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21년 11월 2021-11-01   744

[이달의참여연대] 잘 먹었습니다, 잘 치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잘 치웠습니다? 

플라스틱 쓰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글.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니까요!

 

“전 세계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2040년까지 약 13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땅과 바다에 버려지게 될 것이다.”

 

2020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플라스틱 쓰레기 관련 논문의 저자 코스타스 밸리스 박사가 한 말입니다. 13억 톤이라니. 사실 저는 이 숫자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도 잘 가늠이 안 됩니다. 아마 많은 분이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후위기를 느끼는 민감도도 사람마다, 아니 세대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쓰레기 문제, 기후 위기를 주제로 활동하다 보면 꼭 한 번씩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왜 청년, 청소년이 기후 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까요?”라는 질문입니다. 답을 제대로 한 적이 없습니다. “그야 환경권은 당연한 권리이니까요.”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거든요. 

 

그동안 우리 사회는 환경은 당위일 뿐, 권리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요. 권리에 우선순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는 환경보다 개발 논리, 경제 논리에 더 익숙해 우선순위를 매겨왔습니다. 그렇게 비용에 밀려온 나의 권리를 이제 “더는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청년세대에서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는 살아갈 날이 많은데, 여름은 더 견딜 수 없게 더워지며, 인류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잦아지고 있어요. 인류를 넘어 동물의 생명, 나아가 생태계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을 고수한다면 우리 삶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플라스틱 인류가 쓰는 ‘지구살림반성기’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즉 ‘쓰레기가 없다’는 뜻입니다. 최근 2030세대에서 유행하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무작정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그중에서도 일회용 쓰레기를 소비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말합니다. 카페에 갈 때 텀블러를 들고 가거나,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제로 웨이스트’한 생활방식입니다.

 

청년참여연대는 제로 웨이스트를 그저 ‘유행하는 삶의 방식’으로 소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로 웨이스트가 쓰레기를 줄이는 개인적 실천이라면, 이를 확산해 사회적 실천, 제도적 고민으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지구살림반성기>라는 프로그램을 2년째 운영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지구살림반성기>는 제로 웨이스트를 고민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청년참여연대의 4회차 워크숍 프로그램의 이름입니다.

 

작년에는 자원순환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생산 후 폐기하는 지금의 경제 구조와는 달리, 자원순환은 폐기물 배출을 최대한 피하거나, 자원 순환을 위해 폐기물 또는 배출물을 재가공하여 원료로 재활용하는 구조를 띱니다. 이를 직접 실천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소비를 줄이거나, 생활용품을 만들어보거나, 혹은 다회용품 사용을 장려하는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헛헛함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쓰레기 문제가 분명 소비자의 문제만은 아닐진대, 우리 활동은 소비자의 실천 영역에서 그치는 것 같았거든요.

 

청년참여연대는 소비자도 기후위기의 가해자임을 분명히 알고, 더불어 기업과 제도에도 책임을 묻고 싶었습니다. 왜 카페는, 마트는, 배달앱은 소비자에게 다회용 컵, 장바구니, 다회용기를 선택지로 주지 않을까요? 왜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선택지는 온전히 소비자의 부담인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기업과 제도가 같이 찾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청년참여연대 청년들이 직접 기획해 올 6월 진행된 <지구살림반성기 시즌2>의 부제는 ‘배달 쓰레기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월간참여사회 2021년 11월호 (통권 290호)

제로 웨이스트 전시 준비에 한창인 청년참여연대 회원들 

 

 

플라스틱 소비하지 않을 권리 찾기

 

청년참여연대의 활동은 사무국이 결정하지 않습니다. 함께 활동하는 청년이 결정하고 손을 모을 때 완성됩니다. <지구살림반성기 시즌2> 기획을 위해 이미 배달어택 1만 서명과, 배달 쓰레기를 모아 배달 3사에 전달하는 ‘배달어택’ 캠페인을 진행한 녹색연합을 방문해보기도 했습니다.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 대표와 만나보기도 하면서 캠페인의 감각을 키웠습니다.

 

배달산업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죄책감과 부담이 커짐에 따라 배달산업도 대안을 함께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는 경기도에서, 10월부터는 강남 일대에서 일부 배달앱이 다회용기 배달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용량이 적고, 사업주와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청년참여연대는 이 가운데에서 편리함에 이끌려 쉽게 사용해온 배달이 인류에게 어떤 해를 입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안 제시와 함께, 더 많은 사람에게 제로 웨이스트에 함께 하자고 손 내밀고 싶었습니다.

 

청년참여연대가 지난 2년 동안 공부하며 고민한 결과물을 <잘 먹었습니다, 잘 치웠습니다?> 전시에 담았습니다. 지속 가능한 지구,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다른 생활방식을 고민해봤습니다. 11월 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참여연대로 오시면 저희와 함께 고민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전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소비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지, 함께 찾아요. 지구는 일회용이 아니니까요! 
 

월간참여사회 2021년 11월호 (통권 290호)

<잘 먹었습니다, 잘 치웠습니다> 전시 포스터 

온라인 전시 보러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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