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5 2025-09-01   13823

[동향1] 디지털 플랫폼 노동·프리랜서의 사회적 보호 실현 과제

 남재욱 |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들어가며

현재 국내외에서 노동시장 불평등과 불안정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노동유형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노무제공자, 의존적 계약자 등의 고용관계 밖 노동자들이다.1 이들 각각의 범주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타인 또는 타인의 사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기에 일정한 의존성(dependency)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통적 의미의 고용관계 밖에서 일하는 이들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20세기에 만들어진 노동법과 사회보장법 등 사회적 보호체계는 고용관계를 전제로 형성되고 발전해 왔기에 이들의 노동은 기존의 보호체계에서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배제된다.

물론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가 ‘고용관계 밖에서 노동한다.’라는 표현에는 주의할 부분이 있다. 고용계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틀리지 않지만, 고용관계의 실질에 기초해서 볼 때 상당수의 특고,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가 반드시 고용관계 밖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들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근로자성 문제를 다루어 왔으며, 지난해 EU에서 발표한 ‘플랫폼 노동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지침’ 역시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상 지위를 어떻게 추정하고 판별할 것인가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플랫폼·프리랜서의 근로자성 문제는 한 편으로는 기존 노동법상으로도 근로자인 이들을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오분류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고 규제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누리는 기업의 문제이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는 변화하는 노동시장의 현실에 맞춰 노동법의 경계석을 고쳐 세워야 하는 문제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사회적 보호에도 유사한 두 차원이 있다. 상당 정도의 종속성(subordination) 혹은 의존성(dependancy)을 가진 플랫폼·프리랜서가 법적으로 근로자성을 인정받는다면 적어도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고유의 문제로서의 사회적 보호 문제는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의 증가가 단지 오분류 문제만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시간, 계약 형태의 다양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노동법의 경계석을 고쳐 세운다고 하더라도 점점 더 다양해지는 노동의 형태가 모두 ‘근로자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보호체계가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용관계 안’과 ‘고용관계 밖’의 격차를 최소화하는 것, 구체적으로는 ‘고용관계 밖’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강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접근에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고용관계 안’과 ‘고용관계 밖’의 사회적 보호 격차는 사업주의 ‘책임’이 갖는 무게 차이를 의미하기에 격차가 클수록 오분류를 증가시키고 규제차익을 누리고자 하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회적 보호 범위를 포괄적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확대된 보호에 대한 사업주의 적절한 책임을 부여한다면 그 자체로 불안정 노동 확대를 완화할 수 있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규모와 추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여기에서 편의상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라고 지칭하는 집단의 정의가 불분명한 것이 첫 번째 원인이고,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를 포괄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체계적 규모 추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두 번째 원인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노동통계인 경제활동인구조사(이하 ‘경활조사’)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통해 다양한 임금근로 형태의 규모를 추정한다. 여기에 비정규직의 한 유형으로 특고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규모는 지난 20년간(’05~’24) 63만 명에서 58만 명으로 감소했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가 증가해 왔다는 추정과 상반된다. 그러나 이 통계는 자영업자로 분류된 특고를 배제할 뿐 아니라 근로자로 분류된 특고 역시 과소평가한다. 실제로 특고의 규모를 좀 더 엄밀하게 추정한 2018년 연구에서는 특고 규모가 약 166만 명으로 해당 연도 특고 공식통계(50.6만)의 3배를 넘는 결과가 산출되었다.2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이 조사하는 플랫폼 종사자 규모는 지난 2021년 66.1만 명에서 2023년 88.3만 명으로 크게 증가하여 경활조사의 특고 추이와는 전혀 다른 추이를 보였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연구들은 경활조사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중 특고를 합산하여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규모를 추정하기도 한다.3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우선 경활조사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에는 농업이나 도소매 분야 등의 전통적 자영업자도 포함된다. 