 위해 각 당 정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16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각 당이 생각하고 있는 정책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 그리고 개원 이후 각 정당이 공약사항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를 모니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새천년민주당(이하 민주당), 한나라당,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 민주노동당, 청년진보당, 민주국민당, 한국신당 등을 설문대상으로 하였다.

설문대상 선정과 관련, 한국신당 및 민주국민당은 당이 급조된 관계로 당의 정책이 확정되지 않아 정책질의 자체를 할 수 없었다.

한나라당은 답변서가 늦어져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기존 정책을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각 분야에 걸쳐 총 50문항을 질의하였다. 그 분야는 정치, 평화 통일분야, 경제, 교육, 여성, 인권, 복지, 노동, 환경, 언론, 문화 등 11개 분야이다. 질의 항목은 16대 국회가 개원되면 논의되고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할 사안, 특히 개혁입법으로서 15대 국회의 늑장으로 자동폐기된 법안 등에 주목하여 개괄적 수준에서 질의하였다.

정치 분야

정당명부비례대표제, 새로운 정당의 진입장벽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정당의 해산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입장에서 찬성했으나 자민련은 신생정당의 난립으로 혼란이 조성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16대 국회에서 정당명부비례대표제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정책방향을 밝혔고 진입조항과 관련, 지역구 5석을 3석으로 완화하겠다고 답하였다. 정당의 국고보조금 사용에 대한 철저한 회계감사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당이 찬성하였다.

부패방지법에 대해서도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전격적으로 찬성하였다. 이른바 공동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상설적 특검제를 부패방지법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 반대하였으나 자민련의 경우 도입에 찬성하였다.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선거법 87조의 전면폐지에 대해서는 진보정당들이 찬성한 반면, 나머지 정당들은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였고 자민련은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평화, 통일 분야

통일정책기조에서 모든 정당은 흡수통일론을 지지하기보다 평화공존론을 기본정책으로 제시하였다. 민주당은 ‘탄력적 상호주의’를,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상호주의’를 취하였다.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는 각 당이 모두 동의하였으나 민주당의 경우, 대량지원은 당국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련은 그 용도와 배급의 투명성 보장을 주장하였으며 한나라당은 현금이 아닌 물품지원을 강조하였다.

군축, 특히 병력감축에 대해 모든 정당은 동의하였다. 특히 민주노동당의 경우 30만 명으로의 감축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였다. 민주당의 경우 ‘선신뢰 후군비축소’라는 입장에서 무엇보다 남북기본합의서의 이행과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군비통제안의 모색을 주장하였다.

경제 분야

변칙 상속 증여를 막기 위한 상속 증여세법 개정에 대해서는 각 당 모두가 동의하였다. 민주노동당은 현행 누진 4단계, 최고 세율 40%를 누진 10단계 최고세율 60%로 강화하여야 된다는 구체안을 내놓았으며 청년진보당은 상속과 증여 그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이에 찬성했다.

납세자소송을 포함한 ‘예산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찬성하였다. 민주당은 필요한 경우 법, 제도를 제정할 수 있다는 긍적적 답변을 하였다. 자민련은 재원조달방안이 없는 세출사업금지, 연도별 국가채무관리 목표설정 등이 포함된 ‘재정건전화특별법’의 제정을 공약하였다.

소액투자자보호에 중점을 둔 집단소송제에 대해 민주당은 응답하지 않았으며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 자민련은 동의하였다. 특히 청년진보당은 손해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설정을 요구하였으며 자민련은 무분별한 집단소송으로 인한 폐해가 예방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는 민주당의 경우, 소액투자자 다수가 중산층이라는 점, 세수에의 기여도가 크지 않다는 점, 기업 금융의 2단계구조조정, 벤처기업육성 등의 이유를 들어 과세확대 시기 및 방법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하였다. 자민련의 경우,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과세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에 주식과 채권의 양도차익을 포함시켜야 된다고 답하였다.

교육 분야

교육재정과 관련, GNP대비 6% 확보에 대해서는 모든 당이 ‘동의’하였다. 민주당의 경우, 지속적으로 교육재정 확보에 힘쓰겠다고 답하였으며 자민련의 경우도 교육발전기금조성, 지방교육재정교부를 상향조정하여 교육재정을 확보하겠다고 하였다. 민주노동당은 2003년까지 7%를 마련하여 교육환경 개선, 유아교육에서 특수교육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관선이사 임기가 비리 관련자들의 교육현장 복귀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기제한을 철폐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반대했으며 자민련의 경우, 법개정을 검토중이라고 답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찬성하였다.

학교운영위원회의 실질적인 심의, 의결기구화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찬성하였다. 자민련은 실질적인 자치기구화를 위해 의결기구화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민주당의 경우는 이러한 방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에 대한 가부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여성 분야

호주제 폐지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즉각 폐지를 주장하였다. 민주당은 여성분야의 질의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 자민련은 호주제가 명목적인 제도가 되었기 때문에 미풍양속과 전통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향후 여론을 수렴하여 그 찬반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노동자, 여성농민, 가내노동자를 불문하고 기초출산수당제를 도입하고 사회보험에서 그 비용을 분담하는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찬성하였고 자민련의 경우, 사회보험에서의 분담화에 동의하나 차후 연구를 통해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답하였다.

공무원 및 미디어 산업 신규인력 채용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위원회에 여성을 30%이상 할당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 자민련이 찬성하였다. 한나라당은 여성할당 20%를 제시하였다.

