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활동✨ 1994-2024 2024-08-26   4980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한국전쟁을 끝내고, 휴전에서 평화로!

2022.7.23. 정전협정 체결 69년을 맞아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천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한반도 종전 평화 문화제를 진행했다.

2018년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공동선언, 북미 정상의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각국 정부가 새로운 관계로의 전환을 합의했을 때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미래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된 이후 남북, 북미 간 대화는 중단되고, 강 대 강 대치가 격화되며 한반도는 위기 상황에 빠져들었다.

남북 두 정상이 손을 잡고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고 연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국 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또다시 군사적 충돌을 걱정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동안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어 온 정부 간 협상은 교착상태에 이르렀다. 정상 간 선언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서로가 취해야 할 ‘상응 조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일방적인 태도로 압박을 통해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오래된 관성이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았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 정부들이 분단 극복과 평화 정착을 염원하는 한반도 주민들의 마음만큼 절박하고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한국전쟁 발발 70년이었던 지난 2020년, 참여연대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해 왔던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는 ‘이제는 한국전쟁을 끝내자’는 하나의 목표로 마음을 모아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발족하고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더는 한반도 평화 문제를 정상 간 합의나 정부의 행동을 기다리고만 있거나 소수 ‘안보전문가’들의 비밀스러운 결정에 맡겨두지 않겠다는 성찰과 의지의 실현이었다. 정부 당국의 협상에만 맡겨두지 말고 시민이 나서서 평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자 했으며, 한국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광범위한 연대를 바탕으로 종전과 평화를 지지하는 국제적인 여론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참여연대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사무처를 담당하며 활동을 주도해 왔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의 ‘한반도 평화 선언(Korea Peace Appeal)’은 1950년 핵 군비경쟁이 치열하던 시기 스톡홀름에서 열린 ‘세계 평화 평의회(World Peace Council)’에서 채택되어 전 세계적으로 2억 8천만 명이 서명하고, 한국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스톡홀름 어필(Stockholm Appeal)’에서 영감을 얻었다. 한반도 평화선언은 4개월 간의 논의와 토론, 합의를 통해 만들어졌는데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의 실현 ▷제재와 압박 대신 대화와 협력을 통한 평화적인 갈등 해결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 투자하는 것 등 4가지 요구사항을 담았다.

캠페인이 시작되었던 2020년에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의 필요성을 국내외에 공유하고, 국내 다양한 시민사회와 종교 단체들의 입장을 조율하여 공통의 목표와 행동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했다. 분야별, 지역별 간담회를 진행하고 캠페인에 대한 설명과 제안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동참을 호소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록 더뎠지만, 유례없이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캠페인 기구를 구성할 수 있었다. 전례가 없었던 7대 종단 수장단들의 한반도 평화선언 동참 호소 영상은 종교인들의 참여와 결합도를 높이는 주요 동력이 되었다.

2021년에는 한반도 종전과 평화에 대한 국내 공감대와 지지를 이끌어내고 국제 캠페인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활동했다. 국내 공감대 확산을 위해 풀뿌리 서명 활동에 참여하고 캠페인을 알리고 전파하는 데 함께할 ‘코리아 피스메이커’를 구성하고, ‘평화의 가게’를 확산해 나갔다. 배우, 가수, 영화감독, 작가, 방송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서명과 인증샷 동참을 조직했으며, 국제적인 공동 행동의 기초를 마련하고 국제파트너 단체들과 실천 전략과 계획을 모색하기 위해서 나라별, 대륙별 온라인 전략회의도 진행하였다.

또한, 국회와 지방의회에 한반도 종전 평화 필요성에 대한 지지와 공감대 형성 활동에도 집중했다. 그 결과 85명의 국회의원과 460여 명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등이 한반도 평화선언에 서명했다. 서울특별시의회, 강원도의회, 경기도의회에 이어 전라북도의회, 전주시의회, 김제시의회 의원 전원이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과 인증샷에 동참했고, 제주도, 전라북도 등 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 등도 동참했다. 또한 경기도의회, 전라북도의회, 인천광역시의회 등 전국 곳곳의 지방의회에서 한반도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는 대화와 협상이 멈춰있고 아무런 진전이 없던 시기, 시민사회에서 평화 의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어렵게 만든 소중한 성과이다.

