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활동✨ 1994-2024 2014-12-31   2027

주택 임대차 보호를 위한 입법운동

2009년 11월 국회의사당 앞, 서민입법 촉구 1인시위

2009년 11월 국회의사당 앞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포함해 서민입법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했다.

┃ 배경과 문제의식 ┃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다. 주택보급률이 낮은 시기에 부족한 공공임대주택을 대신해 민간임대 방식의 전세제도가 정착되었다. 2008년 이후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었지만, 전체가구 중 38%(2022년 주거실태조사)는 전·월세 임대주택에 사는 무주택가구다. 유엔 해비타트 등은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PIR, Price to Income Ratio) 3-5배를 부담가능한 주택 가격으로 정하고 있는데 한국의 수도권 PIR은 2010년 6.9배에서 2022년 9.3배로 상승했다. 금융권 대출 없이 자력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힘들어지면서 ‘영끌’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임대차 제도가 안정화되어 있다면 주거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세입자 권리가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다. 1981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제정되었지만, 임대차 기간이 1년에 불과했다. 이후 전월세 폭등으로 인해 살 곳을 잃은 세입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잇따르자, 1989년 임대차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났다. 세입자들이 원하는 경우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과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는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를 운영하고 있는 해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었다.

┃ 주요 활동 경과 ┃

참여연대 주거·부동산 운동은 2007년 민생희망본부의 발족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참여연대는 서민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투명한 임대료 파악과 임차인 보호를 위한 임대차등록제, △임차인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계약할 수 있는 공정임대료제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계약기간을 최소 4년이상 보장하는 임대차갱신제도 마련, △임대차갱신 시 임차료증액 상한규정 적용, △주택임대차 분쟁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주택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을 제시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은 지연됐지만, 부동산 건설 경기를 띄우기 위한 법 개정이 계속되었다. 이에 참여연대는 주택가격 안정과 토지·주택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분양가상한제 도입, 1가구 1주택 캠페인,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주장했다. 또 2008년 9월에는 토지와 주택의 공공성 실현과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감시하기 위해 55개 주거·시민·환경단체들이 연합한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를 발족하여 1% 특권층만을 위한 종합부동산세 무력화 저지 공동행동, 투기조장 부동산 정책 적극 반대, 분양가 원가 공개와 투명하고 적정한 건축비 책정 등을 요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2011년, 2015년 전세대란이 발생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주거운동 단체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전세값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하는 한편, 전체 주택 가운데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월세 가격 급등락이 되풀이되는 점을 지적하며, 장기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17대 국회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임차인에게 전세계약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계약갱신 시에는 전세보증금 또는 월세 등의 임대료 인상률을 일정 범위 이내(5% 수준)로 제한하는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도입을 위해 세입자 단체 및 정당들과 함께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무주택자의 날 행사, 언론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세력, 다주택자, 임대사업자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법 개정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2019년 10월, 종교계⋅노동계⋅학계⋅주거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모여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를 결성하여 임대차법 개정을 위해 수차례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1인 시위, 집회, 1박2일 문화제, 청와대 앞 오체투지, 사진 전시회, 서명운동 등을 벌이며 임대차법 개정 운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마침내 2020년 7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가 도입되었다. 이는 참여연대를 비롯한 주거세입자 단체들이 20여 년에 걸쳐 요구해 온 결과이다. 이로 인해 한 번에 전세보증금을 몇 천 만원씩 올려주거나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하는 세입자들의 고통이 줄어들었다. 다만 당시에는 개정된 임대차법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당황해하는 세입자들이 많았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세입자들을 위해 ‘바뀐 주택임대차보호법 22문22답’을 제작하여 무료로 배포하였고,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임대차3법을 폄훼하고 세입자의 혼란, 임대인과의 갈등을 부추겼다.

여전히 남은 과제는 많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임대차법 폐지·축소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시민들과 함께 정부와 국회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시민들과 굳건히 손잡고 흔들림 없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성과와 의미 ┃

건설사나 투기세력은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단합하지만, 세입자, 청년주거약자, 쫓겨나는 재개발·재건축 지역 주민들은 생업에 매달리느라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겨를이 없다. 참여연대는 주거 약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임대인에게 기울어진 민간 임대차 제도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선 활동을 지속해왔다. ‘전국세입자협회’,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결성을 지원하고, ‘넝마공동체’, 신정동 주민 등 어려움에 처한 당사자들과 연대했으며, 임대차와 관련한 무료 법률상담을 하는 ‘주택세입자법률지원센터 세입자114’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세입자 수기 공모전 “나는 세입자다”는 잠재되어 있던 주거 문제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참여연대는 세입자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왔다. 2001년부터 꾸준히 정부와 국회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 결과 2001년 시중 주택자금 대출금리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월차임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도록 바꿨고, 2020년 세입자들이 임대료 폭등없이 2년 더 거주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인상률상한제가 도입되었다. 그동안 임대인의 일방적으로 요구에 세입자들이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쫓겨나야만 했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비록 1회에 불과하지만 계약갱신을 청구하고, 임대료 인상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세입자에게 불합리한 임대차 제도로 인해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집을 구입하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참여연대는 19전 20기 끈질긴 노력 끝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시민들과 굳건히 손잡고 흔들림 없이 임대차 제도 개선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 같이 보기 ┃

첨부파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