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한때 70달러를 넘었다. 머지않아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04년에는 두바이유가 40달러를 넘으면 ‘오일 쇼크’가 와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 2005년에는 두바이유가 30~34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런데 30-34달러는커녕 그 두배를 훨씬 넘고도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오일 쇼크’는 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머지않아 ‘오일 쇼크’는 오고야 말 것이다.
‘오일 쇼크’는 석유가 고갈되어 현재의 석유문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것을 뜻한다. 현대 문명은 석유공업문명이다. 실로 우리는 석유에 의지하여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이 때문에 ‘석유 중독증’이라는 말조차 만들어졌을 정도이다.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냉난방을 위해, 자동차를 타기 위해,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 옷을 만들기 위해, 음식을 만들기 위해, 그릇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매일마다 엄청난 양의 석유를 없애고 있다. 이렇게 석유의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그 부족현상이 갈수록 빠르게 심해지고 있다.
찬핵론자들은 석유가 급속히 고갈될 것이므로 핵발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찬핵론자들은 석유고갈의 위험을 핵발전산업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같은 광물질로는 석유라는 화석물질을 대체할 수 없다. 물론 어느 것이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원료로 사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핵발전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위험을 생산한다. 핵폐기물은 수만년 동안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하며, 핵발전소 자체가 불과 30년 정도만 가동되면 거대한 핵폐기물이 되고 만다.
인류의 어떤 노력으로도 석유의 고갈이라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다. 머지않아 우리는 석유로 만들어진 수많은 물건들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석유공업문명을 겨우 유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기의 생산은 다르다. 아까운 석유를 태워서 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햇빛과 같은 무한한 순환에너지원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우라늄도 50년 정도 뒤에는 고갈될 것이다. 위험은 젖혀두더라도 우라늄은 대체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순환에너지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독일의 신규청사는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의무화
이런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자. 이와 관련해서 독일은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통일 이후 베를린은 다시 독일의 수도가 되었다. 예컨대 ‘태양정부청사’라는 계획을 보자. 이 계획은 새로 짓는 정부 청사의 경우에 열소비량을 일반적인 신축건물의 한계치보다 30~40% 낮추고, 전기소비량을 ㎡당 연간 최대 25~50㎾h로 낮추며,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5%를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도록 했다. 마지막 규정을 지키기 위해 베를린에 지어진 여러 정부 청사에 햇빛발전소가 설치되었다.
독일의 정부 청사 중에서 가장 먼저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곳은 대통령 관저이다. 이 건물의 지붕에는 44㎾의 용량을 지닌 햇빛전지판을 설치해서 대통령 관저의 전체 전기 수요의 20%를 충당하게 되었다. 연방 법무부 청사에는 20㎾, 연방 교육부 청사에는 신축 건물이 아닌데도 17㎾의 햇빛전지판을 설치했다. 수상부 청사에는 151㎾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는데, 이것은 정부 청사에 설치된 것들 중에서 가장 용량이 큰 것이다. 또한 연방의회에도 120㎾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했다.
특히 독일 연방의회의 개조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독일 정부는 영국의 건축가 노먼 포스터에게 이 작업을 맡겼다. 그는 가운데 지붕을 뚫고 그 위에 유리 돔을 얹었다. 이것은 햇빛을 간접광으로 바꿔서 돔 바로 밑에 있는 본회의장으로 보낸다. 방문객들은 돔 안에 들어가서 본회의장을 볼 수 있고, 또한 연방 의회의 남쪽 지붕에 설치되어 있는 햇빛발전소도 볼 수 있다. 독일 연방의회의 유리 돔은 베를린의 명소가 되었고,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서 새로운 햇빛에너지의 시대를 배운다.
우리의 국회의사당은 동양 최대의 부지를 자랑한다. 여의도 전체 면적이 80만평인데 국회의사당의 부지는 1/8인 10만평에 이른다. 이 중에서 국회의사당의 건물 면적은 2만 5,000평이다. 1975년 8월에 완공된 이 건물은 커다란 청동 돔을 머리에 얹고 있다. 그런데 애초의 설계에는 이 돔이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돔을 지탱하고 있는 넓은 지붕도, 그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24개의 기둥들도 없었던 것이다. 외국 여행을 하며 돔을 본 적이 있는 의원 나리들이 순전히 권위적 발상에서 돔의 설치를 주장했다는 것이다.
권위주의의 돔을 뜯어내라
이제 이 잘못된 권위주의의 돔을 뜯어내자. 그 자리에 우리도 유리 돔을 설치하거나 유리 지붕을 만들자. 이렇게 해서 햇빛을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국회의사당의 전기료를 훨씬 줄이고 실내환경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그 넓은 지붕에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자. 이렇게 해서 국회의사당에서 사용하는 전력은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하자. 우리의 국회의사당도 독일 연방의회와 같이 햇빛에너지 시대를 선도하는 건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우리는 독일보다 훨씬 많은 햇빛 에너지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국회의사당의 청동 돔을 가리켜 ‘마징가제트의 격납고’라고 비웃기도 한다.
이 ‘격납고’의 생태적 개조는 햇빛에너지 시대로 나아가는 상징적 실천이 될 것이다. 우리의 국회의사당도 다시 태어나야 한다. 우리의 국회의사당도 독일 연방의회와 같이 햇빛에너지 시대를 몸으로 배우는 훌륭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여전히 낡은 권위주의의 때를 씻어 버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국회의사당이 시대를 선도하는 곳으로 하루빨리 다시 태어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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