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활동✨ 1994-2024 2024-08-26   5374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과 불공정에 맞서는 활동

2024.3.7. 택배노조, 중소상인단체들과 함께, 쿠팡의 불공정 행위와 택배대리점에 대한 일방적인 계약해지, 택배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 이를 문제제기한 언론사에 대한 억대 손해배상소송 등을 규탄하고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와 공정화를 위한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19년 10월, 참여연대에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오픈마켓 쿠팡에게 광고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데 그쳤던 기존의 이커머스와는 달리 직매입을 중심으로 한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으로 이른바 ‘혁신기업’으로 자리매김하던 쿠팡이었기에 제보내용을 얼른 믿기 어려웠다. 게다가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도 아니고 광고사기라니. 제보자의 제보에 따라 들어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엔 수십명의 피해자들이 모여있었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피해는 매우 다양했다. 쿠팡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던 피해자들은 쿠팡 광고팀으로부터 하루 1만 원의 광고비만 투자하면 효율 좋은 광고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전화를 받고 가입을 했다. 전화 통화 중 쿠팡 광고팀이 이메일로 보낸 계약서만 빠르게 읽고 가입한 피해자들도 있었지만, 쿠팡 판매자 홈페이지에 뜬 버튼 하나만 눌렀다가 그대로 광고서비스에 가입된 피해자들도 있었다. 광고서비스 계약서인 약관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고 하루 1만 원이 총 비용이 아니라 ‘상품당 하루 1만 원’이었지만 이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광고효율 알고리즘을 보여주는 대시보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그동안 참여연대가 다뤄왔던 일반적인 유통시장이나 하도급 거래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문제였다.

참여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에서 하도급 문제를 담당하던 변호사들은 피해자들을 만나 피해사례를 듣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해보기로 했다. 논란이 커지자 쿠팡 측은 공정위 신고 불과 며칠 전에 광고비 폭탄 피해를 입은 판매자들에게 광고비를 모두 반환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가입이 되던 광고서비스 가입 창에는 약관 링크와 함께 가입여부를 체크하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렇지만 이것이 쿠팡과의 길고 긴 싸움의 시작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국내 배달앱 시장의 2위, 3위 사업자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소유하고 있던 독일계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1위 사업자인 ‘배달의 민족’을 인수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2010년, 배달의민족이 처음으로 온라인 앱을 통한 배달 중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배달앱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 인수를 발표한 시점이던 2019년 말 기준 모바일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8조 1,1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의 월간 순 방문자만 1,100만명, 월간 주문수는 3,600만 건에 이르렀다. 온라인 쇼핑 전체로 넓히면 2019년 거래량만 135조 2,640억 원에 달했고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에는 전년 대비 19%가 증가해 161조 원을 넘어섰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을 통한 여행 및 교통, 레저 서비스 등 거래액이 절반 이상 줄어서 나타난 결과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을 넘어 방송, 금융, 택시, 유통, 교육 등 우리 삶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바야흐로 온라인 플랫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참여연대는 중소상인단체, 배달노동자들과 함께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의민족 인수부터 제동을 걸었다. 배달앱 시장에서 점유율 90%의 독점기업이 출현할 경우 중소상인과 배달노동자, 소비자들은 배달 플랫폼에 빠르게 종속되고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반면, 새로운 경쟁 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아 혁신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아니나다를까 배달의민족은 그 해 4월 기존의 정액제 수수료인 ‘울트라콜’(건당 8만 8천 원)을 월매출 5.8%의 정률제 수수료로 개편하는 사실상의 수수료 인상안을 발표했다가 중소상인단체와 참여연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개편안을 철회하는 촌극을 벌였다.

참여연대는 우선,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현황과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실태조사도 되어있지 않은 점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각 지자체에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그 결과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배달앱 가맹점 2천 곳과 소비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여, ‘배달앱을 이용하는 업체 10곳 중 8곳이 높은 광고비와 수수료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이미 시장이 독과점되어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으면 영업지속이 어렵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는 참여연대가 요구해온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을 입법예고하기에 이르렀다. 참여연대는 유럽연합에서 시행 예정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성 및 투명성 규정’을 연구해 정부가 입법예고한 법안에 담기지 않은 알고리즘 독점, 고충처리 절차 등을 보완한 법안을 국회의원실을 통해 발의하기도 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입법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인 것이다.

2020년 연말, 참여연대와 중소상인단체, 배달노동자들의 지속적인 배달의민족 기업결합 반대 활동 끝에 공정위는 딜리버리히어로가 2위 사업자인 ‘요기요’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일정한 기간동안 실질 수수료율 변경 금지, 배달의민족으로의 전환 강제 및 유인 금지, 요기요 배달노동자에게 불리한 노동조건으로 변경 금지 등을 조건으로 한 ‘조건부 결합’ 결정을 내렸다.

