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1-07-14   3202

[인턴후기] 한진중공업 제2차 ‘희망의 버스’를 다녀와서

* 7월 4일부터 8월 12일까지 6주간 참여연대에서는 14명의 8기 인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교육 및 체험을 경험해 보는 이번 인턴 프로그램의 후기가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8기 인턴후기 1]

한진중공업 제2차 ‘희망의 버스’를 다녀와서

 

8기 인턴 함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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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희망의 버스’를 다녀왔다. 미처 참가하지 못한 인턴 동기들이 현장 분위기에 대해 궁금했는지 차례로 물어보기 시작한다. “부산은 어땠어요?” “힘들었지. 하지만 서울로 오는 버스에서 마음은 편하더라.” “왜요?” “왜냐고?” “….” 처음에는 갸웃갸웃 하다가 그 이유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못하는 자신을 보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결국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애드리브로 겨우 위기를 모면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왜일까?’에 대한 물음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결국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한 고민은 내가 부산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던 순간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6월 27일 한진중공업의 사측과 노조가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핵심쟁점이었던 해고자 복직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파업노조 측은 협상무효를 선언했다. 이에 부산지법은 파업중단을 목적으로 집행관과 경찰력 투입을 선포했다.
 
 그날 오후, 파업노조는 집행관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가기 시작했으며 점점 격화되는 상황에서 김진숙 위원은 절규하며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우리 조합원들이 190일째 집에도 못 들어갔습니다. 저는 173일째 크레인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우리 조합원들 다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책임지지 못합니다. 집행관 여러분 한번만 직장에서 쫓겨난 억울한 삶에 마음을 열어주십시오. 여러분들이라면 이 정리해고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경영상의 이유가 있다면 경영진이 책임지는 게 도리입니다. 2003년에도 정리해고 막겠다고 이 크레인에서 김주익 노동조합 지회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 조합원들 큰 것 바라지 않습니다. 집에 돌아가 새끼들 끼고 밥 먹고 ‘아빠 다녀오세요.’ 이 말 들으며 출근하는 게 그렇게 힘듭니까. 여러분 한진중공업 노조가 이 싸움 끝낼 수 있게 힘을 주십시오. 이 공장에서 죽어간 세 사람 동료의 피눈물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여러분 이게 뭔지 아십니까. 제가 173일 동안 움켜쥐고 자던 쇠파이프입니다. 여러분 우리 살려주십시오. 우리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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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순간이었다. 기사를 읽던 내 눈가가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아니 우리가 가지 않으면 이 사람 정말 죽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심했다. 이 사람을 살리기 위해 영도로 가야겠다고 말이다.
 
 7월 9일 부산은 쏟아지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희망과 변화를 목청껏 외쳤다. 비록 최루액을 쏘며 우리를 강제로 탄압한 경찰에 의해 김진숙 위원을 만나진 못했지만 그녀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가 느낀 편안함은 우리가 함께 있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서로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용기를 주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 내용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는 모두 남의 목숨을 먹고 살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먹고 있는 사람도 있고 괴로워하면서 먹고 있는 사람도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는 남의 목숨을 먹고 살고 있다. 우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시는 부모님의 목숨,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바친 수많은 형제들의 목숨,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운 수많은 조상들의 목숨.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우리를 위해 희생한 수많은 이들의 목숨과 맞바꾼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 한진중공업의 김진숙 위원도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있다.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의 희생으로 얻은 결과물이 부정의한 누군가에 의해 깨어지지 않도록 잘 지켜내는 동시에 다음 세대가 더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또 다른 김진숙을 만들어 내지 말아야 하며 지금 이 자리에서 벌어지는 비상식적인 부정의와 탄압에 맞서야 한다.
 
 김진숙 위원이 연설의 마지막에 붙이는 구호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이 마음 속에 다시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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