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3-07-05   1537

[청년연수후기] 나의 첫 집회 체험담

 2013 여름 청년연수는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6주간 고민많은 20대 청년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래 후기는 청년연수에 참가중인 박유하 님께서 작성해주셨습니다. 


20130702_청년연수 둘째날 (3)

 

뉴스에서 집회 현황을 생중계했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등장한 촛불이 촛불 문화제라는 이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심지어 시위 2.0이 등장했다는 등 온 나라가 집회 이야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나는 광장과 모니터 앞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참여자로서 얻는 연대감과 관찰자 입장에서 받았던 인상은 조금씩 달랐다. 집을 나서기 전까지의 망설임과 가는 도중의 두려움이 광장에 도착하면 사라지는 현상, 누군가의 창작 랩에 비속어가 섞이자 시민들이 호응을 멈추던 사건, 어느 가족이 부르는 ‘발로 차 (이명박)’ 개사곡에 실컷 웃어본 일. 내가 집에 들어온 후 시작된 살수차 진압에 안타까워하고 분노하던 일, 서울시 하늘에서 찍은 영상 속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촛불의 물결. 나를 포함해 우리들 대부분이 생애 처음으로 참가했던 집회인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조원들이 집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당시 살고 있던 지역과 신분 등 개인적 조건에 따라 다양했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나온 이야기가 참여 전후로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가 바뀌었으며, 그전에는 두려워하거나 약간은 냉소적으로 집회를 바라봤었다는 것이었다. 이는 미디어가 사람이 생각하는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으로 이어졌다. 주류 보수언론은 토론에 앞서 보았던 TV조선 영상처럼 혼란, 불편, 추상적인 경제적 손실 등 부정적인 측면을 우선적으로 강조한다. 외부세력, 전문 시위꾼, 선동 등은 그들이 시민들을 이간질시키기 위해 매번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아예 보도하지 않는 일도 허다하다. 참여의 첫걸음인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행위이다. 그로 인해 수많은 단체들이 대다수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SNS가 활성화된 요즘 시대엔 해결된 문제 아니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SNS에 익숙한 세대라 그렇게 느끼는 것 뿐, 청년집단 밖으로 나가보면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주요 수단은 여전히 기존 매체이다. SNS상 여론과 반대로 나타났던 지난 대선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20130702_청년연수 둘째날 (6)

 

그래서 우리 조는 종이 한 장 위에 세 가지 풍경을 담았다. 그림 왼쪽은 대결구도 위에서 투쟁이 벌어지던 과거 집회 풍경으로 ‘집회’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일반적인 이미지이다. 언론이 인과관계와 전개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반면 오른쪽은 우리가 직접 가서 보았던 집회이다. 축제와 놀이가 주가 된 2008년 이후 집회 풍경이기도 하다. 가운데 원에 그린 것은 너무도 다른 두 풍경을 대표적 주류 언론인 TV 뉴스를 통해 접하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매일 밤 우리 집 거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집회는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평화적이며 창조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과, 미디어가 주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의식을 갖자는 경각심이었다.

다른 조들의 그림을 보고 발표를 들어보니 우리 조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과 차이점이 각각 보였다. 2조는 집회에서 쓰레기를 한쪽에 모아서 버리고 질서를 지키는 시민들의 모습 중에서 쓰레기더미만 찍어서 보도함으로써 대중에게 편견을 심어주는 언론을 그렸다. 언론이 여론에 끼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편파보도를 비판한다는 공통점과, 동일한 집회풍경이라도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은 차이점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다. 3조는 거대한 촛불로 집회를 비유하고 그것을 둘러싼 가지각색의 시각들을 얼굴로 표현하였다. 집회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시각이 공존한다는 의견은 우리 조와 같았지만, 우리가 택한 이분법적 시각에서 한발 나아가 외면, 궁금증, 고찰 등 다양한 입장을 담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20130702_청년연수 둘째날 (8)

 

조원들과 토론해서 나온 결과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다른 조의 그림을 보고 발표를 듣는 일련의 과정에서 느낀 점은, 우선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고 문제의식을 가지는 부분이 분명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5년 전에 보았고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것들이 나 혼자만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개인적 의견들이 토론의 장에서 모이면 그것이 바로 여론이며 사회적 문제의식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일정한 공통분모 위에서도 각자 조금씩 다른 개인적 경험과 시각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동안 혼자 공부해오며 자꾸만 편파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려는 내 생각을 바로잡고 바람직한 방향을 함께 모색할 기회가 앞으로 무궁무진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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