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대 시민사회일반 2005-02-15   918

각계 지식인 714명 ‘올바른 과거청산법’ 2월 제정 촉구

“올바른 과거청산이 우리 사회의 미래…여야 갈등으로 지연된 법안 어서 통과시켜야”

대학·법조·문학·역사 등 각계 714명의 지식인들이 15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바른 과거청산법의 2월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지난 해 말 국회 내 여야 갈등으로 입법이 지연되어 이 법안의 통과를 지난 수 년 아니 수 십년 동안 애타게 기다려 온 유족 및 피해자들이 또 한번 깊은 좌절과 고통을 안게 된 것에 우리 지식인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안타깝고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여야 정치권은 국민과의 약속인 지난 연말의 합의사힝을 반드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 법안이 “정치권의 밀실 타협에 의해 생색내기로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경제위기를 빌미로 법안의 논의조차 거부감을 표시하거나 특정 세력의 처벌을 위한 법”이라며 본질을 왜곡하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에 대해 항의했다.

선언 참가자들은 “올바른 과거청산을 통해서만이 우리 사회가 잘못된 과거를 극복하고 인권과 평화 그리고 화해의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길임을 거듭 강조”하며 과거청산법 제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동춘 교수(성공회대)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이이화 원로 역사학자(과거청산국민위 공동위원장), 주종환 명예교수(동국대), 김세균 교수(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상임의장), 이인휘 소설가(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위원장), 오종록 교수(성신여대,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장완익 변호사(민변 과거청산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이다.

올바른 과거청산법의 2월 제정을 촉구하는 한국사회 지식인 선언

제17대 국회 2월 임시국회 개회를 맞아 우리 지식인들은 지난 해 말 여야의 합의로 통과시키기로 약속했던 과거청산법을 이번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과거청산법(진실·화해를 위한 기본법안)은 지난 2004년 12월 3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다가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2월 국회 처리”로 연기된 바 있다. 지난 해 말 국회 내 여야 갈등으로 입법이 지연되어 이 법안의 통과를 지난 수 년 아니 수 십년 동안 애타게 기다려 온 유족 및 피해자들이 또 한번 깊은 좌절과 고통을 안게 된 것에 우리 지식인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안타깝고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여야 정치권은 국민과의 약속인 지난 연말의 합의사힝을 반드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그동안 정치권은 과거청산을 단지 한 사람의 정치적 술수로 치부하면서 정쟁과 이념논쟁의 소재로 삼아온 감이 있다. 우리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군사독재정권, 권위주의 정권에 이르는 동안 많은 국민이 겪었던 비극과 고통을 외면해 왔고 이 과정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빼앗기거나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던 피해자들의 통한과 아픔에 눈감아 왔다.

아울러 우리 지식인들 역시 이러한 아픔에 충분히 함께하지 못하였으며 유족과 관련단체가 오랜 세월 진상규명 운동에 나서는 동안 방관자로 머물러 있었던 점에 대해 깊이 자책한다.

지난해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경제위기를 빌미로 이 법안의 논의조차 거부감을 표하였으며 또한 특정 세력을 처벌하기 위한 법이라고 역공을 펴기도 했는데 이러한 궁색한 논리는 더이상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기 어렵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이 법안의 통과를 지지하고 있으며, 민족과 사회, 미래를 고민하는 우리 지식인의 압도적인 다수도 이에 찬성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역사의 자랑스러운 성과는 이어받되 잘못은 분명히 밝히는 것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는 미래로 나아기는 길임을 강조한다.

비록 입법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우리는 이 법안이 정치권의 밀실 타협에 의해 생색내기로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지난해 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합의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안”은 사실 그 법안 명칭부터 받아들이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전문가 몇 명이서 과거의 역사(과거사)를 정리하자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과거(특히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로 인한 인권침해)를 청산하고 이를 통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화해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공권력이 국민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한 구체적인 진상규명을 바라는 것이며, 이를 통해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이 법의 취지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세력에 의한 테러 등’도 조사하자는 정치권 일각의 요구 역시 ‘과거청산’의 근본취지를 훼손하여 사실상 과거청산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심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우리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이 법의 통과를 기다리다 지쳐서 하나 둘 세상을 뜨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 역사의 산 증인들이 후세들에게 진실을 전하고 교훈을 남겨 줄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일사밀약 100년, 광복 60년, 한일수교 40년을 맞은 올해 벽두에 이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뜻깊은 일이라고 보고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부디 오늘의 여야 정치권은 또다시 후대의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는 존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지식인들 역시 늦었지만 제대로 된 과거청산 법안의 통과를 위해 강단에서, 연구실에서, 지면을 통해서, 토론의 장에서 그리고 매체 등을 통해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히 고통 속에서 살아왔던 수많은 인권 피해자들과 그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우리 역사를 바로 세워 나가는데 협력과 참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지식인들은 올바른 과거청산을 통해서만이 우리 사회가 잘못된 과거를 극복하고 인권과 평화 그리고 화해의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길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과거청산법 제정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선언한다.

2005년 2월 15일

올바른 과거청산법의 2월 제정을 촉구하는 한국사회 지식인 선언 참여자 일동

인터넷참여연대
첨부파일: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