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부시대통령의 의약품 자유판매증명요구에 대한 입장 발표

‘자유판매증명’ 요구, 주권침해이자 국민 안전 무시한 위험한 행동

2월 19일 부시대통령일행은 의약품과 관련하여 미국제약회사의약품의 국내허가 시 미국 내에서 검토한 자료의 신뢰성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게 하는 ‘자유판매증명(free sales certificates FSC)’와 국내 참조가격제 철회 및 미제약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의약품 지적재산권의 강화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위는 한 나라의 약품정책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국내의 의약품가격을 상승시켜 이를 미국의 제약회사의 이윤으로 가져가려는 시도일뿐만 아니라 극히 위험한 시도이다.

자유판매증명은 의약품이 미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증명만 있으면 국내에 곧바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다국적 제약회사에게는 꿈의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 나라가 자국의 국가경제상의 고려 및 문화적 사회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약품의 수임을 결정할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한 나라의 약품정책에 대한 주권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조치이다.

이러한 조치는 주권침해를 넘어 심지어 극히 위험한 조치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이 조치는 민족적 특수성을 고려한 안전성 검토의 최소한의 제도적 조치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자유판매증명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탈리도마이드나 외국에서 허용되고 있는 대마성분의 약이 외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자유롭게 판매된다는 것을 뜻한다. 부시일행은 한국의 약품과 관련한 주권과 한 나라의 문화적 사회적 특수성을 지키려는 지극히 정당한 노력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참조가격제는 동일성분의 약품임에도 약가차이가 많이 날 경우 저가약품 사용을 유도하는 제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추진중인 참조가격제는 일정액 이상의 약가를 환자에게 부담시키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어 큰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설사 있다해도 그 정책시행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다. 의약분업이 이해집단에 의해 왜곡되어 고가약 처방이 급증하여 생긴 불필요한 건강보험재정부담을 줄이겠다는 한 주권정부의 의지를 도대체 무슨 명목으로 부시행정부가 꺾는다는 것인가? 부시의 행위는 스스로의 정치자금줄들의 이해를 위한 노골적인 내정간섭이상이 아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미국의 이중적인 행태를 지적하기로 하겠다. 지난 9.11 테러 이후 연이어 일어난 탄저병 소동 당시 미국 정부는 탄저병 치료제인 시프로에 대한 강제실시를 시도함으로써 가격을 반으로 내린 적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었던 WTO 제 4차 각료회의에서 미국은 가난한 나라들의 강제실시권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탄저병에 의한 희생자 수는 모두 합쳐 10명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가난한 나라의 강제실시권을 제한함으로써 생기는 결과는 하루에 3만7천명의 에이즈 및 전염병에 의한 죽음이다.

우리는 부시행정부에게 주권침해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부시행정부는 타국의 문화적 사회적 특수성을 존중하고 내정간섭행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부시행정부는 전쟁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무고한 국민의 생명을 배앗는다는 오명위에 약값을 높여 받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환자들의 생명은 상관없다고 판단한다는 오명까지도 얻게 될 것이다.

2002년 2월 21일

글리벡 문제해결과 의약품 공공성확대를 위한 공동대책위

한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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