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이야기 기타(od) 2004-03-17   659

[네티즌 발언대] 6월 항쟁을 완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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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먼땅에서

고국에서 일어나는 어처구니 없는 쿠데타를 지켜보면서 분노에 떨지만 거리에 나갈 수도 없고 할일은 손에 안잡히고 오늘도 머리를 쥐어짜며 인터넷을 방황하고 있습니다.

원통하고, 기가막히고, 정말 창피하지만 이제는 흥분한 감정을 차츰 가라앉히고 희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거리에 모인 분노의 촛불을 보면서 혹자는 노무현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혹자는 낯짝두꺼운 그들에 분노하며 그 자리에 섰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그 자리에 섰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한국에서 들불과 같이 일어나고 있는 저 저항은 바로 절반의 승리에 그쳤던 6월 항쟁의 완전한 승리로 가는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87년 6월항쟁으로 해방이후 50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독재체제에 우리사회는 파열구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대선에서 독재세력의 재집권을 허용하면서

‘반쪽짜리 승리’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다음 94년 대선에서 1/3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습니다. 쌓여가는 국민적 저항에 군사독재 세력은 민간세력(김영삼)을 끌여들였고 그 결과 다시 재집권을 할 수 있었습니다. 명목상 민간 정권이 탄생한 것이지요. 따라서 ‘하나회 숙청’등 일부 군부독재 세력을 청산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민자당’이라는 이름으로 온전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금융실명제’, ‘역사바로잡기’ 등 일부분의 개혁 성과를 거둡니다.

그다음 97년 대선에서는 2/3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습니다. 쿠데타 세력인 김종필과 손을 잡은 것이었지만 독재세력의 정당이었던 민자당의 후신 ‘한나라당’을 정권에서 배제시키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한편의 쿠데타 세력때문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지만 ‘재벌개혁’, ‘복지확대’, ‘언론개혁’ 등 일부분의 성과를 거두어냅니다.

그리고 우스게로 ‘DJ의 최대 음모’라고 회자되는 급속한 ‘인터넷’의 발전을 이루어 냅니다. 즉 정치적으로 대중들이 비정상적인 지역정당구조를 통하지 않고도 직접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유력한 공간이 탄생한 것입니다.

바로 이 직접적인 의사표현 공간의 힘을 타고 지역주의에도 기대지 않고 계보도 없고, 어마어마한 자금줄도 없었던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어떠한 독재세력과도 손잡지 않고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게 됩니다.

이것은 또 한편으로 보면 87년 6월항쟁 이후 독재세력의 재집권에 좌절해 사그라 들었던 시민사회역량이 김영삼 정권이후 시민운동의 급격한 성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한번 범국민적으로 일어섰던 ‘낙선운동’을 지나 잃어버렸던 광장의 문화를 되찾은 ‘월드컵과 붉은 악마’ 그리고 그 광장의 문화를 바탕으로 일어났던 ‘반미 촛불시위’ 이렇게 계속 성장해온 시민사회의 역량을 바탕으로 한 ‘시민사회의 승리’ 였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진짜 노무현을 지지해서’ 노무현을 지지한 사람들과 ‘수구세력이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 노무현을 지지한 두 방향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후자쪽의 사람이었죠.)

하지만 대통령 당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에게 실망하고 뒤돌아서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그중 저도 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였습니다. 즉, 노무현은 단순히 노무현의 집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87년 6월항쟁의 절반의 승리에 좌절한 시민사회역량이 다시 희망을 찾고자 몸무림을 쳤던 것이 쌓이고 쌓이고 쌓여 다시 전면적으로 표출할 수 있게된 바로 그 결과물로 당선된, 즉 시민사회의 승리의 결과물 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그 시민사회의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사회 미완의 과제들에 대한 개혁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끌어가기보다 가장 소극적인 ‘탈권위주의’를

자기 정권의 방향으로 채택하고 맙니다. 결과적으로 민주화 흐름 이후에 그나마 몸을 수구리고 있던 ‘수구세력’이 다시 기지게 펴는 것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야당과 관계를 화해한답시고 ‘정상회담 특검’을 허용하여 DJ정부때 최대 성과였던 남북 화해 정책에 찬물을 끼언져 버리고, 미국의 굴욕적이고 정당하지도 못한 요구에 굴복해 이라크 파병을 전격적으로 해버리고, 재벌의 횡포로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것을 방치했으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개악을 ‘정부’가 주도하게 방치하고, 국정원은 과거 중앙정보부의 권력을 되찾은 ‘테러방지법’을 추진하고, 부안에서는 과기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전형적인 독재정권식 밀어붙이기로 ‘준계엄상태’를 만드는가 하면 하면 그나마 강조해왔던 정치개혁은 ‘소수당’을 핑계삼아 제대로 추진하지도 못합니다.

그 결과 개혁은 계속 바람이 빠지고, 결국 시민사회는 도대체 우리가 이루어놓은 성과의 결과물이 과연 무엇인가 도대체 무엇이 변화하는가에 대한 허탈감만 늘어가고 결과적으로 다시 ‘좌절감’을 경험하게 하면 87년 이후 10여년 만에 다시 타올랐던 시민역량을 소진시키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DJ의 집권이후 초기부터 부족하나마 끊임없이 내놓았던 개혁정책들과 비교해보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사실 노무현 집권이후 뚜렷하게 제시한 개혁’정책’이 없지요.)

