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1999년 05월 1999-05-01   1179

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 동아시아 담당 로리 문벤(Rory Munven)인터뷰

국가인권기구 민간단체 참여는 필수

왜 한국의 국가인권기구는 법무부로부터 자유롭게 독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조사와 기타활동이 정부나 정당정책에 의해 좌초되지 않으려면 국가인권기구는 1차적으로 독립적인 위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에서 법무부는 인권보호를 위해 감독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오히려 권력남용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한국정부의 법안에 대해 앰네스티는 이후 법무부가 조사와 권고사항에 대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 하고있다. 다시 강조하자 국가인권기구는일체의 권력과 권위적 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고 이런 점에서 법무부로부터의 독립은 필수적이다.

일부 나라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돼 있어도 인권보호기구다운 활동을 못하고 유명뮤실해진 경우가 있다. 국가인권위를 설립하는 기초과정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인가?

최근 몇년동안 많은 나라에 국가인권기구가 설립됐다. 일부는 아주 약체기구로 존립하고 있고 반면 인권보호와 개선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곳도 있다. 몇몇 나라에서는 정부기관의 영향력이 개입될 수 없도록 한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인권기구의 조사보고서에 적절한 대응과 충분한 조치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국가인권기구의 성과와 신뢰는 충분한 정보와 신속한 조사권한의 정도에 따라 실효성이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 독립적 국가인권기구를 세우고 조사관할권을 광범위하게 가질 수 있다면 국가인권기구가 부실해진 다른 나라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정부기관에 의해 시정·조사권이 제한된 문제에 대한 적극적이고 독립적인 조사활동을 함으로써 실질적인 인권보호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다르게 한국의 인권 상황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고 정부도 인권보호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의 올바른 국가인권기구설립에 기대를 갖고 있고 이는 다른 아시아 국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마련한 법안을 받고 너무나 실망했다.

한국의 인권상황을 고려할 때 왜 독립적인 인권기구 설립이 중요한 문제인가? 또한 민주화의 이행과정에 있어서 국가인권기구의 역할은 무엇인가 ? 한국에서 강력한 국가인권기구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은 오랫동안 인권침해와 권력남용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희생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능은 거의 없었다. 또한 인권상황에 대한 시민사회의 의식이나 관심도 저조한 편이다. 강력한 국가인권기구가 설립된다면 국제인권헌장에 비추어 한국에서 개선돼야 할 문제나 법률 개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가인권기구는 경제·사회·정치·시민권을 포함하여 인권의 포괄적 범주에 대해 사회적 인식을 높일 수 있고 인권침해로부터 희생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민주화의 이행기에 있는 다른 나라의 경우처럼, 한국은 정부주도의 권위적인 기관에 대응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법무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의 힘은 너무나 크고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법률적 조건은 미약하다. 그리고 현행 법은 모두 군사독재하에서 제정된 것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한다. 국가인권기구는 한국의 이러한 상황에서 인권과 관련해 담당해야 할 역할이 많기 때문에 독립적인 기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정부가 생각하는 인권기구의 위상을 호주와 비교해보면 많은 점에서 부족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호주의 경우 강력한 입법부와 함께 실효성을 가진 국가인권기구와 언론이 인권남용의 사례를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의 상황은 이와 많이 다르다. 그래서 자기 나라의 상황에 맞는 독립적이고 효율성이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를 설립하기 위해서 바람직한 정부와 민간단체의 관계는 무엇인가?

먼저 국가인권기구를 설립하는 과정에 민간단체의 참여는 필수적이고 모든 활동이 진지하게 보장돼야 한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볼 때 국가인권기구가 시민사회의 신뢰와 지지, 협조 없이 효과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국제사면위원회와 같은 국제기구는 국제인권기준에 맞추어 개선점을 제안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민간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인권법이 어떤 내용을 갖추어야 할 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민간단체의 참여는 필수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한국의 법무부는 국가인권기구의 설립과 관련 민간단체들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았고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실수를 범했다. 국제사면기구는 한국이 더 나은 인권법을 제정하기까지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본다. 동시에 재논의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주장과 제언을 할 수 있는 인권단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국가인권기구가 국민을 위한 인권기구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민간단체들의 의견을 존중할 때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국제사면위에서 평가할 때 지금까지의 설립준비과정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전반적인 문제는 효율적인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외부의 관심있는 관찰자로서 국제사면위원회는 법무부가 인권관련 사항에 대해 주도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관행을 과거부터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다. 인권단체들의 지지 없이 효과적인 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국가인권기구는 절대로 탄생할 수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정부가 생각하는 인권기구는 권한도 약하고 독립성도 결여된 약체기구라는 사실이다.

왜 국제사면위원회는 한국을 인권개선 국가로 지명하고 현재 국제캠페인을 하고 있는가 ?

캠페인의 이유는 한국에서 국가보안법이 철폐되거나 개정되어야 하기 때문이고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의 설립 외에도 노동자들의 권리가 개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의 문제는 지난 시기부터 오랫동안 국제사면위원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캠페인을 해왔던 사항들이다. 우리는 위의 사항들이 개혁과정에서 실제로 바뀔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은 누차 인권헌장에 비추어 한국의 인권상황이 개선되고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국의 인권상황이 개선되려면 우리는 한국정부가 유엔권고안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모범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은 한국 내부에서 먼저 이뤄져함을 명심해야 한다.

차미경 참여연대 국제인권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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