인권 분야

국가보안법의 개폐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반국가단체 규정(제2조), 찬양 및 고무죄(제7조), 불고지죄(제10) 등 일부 조항의 개정을 검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현행유지’를, 자민련의 경우 개정에 반대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독립적 국가기구로 해야 한다는 것에 찬성하였다. 민주당의 경우, 계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유보적 태도를 취하였고 자민련의 경우, 국가로부터 독립된 민간기구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과거 전쟁시기 발생한 양민학살문제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처벌 및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찬성하였다. 청년진보당은 공소시효 배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민주당의 경우, 노근리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봐가면서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련의 경우는 사례별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철저한 진상규명 및 배상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복지 분야

4대보험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경우, 장기적인 통합이라는 차원에서 찬성하였으며 자민련도 전산망 개발 및 관련 조사연구사업 이후 통합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의 경우, 찬성하였다.

국민생활기초보장법의 실행과 관련하여 복지분야에 대한 재정의 우선 순위와 예산확보방안에 대한 문의에 대해 민주당은 이미 세원이 마련되어 있으며 특별법 시행 이전에도 그 동안 생계비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자활저소득층에 대해 생계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재원은 재정지출의 우선 순위 재조정 등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민련의 경우,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사회복지 예산의 GDP 10% 확보를 밝혔으며 구조조정에 투입된 공적 자금의 회수, 고소득자에 대한 중과세, 국방예산의 삭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하였다. 청년진보당의 경우, 국가와 자본측의 부담을 강화해야 하며 경제적 빈곤층, 영유아, 임산부,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보호대상에 대해서는 무상복지서비스제공을 제시하였다.

노동 분야

외국인 노동자의 산업연수제 폐지와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이 찬성하였다. 민주당의 경우,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서 산업연수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였으며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서는 반대하였다. 자민련의 경우, 이 문제에 대해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 문제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단시간근로자의 근로시간상한선 설정과 비정규직에 대한 직장의료보험, 국민연금 등의 적용에 대해 민주당은 상한선 설정 반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금년 말부터 적용하는 것에 찬성하였다. 한나라당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 노동자와 동등하게 대우하며 4대보험을 확대 적용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자민련의 경우, 기본적으로 찬성하나 관련법의 개정 및 특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의 동일노동조건화와 정규직화가 필요하며 ‘근로시간 상한제’는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계속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년진보당의 경우 찬성하였다.

주 40시간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민주당의 경우, 노사정위원회의 논의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한나라당은 주 40시간 노동, 5일근무제를 제시하였다. 자민련의 경우, 노동시간 단축은 필요하나 여러 조건들을 검토하여 시기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찬성하였다.

공기업의 민영화, 해외매각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응답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민영화 방식과 시기는 자유스런 논의를 필요로 하며 공기업 매각대상을 외국인으로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자민련은 부문별 민영화에는 찬성하지만 해외매각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민주노동당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부담, 국부유출을 이유로 반대하였다. 청년진보당은 그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조조정의 대가를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대하였다.

환경 분야

새만금간척사업 및 동강댐건설과 관련, 동강댐건설에 대해서는 모든 정당이 반대하였으나 새만금사업에 대해 민주당은 이미 막대한 예산이 집행되었으며 국무총리실 산하 새만금간척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의 경우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핵발전소 건립에 대해 민주당의 경우,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한 이후 최종적으로 그 건설이 거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자민련의 경우, 일시 건설 중단은 어려우며 다만 환경문제에 대해 완벽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핵발전소의 단계적 폐지를 주장하였고 청년진보당은 기존의 핵발전정책의 철회를 주장하였다.

강원도에서의 송전로 건설사업의 경우, 민주당과 자민련은 불가피성을 강조하였으며 다만 환경영향평가에 근거하여 건설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민주노동당은 우회건설과 장기적으로는 근거리 소용량 발전시설의 구축을 제시하였고 청년진보당은 전면적 재검토를 주장하였다.

언론 분야

국회 산하 신문개혁과 발전을 논의하기 위한 ‘언론발전위원회’(가칭) 구성에 대해 민주당은 반대하였고 자민련, 민주노동당, 청년진보당은 동의하였다. 신문사 소유구조와 관련, 특정인 및 친인척 소유지분제한 문제, 재벌의 언론 소유 금지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여론수렴을 거쳐 결정하자고 답하였고 자민련은 후자와 관련, 여론독점방지의 차원에서 동의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동의하였다.

편집권의 독립과 취재보도 종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편집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경우 회사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자민련은 경영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동의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찬성했다.

문화 분야

스크린쿼터제 유지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경우, 한동안 현행제도의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자민련의 경우, 지킬 수 있는 시점까지 최대한 지킨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에 찬성하였다.

총체적으로 이번 설문조사 결과 민주노동당과 청년진보당의 경우, 제도 내 진입을 목표로 하는 신생정당으로서 모든 영역에서 개혁적인 면모를 드러냈으며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보수적인 정당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었다. 다만 정책의 구체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추상성이 강하였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정책의 기조가 현상유지적이었고 방어적인 답변이 많았으며 지난 시기와 비교하여 변화된 것이 별로 없었다. 정당이 단지 여론을 추수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을 형성하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는 기능 또한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중요한 정책 결정을 향후 여론의 추이에 의존하겠다는 발상을 드러내 보였다. 자민련의 경우, 개혁입법과 관련하여 기존의 보수적인 태도를 반복하였다. 또한 중요한 사회개혁, 복지문제 등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긍적적인 반응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나 그에 대해 조사, 연구, 검토 후 결정이라는 조건을 달아 결국 명확한 정책 제시를 회피하였다. 특히 민주당과 자민련은 언론개혁 분야에 대해 소극적이었으며 이것은 현재 언론의 위력과 향후 언론개혁의 험로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광일 참여사회 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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