물론 노무현의 유일하게 제시한 ‘탈권위’가 전혀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습니다. 검찰을 완전히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면서 자기 자신의 치부는 물론이거니와 아직까지 의회권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어마어마한 치부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게 합니다. ‘차떼기’ ‘책떼기’ 등이 것이었지요.

그리고 ‘열린우리당 창당’이 논란은 많아도 ‘지역주의’에 기대지 않는 정당을 만들어 냈다는 것도 정치개혁에 있어서는 상당한 성과였습니다. ‘지역주의’는 그동안 독재세력의 잔존을 가능케하는 매우 유력한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총선을 앞두고 수구세력의 집산지인 ‘한나라당’은 물론이거니와 ‘지역주의’에 기반했던 ‘민주당’도 지지율이 하락하고 지역주의정당이 아닌 ‘열린우리당’이 지지율 1위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선에서의 노무현 집권이 6월 항쟁이후 이루어내지 못했던 ‘정권교체’는 완전히 이루어 낸 것이지만 그렇다고 6월 항쟁을 완성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독재세력인 한나라당이 원내 다수당으로 의회권력을 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역시 독재세력인 조중동도 있지만 이 문제는 정치와는 논의 성격이 좀 다르므로 여기선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래서 진짜 6월 항쟁의 완성은 바로 2004년 총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노무현 집권이후 제대로된 개혁신당을 완성함으로써 한나라당을 붕괴시켜 독재세력을 의회권력에서까지 몰아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아주 우리가 지겹게 떨쳐버리지 못했던 ‘민주-반민주’ 구도를 드디어 해소하고 이제 ‘보수-진보’의 구도로, 비로서 한국 정치구조를 ‘근대화’로 나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지리멸렬하게 개혁의 비전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수구반동적인 모습을 보이기 까지하고) 따라서 개혁신당 움직임도 지리멸렬하다가 상황에 밀려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김빠진 흐름이 되고 맙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당이 지지율 1위에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부동층이 50%에 육박하는 매우 불안한 1위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도 의회권력만 겨우 부여잡고 있던 독재세력에게는 ‘패닉’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게 했습니다. 지난 대선때 엄청난 자금력이 치부로 낫낫이 드러난 상황에서 또 그 자금력으로 승부를 던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결국 지도부 퇴진, 5,6공 퇴진이라는 자기혁신의 몸부림까지 시작되었던 찰라였습니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독재세력은 여기서 죽을수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변한 시대가 만든 완전히 변한 게임판에서 ‘자기혁신’을 통하여 살아남는 길을 택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이 변한 ‘시대’가 만든 게임판을 아예 뒤집어 업어버리는 시도를 한 것입니다.

‘대통령 탄.핵.’

그렇습니다. 그들은 게임판을 업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아직까지 의회권력이라도 잡고 있어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탄핵해서 게임판을 뒤업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 게임판이 바로 국민들이 차근차근 피땀흘려 만들어온 ‘민주주의’였다는 것은 몰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가 막힘으로, 분노로, 울분으로 억울함으로, 노무현을 지지하던 지지하지 않던,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바로 수구세력이 자기 생존만을 위하여 우리가 피땀 흘려 쌓았던 ‘민주주의’를 뒤집어 없는 초유의 ‘만행’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것은 ‘개헌’을 통해 아예 체제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정치적 분석’까지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총선연기’라는 음모를 예상하는 노련함까지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시대와 함께 살아왔던 본능으로도 그 본능으로 흘리는 뜨거운 눈물과 분노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탄핵이요 쿠데타다’

결과적으로 총선이라는 결정적 국면이 지리멸렬한 움직임으로 인해 희석될 수도 있었던 결정적 국면이 너무나 선명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누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적이고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가 분명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한나라당 안에서 자칭 ‘소장파’라 칭하며 어설픈 개혁주장을 했던 이들의 실체도 드러나고야 말았습니다. 그 희석될 수 있던 구조가 너무도 선명해진 것입니다. 결국 이 사태는 ‘독재세력의 완전한 퇴장’으로 6월 항쟁을 완성시킬 수 있는 ‘총선’이라는 장을 활짝 열어 재꼈습니다.

들불처럼 타오르는 저 촛불의 물결, 노무현 지지여부를 떠나서 일어나는 시민단체들의 움직임, 진보진영에서는 가장 노무현을 실난하게 비난해왔던 민중단체까지 합류하는 6월 항쟁에 버금가는 흐름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탄핵’에서 이제는 내각제 내지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통해서, 그리고 총선 연기를 통해서 아예 판을 완전히 뒤집어 업으려 했던 저 들은 들불처럼 일어나는 저항에 놀라 개혁에 ‘개’자도 안꺼낸다고 손사래를 치며 당황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기회를 놓치지 맙시다. 수구세력이 알아서 깔아놓은 기회까지 놓치지 맙시다. 중단없는 저항과 투쟁을 통해 그들이 판을 완전히 뒤집어 업는 것을

막아냄과 동시에 조중동의 헛짓도 발목을 묶어놓고 (촛불시위때도 보았듯이 그들은 들불처럼 일어날때는 고분고분 하다가 그 흐름이 꺽이는게 보이기만 하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지 않습니까) 총선을 6월 항쟁의 완성의 장으로 만들어냅시다.

물론 저는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광화문과 여의도로 달려갈 수도 총선에서 투표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만 볼수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항상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투쟁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6월 항쟁을 완성합시다.

ID: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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