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4년 05월 2014-05-02   739

[읽자] 다시 계절을 찾을 수 있을까

다시 계절을 찾을 수 있을까

 

박태근 알라딘 인문MD가 권하는 5월의 책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이다. 전철에서는 어제까지 난방을 하다 오늘부터는 냉방을 한다. 멋을 내기 가장 좋은 봄날이라지만 얼마 입지 못할 옷이라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한다. 짧은 봄을 고민하는 건 오히려 낫다. 길고도 더운 여름이 다가올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식은땀이 난다.

 

기상청에서는 일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유지되기 시작한 첫날을 여름의 시작으로 삼는데, 서울의 여름은 2000년대 들어서 5월 27일에 시작되었다. 6월 11일이 되어서야 여름의 시작을 알리던 1950년대와 비교하면 무려 15일이 앞당겨졌다. 이에 더해 여름의 지속 기간도 길어졌다. 1950년대에 101일이던 여름이 2000년대에 들어서는 121일로 늘었다.

 

1년 365일 가운데 3분의 1이 여름이니, 사계절의 균형은 이미 무너졌다. 그럼에도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춰 삶을 가꾸는 습관은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향수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사계절을 되살릴 수 있다는 다짐이라고 해야 할까. 이제는 일상이 된 기상 이변과 기후 변화가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는지, 얼마나 엄중한 대자연의 목소리인지 재차, 삼차 강조해본다.

 

내 탓, 네 탓이 아닌 모두의 책임

 

참여사회 2014-05월호

 

국내 최고 날씨 전문 미디어 ‘온케이웨더’가 정리한 『날씨 충격』은 구체적인 수치로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의 실상을 알려주고, 패션·건축·유통·교통·보험·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날씨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봄으로써 이 문제가 왜 우리 모두의 문제인지를 확인한다. 대표적인 예가 지역 특산물인데 대구 사과, 논산 딸기, 옥천 포도처럼 하나의 단어로 묶인 지역과 그 지역의 생산물이 있다. 그런데 기온 변화로 경상북도 사과 재배지는 줄어들고 경기도와 강원도가 사과 재배지로 주목 받고 있다. 더불어 그간 한국 기후에 맞지 않아 재배하지 못하던 아열대 과일이 자리를 잡으며 보성 망고, 제주 용과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런 일상의 변화뿐 아니라 정책이나 사회 구조의 변동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침수 피해가 잇따르자 책임과 보상 문제가 논란을 빚었는데, 몇십 년 만의 집중폭우라 해도 역시 대부분의 책임은 치수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시설 관리에 미흡한 지방자치단체가 지게 된다. 이에 따라 침수 피해를 보상해줘야 하는 보험사는 지자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여 책임을 묻는다. 급격한 도시화와 개발로 벌어진 침수 피해는 과연 지자체만의 잘못일까? 이런 일이 반복되자 서울시는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 면적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는 ‘빗물세’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장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기상, 기후 변화에 있어서도 시민·기업·행정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각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는 사례다.

 

2008년 경제 위기는 대붕괴의 시작이다

 

참여사회 2014-05월호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책임자로 활동한 폴 길딩은 지속가능성을 꾸준히 설파하는 활동가로, 테드TED 강연 ‘지구는 꽉 차 있다’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우리들로, 우리의 물건으로, 우리가 만든 쓰레기들로, 그리고 우리의 요구들로 지구가 꽉 찼다.”고 주장하며 지금의 경제 규모를 유지하려면 지구가 1.4개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책 『대붕괴』는 지난 2008년 세계 경제 위기가 대붕괴의 시작이며 자원의 한계, 수요공급의 불균형, 생태계 변화가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파국을 낳는지 보여주는 경고라고 말한다. 그간 시장경제가 믿어온 양, 속도, 효율성이라는 가치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걸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는 강력한 주장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새로운 가치기준을 마련해 파국을 막을 수 있을까? 저자는 그간 환경운동을 하며 유력한 인사들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공감을 얻어 일정한 변화를 이끌어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가 만난 이들은 대체로 사태의 심각함을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변화하는 시스템에 대한 ‘대응’이지 이 상황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는 아니었다.

 

폴 길딩은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일을 중지하고, 시스템의 구성원인 우리가 직접 바꿔 나가야만 한다고 제언한다. 다행히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작은 변화가 큰 효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명심해야 할 건, “위협을 인식하되, 가벼운 마음으로, 또 기회를 포착하는 마음으로 살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가 유인원에서 문명으로 나왔듯,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즐겁고 도전적인 마음으로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는가 말이다.

 

박태근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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