종속성이 높지만, 계약상으로 프리랜서인 경우 임금근로자로 분류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규모를 과대 혹은 과소 추계하게 될 요인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게다가 전통적 자영업자가 점감하고 있다는 점은 추이 분석도 어렵게 한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규모 증가를 전통적 자영업자 감소가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활조사의 1인 자영업자와 특고를 합산한 숫자는 지난 10년 간(’15~’24) 456만 명에서 488만 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취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에는 국세청 과세자료를 통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규모를 추정하려는 시도도 나타난다.4 사업소득세 납부자 중 주로 인적용역을 제공하여 원천징수 사업소득세(3.3%)를 납부하는 이들을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로 보는 것이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인적용역 사업소득자는 지난 20년간(’14~’23) 400만 명에서 2023년 862만 명으로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배달·운송 노동자를 포함하는 ‘퀵서비스’ 유형이 59배(6,796명→399,408명)로 급증했으며, 다른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는 ‘기타자영업’ 역시 5배 가까이(102만 명→485만 명) 증가했다. 인적용역 사업소득자는 경활조사에 비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규모와 그 규모 증가 정도가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 통계 역시 동일인이 복수의 소득원을 가질 때 이를 중복 계상할 수 있으며, 종속성이나 의존성이 낮은 진성 프리랜서 직종도 다수 포함하고 있어 정확한 추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는 현재 우리 노동시장에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가 새로운 불안정 노동계층으로 등장하여 증가하고 있는 것을 짐작하고 있지만 그 정확한 개념, 규모, 추이를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다. 어떤 사회문제의 해결이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 보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문제의 해결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사회적 보호 현황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규모나 추이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의 소득이나 사회적 보호 현황을 제대로 파악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기존의 공공 및 민간기관의 조사들을 바탕으로 간접적인 스케치만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참조한 조사들은 한국고용정보원에서 2023년 조사한 플랫폼 노동자 규모와 특징(이하, ‘플랫폼 조사’),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에서 2024년 조사한 공제복지서비스 수요 및 노후대비 실태조사(이하, ‘공제회 조사’), 일하는시민연구소에서 2023년 실시한 나홀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실태조사(이하, ‘나홀로 조사’) 등이다.5 플랫폼 조사가 플랫폼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반면, 다른 두 가지 조사는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를 함께 조사하였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은 그 특성상 전업과 부업이 뒤섞여 있기에 근로시간이 일반 임금근로자에 비해 짧다. 플랫폼 조사와 나홀로 조사에서는 이들이 수행하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의 주·부업여부를 조사하였는데, 플랫폼 조사에서는 55.6%가 주업, 나홀로 조사에서는 58.2%가 주업으로 답하여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평균 근로시간은 플랫폼 조사와 나홀로 조사에서 파악했는데 플랫폼 조사에서는 주당 평균 23.3시간, 나홀로 조사에서는 주당 평균 33.0시간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중 44.8%가 주당 35시간 이상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조사 모두에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수입을 조사했는데 그 기준은 각각 다르다. 플랫폼 조사 대상자의 수입은 월평균 145.2만 원, 나홀로 조사 대상자의 수입은 월평균 180.2만 원으로 나타났다. 공제회 조사에서는 연평균 소득을 분포로만 조사했는데, 2천만 원 미만이 28.6%, 2~3천만 원이 34.0%, 3~4천만 원이 24.4%로 나타났다. 한 달을 4.345주로 환산하여 플랫폼 조사와 나홀로 조사의 근로시간당 소득을 계산하면 각각 14,342원과 12,567원이 산출된다. 2023년 기준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이 22,878원,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이 월 17,586원이므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임금근로자의 55~63%, 비정규직 근로자의 71~82% 수준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사회보험 가입에 대해서는 플랫폼 조사와 공제회 조사에서 파악하였다. 플랫폼 조사에서는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에 대해 확인했는데 고용보험 48.2%, 산재보험 46.2%의 가입률로 나타났으나 플랫폼 노동을 통한 가입은 고용보험 23.6%, 산재보험 25.4%로 매우 낮았다. 공제회 조사에서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을 통한 가입만 확인했는데 고용보험 27.5%, 산재보험 21.8%로 플랫폼 조사와 유사한 분포를 보였으며, 국민연금 45.4%, 건강보험 52.5%로 응답하였다. 국민연금의 경우 다른 일자리를 통한 가입이나 지역가입까지 모두 포함할 경우 52.3%가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었고, 12.4%는 가입했지만 미납상태였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사회적 보호를 위한 과제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사회적 보호를 위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기본적인 일터에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흔히 ‘모호한 고용’으로 칭해지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지위는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6 지난 21대와 현 22대 국회에서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안들이 수차례 제출된 바 있지만 아직까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7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지난 5월 말 선거공약에서 ‘자영업자, 특수고용 및 플랫폼 노동자 등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일터권리 보장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기본법을 통해 차별·괴롭힘 금지, 사생활·개인정보 보호,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 공정한 보상, 일·가정 양립, 사회보장, 직업능력개발의 권리를 선언적으로 제시하고, 각각에 관한 개별입법으로 이어가 이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근로자 추정 제도를 도입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오분류를 방지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하였다.

