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청년사업 2012-08-13   2623

[인턴후기] 전쟁기념관, 무엇을 기념하고 있는가

[편집자주] 참여연대에서 7/3(화)부터 8/14(화)까지 약 7주간 활동하는 10기 인턴들의 교육 및 활동후기가 차례로 올라올 예정입니다.

전쟁기념관, 무엇을 기념하고 있는가 
– 전쟁기념관을 다녀와서
 
작성 : 참여연대 10기 인턴 서동호

  

‘속빈 강정’이란 말이 있다.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인턴 프로그램으로 용산구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난 뒤 이 말이 떠올랐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웅장한 건물과 이를 둘러싼 아름다운 정원, 그 안을 매우고 있는 수많은 유물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쟁 관련 기념관이라고 평가받지만 내가 기념관을 둘러본 뒤의 느낀 것은 허전함뿐이었다.

무엇을 기념하는가?
 
대부분의 전쟁이 그렇지만 특히 현대전의 경우에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민간인이다. 한국전쟁의 경우에도 군인 사상자수보다 민간인 사상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한 한국전쟁에서 벌어진 자국 군에 의한 일반인 학살의 과거를 생각한다면 전쟁기념관은 그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목숨을 잃은 일반 시민들을 기억하고 그런 후에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가르치는 장소가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대부분의 유물과, 자료들은 전쟁에 참여한 군과 주요 전투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오직 군의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 볼 뿐이었다. 민간인 학살을 비롯한 전쟁과정에서 일어난 군의 수많은 과오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은 커다란 건축물은 그들만의 노스탤지어에 지나지 않아보였다.

전쟁기념관을 둘러싼 비판 중에 민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을 기념하는 게 옳으냐는 비판이 있다.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기념으로’란 말과 의미상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어느 한글학자의 일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기념관의 성격을 본다면 그 비판은 무의미하다. 그 곳은 정말 군의 눈부신 업적을 기념하는데 목적이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전쟁기념관 

한국전쟁은 기억되야 한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 “어쩌다 한국 현대사가 이지경이 됐을까 고민하다보면 그 굴곡진 역사의 시작에는 미소 개입이 있었고 … 한국전쟁으로 쐐기를 박았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전쟁 스스로가 남긴 상처들, 그리고 전쟁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같은 온갖 상처와 갈등들을 생각하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전쟁은 기억되고, 연구되고, 반성해야할 할 주제이다. 하지만 지금 전쟁기념관의 모습으로는 안 된다. 그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전쟁이 어떻게 전개됐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낱낱이 기억하고 전쟁으로 인해 일반 국민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