2022년에는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기 전에 한국전쟁을 끝내자는 국내·국제 여론 공식화, 한반도 평화선언 100만 서명 달성과 국내·국제 지지 선언 확산, 2023년 성공적인 공동 행동을 위한 국내·국제 네트워크 강화를 목표로 두고 활동했다. 이를 위해 2021년부터 매주 월요일을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만드는 ‘피스 먼데이(Peace Monday)’로 정해 거리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SNS 등을 통해 온라인 서명을 확산해나갔다. 정부에 한반도 종전과 평화를 촉구하는 활동도 지속했는데,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에 ▷남북·북미 합의 존중과 이행 ▷적대관계 종식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요청하고, 356개 한국·미국·국제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여 한국, 미국 정부에 전달하였다. 정전협정 체결일이었던 7월 27일에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한반도의 종전과 평화를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캠페인은 평화의 목소리를 모으고 참가단체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전협정 체결 69년을 앞두고 임진각에서 한반도 종전 평화 문화제 ‘휴전에서 평화로(End the Korean War)’를 진행했다. 평화를 염원하는 천여 명의 시민과 함께 “적대를 멈추자, 전쟁을 끝내자, 남북·북미 정상 합의 이행하라, 우리의 힘으로 평화를 만들자”고 외쳤다.

2023년에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으로 확대 출범하여 국내외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상시적으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였다. 국내 70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7대 종단, 약 80여 개의 국제 파트너 단체가 참여했다. 고조되는 군사적 위기 상황을 반영하여 한반도 평화선언 요구사항에 ▷적대 종식과 남북, 북미 관계 개선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과 한반도·아시아 평화 공존 실현의 내용을 추가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20만 명 이상이 온·오프라인 서명에 동참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 달라이 라마, WCC 등 대표적인 종교 지도자들이 평화를 향한 여정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왔다. 리마 보위, 시린 에바디, 타우왁쿨 카르만과 같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수상단체인 핵무기철폐국제캠페인 ICAN,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 IPPNW, 퍼그워시 회의의 대표들, 前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토마스 퀸타나 등도 서명에 동참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지했다. 비록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국회의 「정전협정 70주년, 한반도 평화 구축 촉구 결의안」 발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캠페인은 2023년 10월, 지난 3년 동안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한반도 평화선언 서명과 캠페인 결과물을 유엔 사무국과 각국 대표부에 전달하고 한반도 전쟁 위기의 심각성과 무력충돌 예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하며 활동을 마무리했다.

현재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국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략적인 캠페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4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문제를 환기하고, 적대 관계 개선과 평화협정 체결이 한반도 갈등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캠페인 발족 당시 1억 명 서명이라는 목표에 비해 저조한 서명 숫자, 네트워크 규모에 비해 저조한 집행력 등의 아쉬움은 지속되었다. 서명운동이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는 데 의미 있는 방식이었으나, 정세에 조응하거나 현장의 역동성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부족한 면도 있었다. 그러나 여론의 냉소, 언론의 외면, 다른 현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여러 주체가 헌신적으로 노력하여 활동을 의미 있게 마무리했다.

다양한 주체들이 ‘한국전쟁을 끝내자’는 하나의 목소리로 활동해 온 노력을 높이 평가하여 캠페인에 대한 지원과 후원, 수상도 이어졌다. 지난 2022년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겨레통일문화상 특별상을 받았으며,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2024년 늦봄 문익환 30주기 특별상을 받았다. 이는 한반도 상황의 심각성을 환기하고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구축을 위해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는 요구이기도 하다.

캠페인 참가단체들은 지난 2020년~2023년 활동을 마무리하며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의 이름으로 시민사회와 종교계가 폭넓은 연대를 구축하여 함께 진행해 온 활동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변화된 정세에 맞게 활동 목표와 방향을 재설정해 ‘한반도 평화행동’으로 이름을 변경·재정비하여 캠페인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한반도 평화행동은 2024년~2025년까지 네트워크를 이어가며 전쟁 위기 해소, 무력 충돌 방지, 적대 종식과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