일터권리기본법 공약은 취업자 전반의 노동권을 보장할 뿐 아니라 법적 근로자 개념의 확장에 대한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문제는 실행이다. 일터권리기본법 자체도 아직까지는 추상적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제 이 권리들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여기에 더하여 근로자 추정을 위한 오분류 방지를 위해서는 변화하는 노동시장에서 ‘근로자’의 표지(標紙)는 무엇이며, 사업주의 책임은 무엇인지에 대한 법적·사회적 결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소득과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제도의 부재다. 물론 이는 모든 자영업자에게서 마찬가지지만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상당수는 이들로부터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자에게 어느 정도의 인적 종속성과 상당한 정도의 경제적 의존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 중 많은 수는 인적 용역의 가격이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자에 의해 결정되거나 통제된다. 게다가 이들은 종속적 지위에서 일하면서도 자영업자와 같이 업무에 소요되는 각종 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이것까지 고려한 실질 소득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저임금이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함으로써 소득을 얻는 이들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최저임금법 제1조)을 목적으로 한다고 보면, 이 원칙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만 배제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 주 : 월평균 비용 합계에는 사업 소요 비용 외에 주휴수당, 사회보험, 퇴직금, 추가복리비용 부재 고려
* 자료 : 박용철(2022 : 18)8에서 재구성

최저임금은 시간을 단위로 결정되지만,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는 시간 단위로 계약하지 않는다는 점이 최저임금을 적용하기에 어려운 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과 시행령 제4조에는 도급제 최저임금이 규정되어 있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실근로시간을 바탕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 있다. 설사 이들의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평균적인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작업속도를 기준으로 단가를 정함으로써 적정임금을 보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저임금을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산업생태계의 행위자들이 협력하여 적정한 단가를 결정했단 화물차 안전운임제가 좋은 예시다.

요컨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최저임금, 나아가 적정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서는 법적 적용뿐 아니라 국가 수준에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기구, 그리고 산업 수준에서 각 산업생태계 현황을 반영해 단가를 결정하고 운영하는 기구가 모두 필요하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이 중층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자의 소득을 결정하는 경험은 부족하지만, 만약 실현된다면 최저임금 등 적정보상체계 뿐 아니라 산업발전, 숙련개발, 노동자 보호를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상당수는 ‘노무제공자’라는 이름으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노무제공자 고용보험은 직종별 적용의 한계에 묶여 상당수의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를 배제하고 있으며, 피보험단위기간, 대기기간, 급여 최저수준 설정 등에서 여전히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에게 불리한 규정들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모든 취업자를 소득 기준으로 보호한다는 2020년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의 방향과 달리 여전히 임금근로자의 실업을 보호하는 제도에 노무제공자와 예술인을 끼워 넣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실제 제도에 가입한 노무제공자도 제대로 급여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9 이미 상당 부분 개선된 실시간 소득파악체계를 바탕으로 적용대상을 3.3% 인적용역 사업소득자 전체로 확대하고, 모든 가입자를 동일 자격으로 통합하고 개인별 소득기반 관리체계를 실현해야 한다.9

산재보험은 지난 2023년 노무제공자 개념을 도입하고, 적용 제외 조항과 전속성 요건을 폐지하며 플랫폼·프리랜서 보호가 상당부분 개선되었다. 그러나 고용보험과 마찬가지로 직종별 가입에 묶여 있는 한계에서 벗어나 3.3% 인적용역 사업소득자 전체로 적용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한 현재 법적으로 근로자를 위한 제도에 특례 방식으로 노무제공자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제도 운영의 복잡성과 형평성 문제를 발생시키는바, 법 제도적 개선을 통해 모든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로 확장해야 한다.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 그리고 건강보험에 부가되어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과 달리 일하는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제도다. 따라서 원칙적으로는 플랫폼·프리랜서 역시 지역가입자로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경우 미가입 상태이거나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가 약 1/3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소득이 낮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사업주 기여분 없이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10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사각지대 문제는 적지만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지역가입자 가입에 따른 보험료 부담은 남아 있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가 임금근로계약관계 하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업주에 상당한 종속성·의존성을 가지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고려하면, 이들이 법적으로 근로자 지위에 있는지와 무관하게 사업주에게 일정한 사회보험료 기여를 요구할 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실제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서 이미 사업주는 사회보험 기여금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의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율과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지역가입자 형태로 가입은 가능하다는 점은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과 상이한 지점이다. 이는 사업주의 반발과 제도불이행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국민연금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은 저임금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데 이를 플랫폼·프리랜서로 확대하고, 제도적으로도 건강보험까지 확대하여 사업주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부담을 낮춤으로써 제도 변화에 대한 저항을 감소시키고 사회보험의 실질적 적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나가며

