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사건’도 이 정부에는 홍보용인가
청와대식 국민소통은 ‘연쇄살인사건’으로 국민의 눈을 돌리는 것인가
지난 11일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청와대가 용산 사태를 통해 촛불시위를 확산하려고 하는 반정부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연쇄살인 사건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용산참사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경기 서남부 지역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홍보하라는 것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호도하기 위해 경찰을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를 처음에는 전면 부인하던 청와대가 오늘(13일)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김유정 의원의 폭로내용과 같은 이메일을 보낸 것을 시인하고 그 행정관에게 구두경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국민의 봉사자이어야 할 경찰을 정권보호용 홍보수단으로 악용하려 했던 행정관에게 구두경고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보며 해임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이처럼 중대한 사안을 일개 행정관이 단독으로 다른 기관에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국민소통비서관과 홍보기획관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 지휘책임자와 어떤 교감이 있었는지 청와대는 밝히고 ‘연쇄살인사건’을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오마이뉴스는 김 의원이 폭로한 문건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포연쇄살인 사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를 내린 사람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의 행정관으로 촛불차단을 위해 “계속 기사거리를 제공하라”며 담당형사인터뷰, 증거사진추가공개, 드라마 CSI와 비교, 동원 경찰관․전경의 연인원, 동원된 전의경의 수기 등 구체적인 지시내용을 경찰청 홍보담당관과 서울경찰청 인사청문팀에 이메일로 발송했다. 언론사에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공개된 이메일에서 지적한 것처럼 언론은 “경찰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어서 ‘변종보도지침’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이후 언론의 보도를 볼 때 청와대와 경찰은 ‘연쇄살인사건’에 언론을 집중시켜 용산참사에 집중된 국민의 눈을 가리는데 성공한 셈이다.
이번 폭로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도 황당하다. 애초에 공개된 문건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이메일을 발송한 행정관에게 ‘발송여부와 문건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메일 내용을 공개한 오마이뉴스에 “입수 공문, 청와대 이메일 양식과 다르다”는 식으로 가짜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경찰도 이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는 해명을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오늘(13일) 이메일을 발송한 행정관에게 구두로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청와대는 사실 확인 없이 일단 부인하고 이후 빠져나갈 수 없는 경우에 한정하여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언론외압, 인터넷여론 통제, 방송장악을 시도해오면서 보였던 국민의 입과 귀를 막고 소통을 거부하는 모습이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국정난맥이 발생하면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해결하기는 커녕 꼼수로 당장의 상황만 피해가면 된다는 인식을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운하의 문제점에 지적에 대해 국민이 원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히고도 ‘4대강 정비사업’으로 포장하여 추진하고, 게다가 4대 강의 수질을 왜곡하기 위해 4대 강이 아닌 엉뚱한 하천의 오염사진같은 허위사실이 담긴 동영상을 유포하는 것처럼 ‘용산참사’의 근본적 해결에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폭력’에 집중된 이목을 어떻게든 돌리면 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을 보낸 행정관은 국민소통비서관실에 소속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민소통’은 ‘연쇄살인사건’을 이용해 국가폭력에 희생된 ‘용산참사’에 쏠려있는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잘못이 드러나도 행정관 한 사람의 행위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라면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의 전말을 국민 앞에 모두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7명이나 희생된 ‘연쇄살인사건’을 국면전환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국정을 운영하는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집권세력의 국민 여론을 어떤 식으로도 호도하고 왜곡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부터 바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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