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입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 30기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의 책임을 국가에 묻다’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기후소송을 직접 진행한 플랜1.5 윤세종 정책활동가의 말을 통해 법과 제도, 그리고 시민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와 앞으로의 책임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는데요.
강하늘땅 참가자가 후기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강하늘땅님의 경험이 묻어나는 후기를 통해 공활 30기의 순간을 살펴보세요.
기후헌법소원: 행복한 미래를 위한 청소년들의 외침
청년공익활동가학교 30기 참가자 강하늘땅
강의를 듣는 내내, 나보다 16살 어린 동생이 살아왔던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내 동생은 바깥에서 온종일 놀았던 나의 유년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동생이 바깥에 나가서 놀고 싶다고 말하면, 날씨 앱에 들어가 미세먼지 농도와 자외선 농도를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 대개는 동생에게 날씨 때문에 집에서 놀아야 한다고 말한다. 손에 돋아난 발진이 더 심해질 거라고 겁주면서 말이다.
‘날씨 때문에 밖에서 못 놀아’라는 말에서 ‘날씨’를 ‘어른’으로 바꿔도 의미가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미래 세대의 오늘을 현재 세대의 과거가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15년 전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아이들은 15년 전 어른들이 배출한 온실가스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부당하게도, 아이들은 과거로 돌아가 어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으며 현재의 행동에 대한 책임조차 따져 묻기 어렵다.
2020년 3월 청소년 19명은 ‘누구도 침범해서는 안 되는 사회의 최소한의 약속’인 헌법에 근거해, 미래 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현행 탄소중립기본법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권리를 스스로 지켜내기 위한 행동이었다.

2024년 8월 29일, 헌법재판소는 2030년 이후 감축 목표가 법률에 명시되지 않은 점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장기적 계획 없이 단기 목표만 설정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기반해 대한민국의 책임에 부합하는 중장기 감축 경로를 법률로 정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 기준에 못 미치는 53%-61%로 감축 범위를 지정했고, 가장 낮은 53%를 기준으로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헌재의 판결 의도에 어긋나는 결정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안보다 더 완만한 기울기의 감축 곡선이 담긴 기후변화특별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지금 당장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며, 영원한 시간을 전제하는 문제가 아닌 만큼, 빠른 법안 통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헌재는 왜 감축 경로의 기준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은 것일까? 이것은 사법부가 입법부와 행정부의 재량권에 얼마나 개입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로 귀결된다. 단기 이익을 우선할 수 밖에 없는 입법부와 행정부, 위법한 것이 없다면 판단할 게 없는 사법부의 공고한 삼권분립은 ‘다수에 의한 소수 억압 문제’를 나중으로 미루는 구조적 함정을 가지고 있다.

2019년 네덜란드 대법원의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위법 판결’을 시작으로,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정부의 감축목표 위헌 결정’, 유럽인권재판소의 ‘스위스 정부 기후대응 인권침해 인정’, 국제해양법재판소의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인정’으로 이어지는 세계적인 흐름은 앞서 말한 구조적 함정에 대해서, 사법부가 ‘최소안전선’을 지키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문제의 원인이 ‘다수’의 의사와 결정에 있고, ‘다수’ 아닌 소수를 위한 입법과 행정이 ‘다수’의 정치적 합의로 실현될 때까지 사법부가 가만히 기다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신속히 공정한 감축 목표와 감축 경로가 발표되길 바라는 입장으로써,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고민과 판결이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지탱하는 또다른 큰 축인 시민들의 역할이 이 부분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끝없는 싸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탓인지, 강의 마무리 시간에 들었던 희망찬(?) 말로 끝을 맺고 싶다.
“The last straw on camel’s back.”
가벼운 지푸라기를 낙타 등에 얹는 행동이 낙타에겐 아무런 영향도 주는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결국 그 지푸라기들이 모여 낙타를 주저 앉히는 힘이 된다는 말이다. 당장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우리가 계속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그 순간들이 모여 결국 세상을 움직일 것이다. 그건 단순 환경 문제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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