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적 책임이 아니라 국민생명 앗아간 법적 책임져야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오늘(2/10)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참사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산참사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기보다는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물러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김 내정자는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용산 철거민들의 농성을 또다시 도심테러로 매도하고 경찰의 강경진압이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강변했다. 전형적인 견강부회가 아닐 수 없다. 용산참사에서 경찰이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직권을 남용해서는 안된다는 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가 사퇴했다고 해서 용산참사에 대한 경찰의 책임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특별검사 등의 재수사를 통해 법적 책임을 묻고 공권력 남용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용산참사의 근본원인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않은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경찰력과 같은 물리력은 국민들의 생명보호가 제일 원칙이 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생명을 도외시하고 진압을 강행한 원칙무시가 불러온 참사이다.
또한 용산참사는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을 어겼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경찰이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는 국민들에게만 법과 원칙을 지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 옛날 왕들의 논리일 뿐이다.
김석기 내정자의 사퇴를 계기로 경찰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들은 법치주의가 국민들을 위협하는 규범이 아니라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직자들이 지켜야 할 대원칙임을 다시 새겨야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김 내정자의 자진 사퇴에 대해 “괜히 아까운 사람이 나간다”며 매우 아쉬워했다고 한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애도의 뜻도 없이 경찰책임자의 사퇴에 아쉬워한다니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이 대통령은 김석기씨 사퇴를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용산참사에 대한 대국민사과부터 고민해야 한다. 당장 오늘이라도 용산참사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TSe2009021000.hwp<논평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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