참여연대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와 공론화 활동을 시작했다. 소비자를 속이고 판매자들의 저작권을 무상으로 탈취하는 쿠팡의 아이템위너 제도를 공정위에 신고하고, 이후 아이템위너로 인해 상품 이미지와 고객 후기를 도용당한 적 있는 판매자, 상품이미지나 상품평과 다른 상품을 배송받은 적이 있는 소비자 피해를 제보받기 시작했다. 소비자단체들과 국회에서 아이템위너를 포함해 쿠팡이츠 치타배달과 수수료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두달 만에 공정위는 쿠팡의 아이템위너 약관 중 불공정한 부분에 대해 시정조치를 했으며,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오인 가능성이 일부 있다면서도 바로 소비자 오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새우튀김 색깔을 이유로 환불을 요구하던 소비자를 응대하다가 점주가 사망한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개수수료는 받아챙기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그 책임을 모두 판매자에게 떠넘기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참여연대는 새우튀김 갑질 사건을 방조한 쿠팡이츠의 불공정한 약관을 공정위에 심사청구하고, 쿠팡에 별점 및 리뷰제도와 고충처리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을 요구했다. 유가족과 국회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여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쿠팡이츠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고객센터 기능을 강화하기로 하였고, 국회의 중재로 상시협의체 구성, 리뷰 별점과 환불제도를 개선하는 상생협약을 이끌어 냈다.

참여연대는 당시 118개 계열사를 보유한 공룡기업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이 골목상권 생태계에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도 주목했다. 계열사 중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중개서비스로 시작해 운송사업과 가맹사업에도 직접 뛰어들었는데, 택시 호출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주거나, 타사 가맹택시 퇴출을 위해 호출을 차단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있었다. 참여연대는 ‘콜 차단 행위’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판단해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미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사 택시 콜 몰아주기에 3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100억 원 규모의 자진시정 방안을 제출했음에도 이를 기각하였다.연이어 네이버, 11번가, G마켓 등 7개 오픈마켓과 2개의 배달앱 약관을 분석하여, 자의적인 계약 해지와 정산대금 지급 보류를 가능케 하는 등 플랫폼 이용사업자들의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조항을 공정위에 신고해 시정조치를 이끌어냈다.

임직원을 동원해 자사 PB(자체 브랜드) 제품에 조직적으로 후기를 작성한 쿠팡을 공정위에 신고하고, 이어 판매자들에게 부당한 광고비를 수취하고 자회사인 CPLB에는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문제제기했다. 이중 임직원을 동원한 리뷰 조작행위는 2024년 6월, 온라인 플랫폼 기업으로는 최고액인 1,628억 원의 과징금 처분과 함께 법인에 대한 검찰고발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2024년에도 쿠팡 CLS의 택배노동자 탄압과 배송구역 회수, 블랙리스트 작성, 쿠팡 노동자 과로사 사망 사건 등에 연대하며,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이 중소상인과 판매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택배·배달노동자와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문제제기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사례를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확보하는 ‘온누리’ 캠페인을 시작하고,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불만 신고센터’를 열어 이용자들의 불만·피해사례를 수집해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건 중 1호 사건으로 쿠팡의 일방적인 멤버십 가격 인상과 쿠팡플레이 등 끼워팔기 문제를 이슈화했다.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서 벌어지는 불공정 행위는 쌓여갔지만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플랫폼 산업을 규제하기에 기존 경쟁 정책은 미흡한 점이 많다. 참여연대는 중소상인, 노동자, 소비자단체들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를 위한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독점규제법’의 입법을 촉구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회 국정감사에서 카카오, 야놀자 등 플랫폼 기업들의 경영진을 증인과 참고인으로 세워 독과점 문제의 개선을 요구하도록 압박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거래가 활성화되고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참여연대는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과 불공정 행위,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이른바 골목상권의 피해 등에 주목하며 전방위적인 감시 대응 활동에 집중해오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쿠팡,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 대기업들의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들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과 시정명령 등을 이끌어 낸 것은 성과이다. 그 과정에서 중소상인과 자영업자, 온라인 판매자, 택시기사, 택배 및 배달노동자, 소비자 등 다양한 주체들과 연대하여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이나 계약 조건의 변경, 알고리즘 조작, 자사우대, 최혜대우 요구 등의 행위가 불공정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들의 권리를 되찾는데 힘을 모았다.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들을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대기업들의 독과점 규제와 공정한 거래를 위한 법제도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해외 입법 사례와 국내 플랫폼 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법안을 다각도로 연구·성안하여 선도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 비록 입법까지 나아가진 못했지만 정부와 여야 정당에 법안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었다.

참여연대는 중소상인·자영업자·입점업체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불만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2개월 간 200건에 달하는 불만사례를 접수하였고, 자칫 단순한 불편사항으로 스쳐지나가거나 본인의 권리라고 인지하지 못한 채 넘어갈 수도 있는 피해사례들을 모아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제정되지 못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제법과 공정화법이 22대 국회에서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 촉구 활동과 피해 사례를 공론화하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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