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수사는 헌법상 가장 금기시되는 “관점 규제 (viewpoint discrimination)”
지난 17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아고라 토론방에 정부 비판 성향의 글을 올린 뒤 조회 수를 조작한 혐의로 네티즌 3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한다. 경찰은 “압수 수색을 통해 조작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해당 네티즌들에 대해 (다음에 대한) 업무 방해죄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이 특정 시위를 확산시킬 목적으로 조회 수를 끌어 올렸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이번 경찰의 수사는 헌법적으로 금기시되는 내용 규제 중에서도 가장 금기시되는 관점규제(viewpoint discrimination, 견해차에 따른 차별)에 해당되는 행태로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가장 후진적인 제약이라고 보며 경찰이 당장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조회수 조작은 옳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경찰은 인터넷에서 횡행하는 수많은 조회수 조작에 대해서는 그동안 법적 근거가 없다는 등을 이유로 처벌을 해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명박정부에 비판적인 글에 대한 조회수 조작에 대해서만 처벌을 하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번 수사는 부정클릭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사실은 정부비판게시물유통에 대한 처벌인 것이다. 허위사실의 유포는 옳지 않다. 그런데 온갖 허위사실유포에 대해서 침묵을 지키던 경찰이 이명박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적인 미네르바의 글의 허위사실에 대해서만 수사를 하는 것은 허위사실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사실 정부비판적 입장에 대한 수사인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이 표현의 내용에 반영된 “관점”에 따라 규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헌법적으로 금기시되는 내용규제 중에서도 최악의 내용규제이며 다름 아닌 사상통제의 도구이다.
경찰이 수사의 근거로 삼고 있는 업무방해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는 아니지만 피해자의 고소없이 입건되는 예는 거의 없었다. 경찰이 부정클릭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주)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의사도 들어보지 않고 압수수색을 강행한 것은, 업무방해죄가 보호하고 있는 정상적인 업무집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위축시키겠다는 의도에서 수사가 개시된 것이다.
또한 업무방해죄의 경우 피해자가 공판정에서 업무피해사실에 대해 증언해야 하지만 정작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실제로 업무진행에 방해를 당했다는 의사표시를 한 바 없다. 이러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수사를 강행한 것은 처벌 성사여부에 관계없이 국민의 목소리를 위축시키겠다는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편, 이번 경찰의 수사개시와 수사개시에 대한 공표는 사이버모욕죄가 반의사불벌죄로 입법될 경우 사이버모욕죄를 도구로 무분별한 압수·수색이 횡행하고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네티즌들에 대한 처벌이 빈번할 것에 대한 예고편이다.
경찰은 절대로 모든 모욕죄 상황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모욕죄 자체의 성질상 불가능하다. 다만 경찰은 정부에 비판적인 게시물들만을, 그것도 실제 모욕을 당했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더라도 “친절하게도“ 알아서 수사를 게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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