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자활, 돌봄부문 일자리 정책평가와 개선 방안
– 협동사회경제, 더 좋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유지를 위한 과제
민동세 l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이사장
들어가며
이 글을 쓰는 저는 정책을 연구하는 학자도, 기획하거나 집행하는 행정가도 아닌 지역의 활동가이고 조직가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참여, 자치, 나눔이라는 가치실현을 목표로 자활사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돌봄사회서비스 등의 활동을 하고 있고 현장의 시각을 나누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은 서울시의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자활사업 그리고 돌봄사회서비스분야의 일자리사업과 관련된 개별 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정책들이 실현되고 있는 현장의 활동가로서 느낀, 주로 감성적이고 정성적 잣대로 판단하였던 단상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또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정책 또는 시책사업의 과정과 결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 수준, 근로빈곤층의 지속적인 고용유지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서울시 협동사회경제, 원하는 목적을 실현했을까?
서울시는 ‘협동도시 서울’을 슬로건으로 참 많은 정책을 개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에는 중앙정부의 정책을 유지하는 사회적 기업 활성화 정책, 자활사업, 협동조합 확산 정책 등도 있지만 서울에 적합한 정책으로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 마을(공동체)기업을 추진하는 프로세스를 제시하고 현장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활동가와 조직(마을지원센터)을 세웠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작동될 수 있는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조직(사회적경제지원센터)을 만들기도 했다. 협동조합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이 쉽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권역별 상담센터를 설치하고 마을단위의 공동체사업과 연계시켜 큰 축의 성장경로를 만드는 한편, 서울시가 집중할 7대 전략분야에 재원을 배분하기도 하였다. 기존의 자활주체들이 변화되는 사회적 경제 환경에 배제되지 않도록 공공구매, 판매경로개발에 끼워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중앙정부의 관련정책은 1998년 일자리창출정책, 2005년 사회서비스 일자리정책, 2007년 사회적기업 제도화, 2012년 협동조합 법제화 등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역 현장에서는 단순히 ‘서울형 일자리창출 확대’에서 협동사회경제에 관련된 시정목표를 제시하고 기반조성이 투자되었던 것은 2012년 박원순 시장이 당선 된 이후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간에 참 많은 정책과 사업, 프로그램이 시행되었고 더불어 많은 재원이 투여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한 다양한 지원조직을 세우고 사람을 키우는 일은 짧은 시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반면 이전 서울시는 쉽게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정책목표를 세워 진행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공동체사업과 마을기업, 일자리창출사업과 사회적 기업, 7대 전략분야와 협동조합, 근로빈곤층 중심의 자활사업과 자활기업이 다소 다르면서도 공동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지역사회 기반의 일자리 창출과 취업취약계층의 고용유지가 아닐까? 이 공동의 목표는 과연 어떻게 실현하고, 성과의 측정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안타깝게도 성과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어떤 측면에서는 같거나 유사한 내용과 사람이 여러 측면에서 성과로 기록될 수도 있고,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은 틈새와 사각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년의 짧은 기간에 마련한 조직적 기반과 시스템 그 자체만을 성과로 보아야할 것이다. 이제 뭔가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왜 성과가 없냐고 하는 것은, 일부러 상처를 주기 위한 접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조성된 환경과 구축된 기반(다양한 센터와 인적 투자)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토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일자리 특히 취업취약계층의 대표적인 일자리로 정부가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주목한 것은 2005년도부터이다. 제조업 일자리 수의 감소와 사회복지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는 그 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사회서비스에 주목하였고 정부재정일자리사업의 큰 영역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2005년 사회서비스전자바우처사업 시행, 2008년 장기요양보험 도입은 사회서비스업이 미래 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양적 성장의 교두보를 마련하였으며, 음성적 노동시장으로 확대되던 사회서비스를 양성화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내용과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중에서 돌봄사회서비스는 – 일반적으로 대인서비스로 분류되며 돌봄서비스로 통용되고 있으나 2012년 사회보장기본법의 전면개정으로 사회서비스가 법률 용어로 정의되었고 동 법은 돌봄을 사회서비스의 한 분야로 명시되어 있어 돌봄사회서비스로 표기- 산업화와 더불어 중고령 여성 또는 비숙련 여성의 근로소득을 담당하던 일자리였다. 때문에 취업취약계층, 여성, 비숙련 경제활동인력의 일자리에 대한 정책은 늘 돌봄사회서비스 정책이 함께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일자리로 접근하는 돌봄사회서비스 정책은 주로 중앙정부에 의해서 기획, 설계되어지고 집행된다. 정부재정 투여 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라는 접근과 더불어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가진 일자리는 재정의 투여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관련된 서울시의 정책이나 프로그램 역시 중앙정부의 정책을 받아 시행하는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회서비스가 필요한 시민의 시각에서 서울시와 서울시 복지재단은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자리로서 돌봄사회서비스는 4대 돌봄바우처서비스(산모신생아돌봄, 노인돌봄, 가사간병,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장기요양서비스(방문요양, 방문목욕, 시설요양서비스), 보육서비스(보육시설, 아이돌봄서비스) 등을 대표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데, 이 정책이 모두 중앙정부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서울시는 일자리창출이라는 양적 성과보다는 일자리유지와 수준으로 접근하는 정책태도를 보였는데, 바로 ‘서울시노인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의 건립과 운영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센터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종사자들의 권익과 처우, 올바른 노동시장 적응을 돕는 사업과 더불어 서울시민의 돌봄 노동에 대한 인식개선을 주요 활동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바람직한 정책방향으로 보인다.