이 글에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문제 완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일터권리기본법, 최저임금, 그리고 사회보험을 다루었지만, 이 밖에도 직업능력개발 기회, 불공정 계약, 업무 수행과정의 부당 대우 등 해결이 필요한 과제들은 많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각에 대한 정책적, 법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그 기반이 되는 공통의 과제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본문에서 다루지 못한 두 가지 중요한 문제의 결론을 대신하여 제시한다.

첫째,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걸음은 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는 것이다. 현재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은 ‘노무제공자’로서 가입하고 있지만, 가입규모, 보험료 납부, 급여 지급에 대한 통계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정기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통계청은 2021년부터 ILO의 의존적 계약자(dependent contractor) 개념을 반영하여 종사상 지위 분류 수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발표되지 않는다. 공식통계를 통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규모와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이들의 고용불안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둘째, 모든 노동문제가 그렇듯 노동자의 목소리를 찾아주는 것이야말로 문제해결의 가장 근본적 방안이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문제와 관련하여 이 글에서 논의한 대안들 대부분이 실행의 단계로 가면 적지 않은 정치적·사회적 갈등을 수반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도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이해대변 체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해대변 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업종별, 직종별, 지역별로 다양한 초기업적 교섭이 활성화 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압력이 형성되어야 한다. 비록 이 글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못했지만, 사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 일터 민주주의야말로 모든 사회적 보호의 근간이다.

| 미주 |

  1. 이하에서는 이들을 편의상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로 통칭한다. ↩︎
  2. 정흥준·장희은, 2018, 특수형태근로(특수고용) 종사자의 규모 추정을 위한 기초연구, 한국노동연구원. ↩︎
  3. 강금봉, 2022, 프리랜서의 소득 불안정에 대한 동태적 실증 연구: 임금근로자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 42(1), 238-257.
    김종진·박관성, 2021, 프리랜서 노동실태와 특징Ⅰ: 규모 추정, 노동상황.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4. 김문정, 2020, 과제자료를 통한 특고종사자 소득 파악 방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남재욱·이다미, 2023,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구성변화와 근로환경 분석: ‘1인 비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산업노동연구, 29(2), 139-177. ↩︎
  5. 박보람·김준영·김태환·황광훈·박상현·조영은·신수림·전이영·김강호, 2023, 플랫폼종사자 직종별 근무실태와 정책과제, 한국고용정보원.
    윤자호, 2023, 나홀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 실태: 원자화된 노동자와 불안정한 노동환경,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2023 정책포럼 자료집, 3-26.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2024, 프리랜서·플랫폼노동종사자 공제복지서비스 수요 및 노후대비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
  6. 고용보험법과 산재보험법의 ‘노무제공자’ 개념이 이에 근접하지만, 행정적 목적으로 직종을 제한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로 제한함으로써 개인을 상대로 하는 프리랜서를 배제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
  7. 21대 국회에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2108908), 「일하는 사람의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2118266), 「일하는 사람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2118363), 「일하는 사람 기본법안」(의안번호 2122540)이 발의되었고, 22대 국회에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안」(의안번호 22000069)과 「일하는 사람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의안번호 22001226)이 발의되었다. ↩︎
  8. 박용철, 2022, 플랫폼 노동자 실태 및 최저임금 적용방안, KLSI ISSUE PAPER, 2022-08호. ↩︎
  9. 시사인, 2024. 08. 14, 「특수고용직 실업급여, 누가 얼마나 받았나 보니」,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698, 최종접속일: 2025-08-16. ↩︎
  10. 이다미·한겨레·김근혜·남재욱, 2024, 1인 비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 제고를 위한 기초연구: 의존적 계약자를 중심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월간<복지동향> 2025년 09월호(제3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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