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자유를 꿈꾸는 유권자로비단
이선미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
지난 12월 29일, 선거 180일 전부터 특정 후보자·정당에 대한 비판·지지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93조 1항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서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온라인에서나마 유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넓혀주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1월 13일에는 선거법의 주무해석기관인 중앙선관위도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반영하여 인터넷 선거 운동을 단속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선거법 개정을 위해 참여연대와 52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만든 유권자자유네트워크(이하 유자넷)는 헌법재판소의 ‘한정 위헌’ 결정과 중앙선관위의 판단으로 적어도 온라인 공간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한 단계 진전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이제 국회에서 법 개정만 한다면 4월 총선을 앞두고 온라인에서만큼은 유권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 텐데요. 국회는 무엇이 두려운지 입법 공백 상태를 그냥 보고만 있습니다.
선거날, ‘투표합시다!’ 하면 불법?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연이어 치러지는 해인만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최고조에 이르러 있습니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후보자나 정당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 공론장으로 모두가 SNS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SNS가 중앙선관위와 검찰, 정치권, 법원에게는 ‘골칫거리’ 아니었을까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매체가 생겨나면서 그것을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 그곳에서 유통되는 정보 규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그들의’ 고민이 시작되었으니까요. 그리고 곧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올 것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른바 ‘김제동 고발 사건’입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10·26 재보궐 선거 당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투표 독려 트윗으로 인해 한 시민으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선거운동이 금지되어 있는 선거 당일에, 많은 시민들이 김제동씨가 특정 후보의 지지자라는 사실을 아는 상황에서 김씨의 투표 독려는 명백한 선거 운동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한 사람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앙선관위는 10·26 재보궐 선거를 이틀 앞두고 ‘투표 독려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침은 ‘특정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의도·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정당·단체는 단순한 투표 참여 권유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라도 가진 것일까요. 칭찬 받아야 마땅한 투표 독려 행위가 검찰 수사 대상이 되는 현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오늘입니다.
바꾸자 선거법! 어떻게?
지금 국회에는 유자넷과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이 협의하여 만든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잠자고 있습니다. 18대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을 이루려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국회가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면 좋을 텐데,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으니 유권자들이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습니다. 유자넷은 국회에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유권자로비단을 구성했습니다. 유권자로비단은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한 공익 로비단입니다. 선거법 개정에 대해 질의하여 의원들의 찬·반 의견을 공개하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여야 간사를 직접 만나 유자넷의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또한 주요 정당에 대한 선거법 개정 촉구 활동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더 많은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이용자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국회의원의 SNS 혹은 홈페이지에 직접 메시지를 남기고,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는 릴레이 ‘유권자 선언’을 진행할 것입니다.
유권자로비단, 입단은 이렇게
유권자로비단은 시민사회단체 대표 및 활동가, 학자, 법률가, 파워트위터리안 등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합니다. 현행 선거법을 바꿔서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호소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길 원하는 유권자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로비단의 온·오프라인 활동에 동참하고 싶은 분은 유자넷 트위터(@youjanet) 혹은 이메일(youjanet2012@gmail.com)로 참여 의사를 밝혀주세요. 유권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은 없습니다. 유자넷은 든든한 유권자들의 힘을 모아 18대 국회에서 선거 시기 유권자의 정치 표현의 자유와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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