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3-02-26   1370

[논평] 검찰권 침해한 노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

노대통령의 ‘사정속도 조절’발언에 대한 논평

1.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언급한 “사정의 속도조절”발언은 대통령이 사정의 속도와 수위를 언급함으로써 검찰수사에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명백한 검찰권 침해 행위로 보인다.

이는 대통령이 수사의 성격을 예단하고 수사 방향과 그 결과를 결정함으로써 독립적인 검찰권의 행사를 가로막던 역대 정권의 구태를 재연하는 것으로 참으로 유감스러운 발언이다. 또한 이는 노 대통령이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검찰의 독립성 확보라는 개혁의 방향과도 상반(相反)될 뿐 아니라 ‘참여정부’에 거는 많은 국민의 개혁 요구를 외면하는 발언이다.

2. 더구나 최근 재벌과 정치인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들 수사에 대한 정치적 타협을 시도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와 정치권의 금품 수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밝혀진 사실에 근거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할 문제이지 수사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 대통령이 왈가왈부(曰可曰否)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인신 구속’과 관련한 발언 역시 적절치 않다. 인신구속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라는 형사소송법상의 원칙에 따라 검찰과 법원이 결정할 문제이지 대통령이 ‘국민불안감’이라는 모호한 잣대로 언급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3. 결국 노 대통령의 ‘사정속도 조절’ 발언은 취임일성으로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발언이다. 사정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그때그때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새 정부 초기에 추진하는 개혁에 적대감을 갖고 있는 저항세력의 반발은 언제나 있는 법이다. 역대 정부가 행한 오류는 이러한 구세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개혁불안감을 다독거리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를 ‘개혁’의 원칙과 프로그램으로 이들을 설득하고 추진하지 않은 채 정략적으로 해결한데 있음을 노대통령은 알아야 한다.

지금 노대통령이 고려해야할 것은 ‘국민불안감’이 아니라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이다.

최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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