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사무처 2001-09-27   1844

샥스핀스프에 비할 수 없는 감동적인 짬뽕국물

안내데스크 자원활동 이해숙 선생의 수필집 출판

샥스핀스프와 짬뽕국물

– 참여연대 안내데스크 24시

정갈한 책이 NGO전문출판사 ‘아르케’에서 새로 나왔다. 참여연대에서 안내데스크를 2년 가까이 지켜온 이해숙 선생이 이 책의 저자다. 참여연대 안내데스크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세상의 일들을 ‘건강한 시민의 눈’으로 응시하고 기록한 사색의 흔적들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책의 제목이 된 ‘샥스핀스프와 짬뽕 국물’에는 압구정동 고급 중국식레스토랑에서의 동창 모임에 갈 것인가 찬바람 몰아치는 총선연대 거리서명에 나갈 것인가를 갈등하던 저자가 참여연대 간사들의 안쓰러운 얼굴을 떠올리고 거리로 나선 사연을 담고 있다. 샥스핀스프와 소고기 튀김을 외면하고 모진 겨울바람을 맞은 끝에 간사, 자원활동가들과 어울려 먹던 짬뽕 국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콧끝이 찡해진다. 이런 정갈한 마음이 담긴 글들이 책 한 권을 빼곡이 메우고 있다.

참여연대는 맑고 깨끗한 세상을 염원하며 쉼없이 움직이고 있지만 참여연대 사무실에 언제나 화사한 미소와 즐거운 노래만 울려퍼지는 것은 아니다. 험악한 항의와 욕설이 쏟아질 때도 많다. 시민의 입장에서 권력을 감시하고 부패에 맞서다보니 이해관계가 얽힌 쪽에서는 걸핏하면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아무리 정당한 일을 하고 있다해도 그런 욕설을 뒤집어쓴 날이면 맥이 풀리고 가슴 밑바닥에 회의가 번져오기도 한다. 일단 온갖 하소연과 건의를 위해 걸려오는 전화가 상상을 초월 할 정도로 많고 전화의 사연들은 대부분 소외된 사람들의 어려운 사정이기 십상이다.

상근자들로서는 눈코 뜰 새 없이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기도 벅찬데 전화기에 붙들리면 10분, 20분 한 시간은 족히 흘러가버려 난처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어려운 사정을 눈뜨고 못보겠다면 달려오신 분들이 참여연대 안내데스크의 자원활동가들이다. 그 중 이해숙 선생님은 참여연대 안내데스크의 ‘왕고참’중 한 분이다.

책 속에는 안내데스크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연들, 간사들을 위한 ‘도시락 기금’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사연, 참여연대 웹사이트 자유게시판과 회원광장에서 나눈 회원, 시민들과의 대화 등이 망라되어 있다.

막연히 시민운동이 장부와 수치만 가지고 법과 제도를 따지는 삭막한 분야가 아닐까 생각하며 부담스러워 하는 시민들이 적지않다. 그러나 [샥스핀스프와 짬뽕국물]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때로 빙그레 웃음을 머금게 되고 때로 안타까움에 입술을 사려물게 된다. 사람들이 모여서 울고 웃고 체온을 나누며 좀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따뜻한 곳임을 일깨워 주는 게 이 책의 미덕이 아닐까. 또한 책을 읽다보면 이런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웅숭깊은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기분이다.

[샥스핀 스프와 짬뽕국물](저자 이해숙/도서출판 아르케/ 책값 8000원)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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