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06년 06월 2006-06-01   1376

죽음의 상인들이 벌이는 잔혹한 게임

군수산업과 전쟁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61년 1월17일 미국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퇴임연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거대하고 음험한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것은 군산복합체라고 할 수 있는 위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젠하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군산복합체의 영향력은 냉전 이후에도 점점 커져갔고 ‘군산복합체’라는 말 그대로 펜타곤(미 국방부)과 군수산업, 그리고 의회의 유착관계는 점점 깊어져왔다.

전세계 무기 판매의 63.2% 차지

디펜스뉴스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기준 세계 10대 군수산업체 가운데 록히드마틴, 보잉, 노스롭그루먼, 레이시온, 제너럴 다이나믹스, 하니웰, 핼리버튼 등 7개가 미국의 업체다. 또한 100대 기업 가운데 44개가 미국 업체이고 이들이 2003년 기준 전세계 무기 판매의 63.2%를 차지하고 있다. 1위인 록히드마틴은 지난 2004년 무기 판매로만 무려 340억 달러(약 33조 원)를 벌어들였다.

최근 들어서는 미군이 군수물자 보급 등 서비스 업무를 민영화하면서 군수산업체의 몸집은 점점 커져가는 추세다. 또한 부시 행정부 들어서서 국방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군수산업체들은 급성장을 하고 있다.

전세계 국방비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미국의 국방비는 클린턴 행정부 임기말의 2천888억 달러에서 4천627억 달러(06~07회계연도)로 7년 동안 60%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 군수산업의 매출도 그에 준하는 증가를 나타냈다. 물론 이들 군수업체들은 미국의 전쟁수행만을 위해 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에 압력을 가해 자국의 무기를 강매하는 국제무기상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4년 세계 각국에 185억 달러(약 18조 원) 어치의 재래식 무기(핵무기를 제외한 모든 무기)를 수출했다. 록히드마틴사가 만드는 F-16 전투기는 한 대 가격만 4백억 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전세계에 F-16 전투기를 4천 대 이상 팔았다. 160조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끈끈한 유착관계

군수산업체와 군, 의회 사이의 유착관계는 매우 긴밀하다. 군수산업체는 펜타곤과 의회를 향해 로비를 벌이고, 정당과 의원들에게 막대한 정치자금을 대고 있다. 이들은 또 펜타곤의 관료들과 퇴역장성들을 CEO나 이사로 영입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선 정부와 의회, 군수산업은 인적으로 끈끈하게 얽혀 있다. 딕 체니 부통령은 1995년부터 대선이 본격화된 2000년까지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로 일했다. 핼리버튼은 이라크전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어 지난 2004년 매출기준 10위로 전년에 비해 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걸프스트림 항공에서 일을 한 바 있다. 지난 2월 임명된 고든 잉글랜드 국방부 부장관은 록히드마틴사 회장 출신이다.

군수산업체의 정치자금 후원도 늘어났다. 지난 2004년에 군수산업체들이 공화당과 민주당에 낸 정치후원금은 모두 1천633만 달러(약 160억 원). 이 가운데 63%가 공화당으로, 37%가 민주당으로 향했다.

2004년 대선 당시 군수산업체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83만 달러를 후원, 존 케리 민주당 후보에게 준 37만 달러의 두 배가 넘었다. 군수산업체의 정치자금 규모가 1990년 704만 달러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공화당으로의 편중이 심해진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군수산업체들은 지금도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멀리 날아가서 더 많은 피해를 안길 수 있는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미사일방어(MD) 추진은 군수산업의 또다른 수입원이 되고 있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중앙아시아에서, 중동에서 끊임없이 긴장을 유발시키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데 이어 이제 이란에 대한 본격적인 군사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냉전, 국지적 분쟁은 미국의 직접적인 전쟁수행 또는 당사자들에 대한 무기 판매를 통해 무기장사들의 지갑만 불리고 있다.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긴장을 유발시키고 적절히 관리하는 또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윤재설 레디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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