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공직윤리 2003-07-08   1478

[논평] ‘비리군인’에 관대한 감사원

범죄혐의 확인하고도 형사고발 등의 조치 안한 감사원이 부패척결 외칠 자격있나

1. 감사원이 김창해 준장(국방부 법무관리관)의 감사결과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감사원은 지난 7월 4일 김창해 준장에 대한 감사결과 ‘김창해 준장이 ① 군 검찰 수사활동비 ② 직원 출장비 ③ 국선 변호료 ④ 군사법원 운영비를 횡령하였다’는 혐의를 대부분 확인하였으나 이에 대해 국방부 장관에 대한 주의 요구와 “징계여부를 자체 결정하여 처리하라”라는 구속력 없는 조치를 내렸다.

이처럼 감사원이 김창해 준장 등에 대한 범죄혐의를 확인하고도 그 책임에 걸맞는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감사원의 직무유기이다.

2. 감사원은 ‘김창해 준장이 예산을 편성 목적대로 집행하지 않았으며 본인의 항변과 달리 이를 공적인 용도로 집행하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감사원은 ‘김창해 준장이 저지른 일련의 행위가 군 기강을 확립해야 할 국방부 법무관리관이라는 직위에 비추어 보건데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며 이는 군인사법 제 47조(직무수행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와 같은 김창해 준장의 법 위반 행위들을 모두 밝혀내고서는 정작 이에 대한 처분으로서 파면요구나 고발조치가 아니라 감사결과를 단순히 인사자료로 활용할 것을 국방부에 통보하는 식의 가장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창해 준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김창해 준장의 허물을 덮고 오히려 감싸는데 급급해온 국방부의 손에 일임해버린 것이다.

3. 김창해 준장에 대한 군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서 보여지듯 국방부는 이 문제를 엄정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주체가 아님이 분명하다. 따라서 감사원은 이러한 국방부의 ‘자기식구 봐주기’식 처리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파면의 중징계 요구나 형사고발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물론 이미 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이 난 사안에 대해 또다시 고발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항변할 수 있으나 이는 감사원이 군검찰과 국방부에 대해 견제와 감시기능을 해야한다는 스스로의 존재 목적을 망각한 것이다.

4. 감사원은 현재 육군법무감으로 재직중인 위성권 대령도 김창해 준장과 마찬가지로 지출 결의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군예산을 임의대로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이를 김창해 준장의 사례와 동일하게 처리하고 있다. 결국 감사원은 군사법계의 수장들의 총체적인 부패와 비리를 드러내놓고는 정작 이에 대한 책임추궁을 소홀히 함으로써 ‘공직비리근절’이라는 감사원의 권한을 포기해버렸다.

감사원은 그동안 김창해 준장에 대한 감사결과를 신속하게 발표하지 않았으며 징계 수위를 조절하는등의 석연치 않은 행동으로 감사결과를 정치적으로 저울질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받아왔다. 감사원의 이번 결정으로 그런 의혹들이 기우가 아님이 밝혀진 셈이다. ‘비리군인’에 대한 이처럼 관대한 감사원이 ‘부패척결’의 구호를 외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맑은사회만들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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