(* 국민의 사회보장으로써 돌봄사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서울이라는 소비도시에 거주하는 돌봄종사자들의 일자리 수준에 대한 행정주체의 고민과 정책개발에 대한 접근은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더 좋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유지를 위한 과제
협동사회경제나 돌봄사회서비스에 관련된 정책들은 궁극적으로 국민(서울시민)의 행복한 삶과 안전한 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협동사회경제와 돌봄사회서비스와 관련된 정책의 여러 목표들 중에서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자리창출과 고용유지, 특히 취업취약계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목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협동사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축된 기반조성(조직과 인적자원)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서울시 행정조직체계가 마을(공동체기업),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자활기업, 협동조합의 전략분야별 사업 등에 따라 다른 부서에서 업무를 주관하고 있으며, 각 부서에서는 협동사회경제에 대한 중요도가 다소 다르게 체감되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각각의 업무 부서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체계와 인력투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행정체계나 부문으로 접근하는 연구자들의 관심이 다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서울시민의 생활터전을 기반으로 하는 현장에서는 마을공동체와 마을기업,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자활기업 등 다양한 협동사회경제 주체가 같은 내용과 역할은 동일하게 바라본다. 같은 지역과 대상을 가지는 유사한 협동사회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원하는 정책기반은 결국 중앙의 다른 조직 간의 공유와 연계체계, 동일한 현장을 대상으로 하는 공동의 정책비전과 내용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 하나의 방안으로 서울시 차원의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광역자활지원센터는 유지하면서 상호 교류와 공유를 구조화하고 자치구 자원의 협동사회경제지원센터(가칭)는 하나로 구축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두 번째로 협동사회경제는 특정한 대상을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취약계층 또는 근로빈곤층에 대한 경제활동참여를 중요한 성과지표로 제시되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관심 있는 시민에 의해 발의되고 사업장이 만들어지겠지만 그 중에서도 취약한 시민을 위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고용을 유지하는 활동에 대한 행정적 지원과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이런 정책의 방향성은 협동사회경제 내부 간 거래활성화를 높일 수 있으며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시민인식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 일자리정책으로 돌봄사회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돌봄 노동에 대한 시민과 행정의 저평가된 인식개선을 상향시키는 것이다. 여전히 돌봄은 잉여 된 여성의 행위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돌봄에 종사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돌봄 노동자 당사자들의 사고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돌봄 노동에 대한 평가가 즉각적인 이익, 돌봄이 필요한 당사자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으로 한정하기 때문인데, 실제 돌봄이 제공됨으로 발생하는 당사자의 안전한 생활, 가족의 경제활동 참여, 2차적인 사회문제예방 등 사회적 편익을 산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인 인식변화는 장기간의 전략과 재정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2013년 서울시가 접근했던 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를 권역별로 확대하고 센터의 비전과 역할을 구조화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돌봄사회서비스분야에서 정책성과가 좋은 일자리에 기여하고 서울시민의 지속적인 고용유지를 목표로 한다면 이를 위한 서울시만의 정책개발도 있어야 한다. 이미 중앙정부에 의해서, 보험정책으로 형성된 노동시장이지만 서비스 품질유지를 전제로 하는 협동사회경제로 분류되는 보호된 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서비스 품질인증, 서비스 제공기관 인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일정한 규모를 형성할 때 종사자의 처우와 권익도 함께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형기초보장’을 인정한 것을 보면 서울이라는 특성이 가난의 기준에 다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물가, 소비패턴, 주거비용 등을 고려한 돌봄노동자의 처우지원도 명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돌봄사회서비스 분야의 제한된 보호시장과 종사자 처우지원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되기를 바란다.
맺으며
졸속한 이 글이 현장으로 부터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면서, 이후 좀 더 나은 서울시정, 시민이 살맛나는 생활공간으로 서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협동사회경제와 관련된 세부적인 중앙정부 정책, 서울시책 역시 서울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영역임이 분명하다. 특히 서울시라는 공동의 지역을 기반으로, 시민스스로 문제해결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은 몇몇의 정해진 틀로는 불가능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가 접근한 지원조직과 인력투자는 올바른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정책과 프로그램이 더 좋은 성과와 실효적인 결과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현장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비록 정확한 수치적 통계로 근거를 제시하거나, 검증된 근거로 주장하지는 못했지만 2014년 오늘을 살고 있는 ‘나’와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에 대해 더 넓은 토론의 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월간 <복지동향> 2014년 05월호(제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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