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호]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경희의료원은 온 국민과 인류 앞에 인간복제 행위를 사죄하라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경희의료원은
온 국민과 인류 앞에 인간복제 행위를 사죄하라
국내 연구진이 인간 체세포의 핵을 난자에 삽입해 정상적인 수정란처럼 세포분열이 일어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불임클리닉 김승보 교수팀이 인간 난자세포의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 핵을 삽입한 후, 세포분열을 유도해 하나의 세포로부터 4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배아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인류의 안전과 건강을 고민해야 할 의료인들이 지적 호기심에 끌려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이런 행위를 서슴치 않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 할 것이다. 경희의료원은 왜 이런 실험을 지금까지 묵과하고 있었는지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고 마땅히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인간은 몇몇 과학자들의 무모한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대상이 결코 아니다.
이 배아세포는 자궁에 이식하기만 하면 인공수정된 수정란처럼 태아로 발육하여 체세포의 핵을 제공한 사람과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복제인간으로 발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실험을 성공시킨 연구진은 '인간 배아복제는 임상 목적이 아닌 순수 연구목적으로 시도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과연 인간을 복제할 수 있는 이러한 실험이 진리 탐구를 위한 과학자의 호기심 충족거리인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혀 인간복제에 대한 체계적인 안전장치가 전무한 국내 상황에서 어느 실험실에서 인간복제가 추진되고 있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사회적`윤리적`종교적 문제를 야기하는 인간복제는 즉시 금지되어야 한다.
지난 해 초, 복제양 돌리가 탄생하자, 세계는 복제기술이 더 이상 소설이나 공상과학영화의 내용이 아니라 이미 과학기술적으로 가능한 현실임을 알고 경악한 바 있다. 그 결과, 교황청이 복제에 관한 연구 중단을 즉각 촉구했으며, 각국에서 인간복제의 법적, 윤리적 문제를 검토하여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등 유럽의 19개 국가들은 인간복제 연구금지 의정서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생명체 복제기술에 대한 고유의 윤리적 기준이나 이를 규제할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으며,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들에서 진행되는 기술개발 추세만을 따라가려 하는 태도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인류의 파멸을 초래하게 될 인간복제 행위를 온 국민의 이름으로 규탄한다.
특히, 인간에 대한 복제 시도는 인위적인 개입과 선택적 교배를 통해 인종을 개량하겠다는 우생학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또한, 인간을 생물학적으로 완전하게 만들 수 있다거나 필요할 때마다 부품을 갈아끼울 수 있는 인공물처럼 취급하는 부정적인 가치관의 파급을 야기한다. 인간의 유일한 가치와 존엄성을 무너뜨리는 인간 복제실험은 그 어떤 이유로도 허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계속해서 다른 환경.사회단체, 종교단체, 양심있는 시민들 그리고 전세계의 인간복제에 반대하는 이들과 연대하여 경희의료원의 인간복제 행위를 규탄하고 이를 금지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강도높게 펼쳐나갈 것이다.
1998. 12. 14
생명안전·윤리 연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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