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1999-02-10   758

국가인권기구 설치에 대한 의견

1. 오는 2월 25일은 국민의 정부로 취임한 김대중정권이 취임 1 주년을 맞는 날이다. 우리는 국제언론에서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을 민주화의 쾌거로 보도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김대중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의 하나였던 국가인권위원회설치가 1999년 2월 10일 취임 1 주년 기념 2주를 앞둔 오늘까지도 유보되고 있다.

2. 법무부는 지난 해 10월 6일 공청회를 통해 특수법인형태의 인권기구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31개 단체는 ‘인권법 제정 및 국가인권기구 설치 민간단체 공동추진위원회(이하 공추위)를 구성, 인권위원회는 독립된 국가기구로서의 위상을 가져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두 개의 안이 갖고 있는 차이는 단순한 위상의 차이가 아니라고 우리는 보고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 50 여개국에 설치되어 있는 인권위원회는 유엔의 권고에 따르듯 독립성을 그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법무부의 안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바로 독립성의 보장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예산, 조직, 구성, 운영에서 일일이 주무관청인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인권위원회라면 어떻게 법무부 산하 검찰·교도소의 인권침해 등 산적한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당연한 우려이다.

국제인권기준에 맞추어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은 국가보안법과 같은 우리 나라의 법률과 제도, 지나간 군사독재시절 억울한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사실에 대한 명예회복 등의 구제, 인권침해에 대한 예방이 동시에 기대되는 인권위원회의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정부기관의 산하에 예속된 형태로 두고서 해결된다는 전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또한 인권위원회의 권한과 관련하여 만일 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사례에 대해 단지 법무부안처럼 권고권 만을 가지고 있을 때 이 “시정권고”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 기구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될 것이다. 설립될 국가인권기구에는 공추위의 안대로 보다 강력한 권한을 부여해 자료제출요구나 현지조사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발부가 가능하도록, 구제의 경우에는 명령권 부여, 법률제도 개선권고 등을 할 수 있게 하고, 위원회의 결정이 지켜지지 않을 때 형사처벌과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장이 있어야만 인권상황 개선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참여연대는 인권위원회법, 부패방지법 등 지난 해 10월 정기국회 개원을 앞두고 꼭 해결되어야 하는 14개 민생·개혁법안을 선정, 발표한 바가 있다. 이 중 국민연금법과 부가가치세법을 제외한 나머지는 IMF 아래 어려운 민생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별검사제 철회와 아울러 인권위원회의 법무부안 접근은 현정부의 개혁성에 대한 중대한 후퇴이다. 우리는 김대중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인권대통령’으로서의 희망과 기대를 저버린 이러한 후퇴는 현정부의 실패일뿐만아니라 국민의 좌절, 시대에 대한 반역임을 지적하려한다. 조속한 인권법의 제정과 독립적인 국가인권기구의 설치를 강력히 요구하며 아울러 양심수의 조건없는 석방을 촉구한다.

연대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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