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행동] 의료급여 정률제 개정안 시행 중단을 촉구하는 탄원인 모집

탄원 내용

지난 7월 25일 정부(보건복지부)에서 ‘의료급여 본인부담체계 개편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의료급여 수급자들이 외래 진료 이용 시 현 정액제인 본인부담금을 정률제로 변경한다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 정액제 금액을 최소 본인부담금으로 유지하며 약국의 경우 5천 원을 상한액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체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의료비 증가가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병원비 증가 폭이 더 높고, 병원비를 예측할 수 없게 되어 의료 접근권과 건강권을 해치게 될 것입니다.

이에 시민사회와 의료급여 수급 당사자들은 정부의 개편안을 개악안으로 평가하고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대응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의료급여 개정안 시행을 즉각 멈출 것과 -빈곤층에 대한 편견과 낙인을 강화한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탄원인을 모집합니다.

정부의 의료급여 개편안은 수급 당사자를 비롯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한 바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액제를 정률제로 개편하는 것이 수급자들에게 실제 어떤 영향과 부작용을 미치는지에 대한 검토와 분석도 면밀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월 5만 원 이상의 본인부담금을 병원비로 선 지출 시 추후 환급받는 본인부담상한제와 현 월 6천 원의 건강생활 유지비를 2배 인상(월 1.2만 원)하는 등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의료비 증가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통해 외래 진료 상위 1%의 의료비 부담이 월 6,900원 증가할 것으로 나타나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은 몇몇에게 부과될 파국적인 비용을 감춥니다. 시민건강연구소에서 의료패널 조사 자료(2021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어떤 의료기관을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의료비가 1.9배에서 3.6배, 최대 48배 이상 증가하는 사례까지 존재합니다. 더불어 기초법공동행동에서 의료급여 수급자 16명의 의료 이용 기록(2023년)을 분석한 결과 건강생활유지비 증가분을 반영하더라도 5명에 대한 의료비가 최소 36,190원에서 최대 277,791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료비 증가 폭이 가장 높은 이가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해 추후 환급받은 금액은 65,893원에 불과해, 최종 본인부담 증가액은 211,898원이 됩니다.

무리한 개편안 시행은 반드시 중대한 부작용을 불러올 것입니다. 정률제 도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 증가로 누군가 필요한 의료 이용을 포기하게 된다면 이는 보편적 의료보장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특히 수급자 간 비용 부담 증가의 편차가 크다는 점에서, 어떤 의료 이용에서, 어떤 이들의 부담이 더 많이 증가하는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2021년 기초법공동행동에서 진행한 수급가구 가계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5가구의 평균 의료비 지출은 40,261원으로 최소 0원에서 최대 343,525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이 지출하는 가구는 수입의 28.5%를 의료비로 사용했습니다. 의료비 지출이 많은 가구는 의료기기를 새로 구입하거나 보장구 소모품 교체, 비급여 치료 등 불특정한 지출을 예비하기 위해 식비를 최대한 줄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정률제 개편안이 통과된다면 의료급여 수급자들은 병원 이용을 포기하거나 식비 등 생활비를 극단적으로 줄여야 하는 재난적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빈곤층의 의료 보장, 건강할 권리 실현을 목표로 하는 의료급여는 정률제 개편이 아니더라도 손볼 게 차고 넘칩니다. 66만 명의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는 것. 의료급여 수급자들이 겪고 있는 소득 대비 과도한 의료비를 부담하는 ‘재난적 의료비’, 경제적 이유로 인한 ‘미충족 의료’에 대해 파악하고, 제도가 내재하고 있는 차별적 요소들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제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관심은 오로지 비용 통제와 재정 절감뿐인 것 같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정감사를 통해 정률제 개편안에 대한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대책은 정률제 개편안을 전면 철회하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이번 탄원서를 통해 다시 한번 의료급여 개정안 시행을 즉각 멈출 것을 요구합니다.

정부의 의료급여 개편안은 건강보험과 비교해 의료급여 환자들의 1인당 진료비(3.3배)와 외래 진료일 수(1.8배) 통계에 대한 의료급여 수급자의 ‘비용 의식’이 낮아 ‘과다 의료 이용’을 하고 있다는 잘못된 분석에 기반해 있습니다. 기초생활 수급가구의 13%가 장애인, 31%가 노인입니다. 만성질환자가 있는 가구의 비율은 91%에 달합니다. 수급가구 중 아파도 치료를 포기한 비율이 27.8%, 진료비 부담이 포기 사유인 경우가 87.1%에 달합니다. 의료급여 수급자들은 건강에 불리한 집단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실제 사람들이 인식하는 의료 필요는 전문가가 규정하는 생의학적 의료 필요보다 더 포괄적일 수밖에 없고, 의료급여 수급자의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높은 것으로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급여 수급자의 평균 의료 이용량을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각 집단의 실제 의료 필요도가 얼마나 충족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또 정부의 ‘비용 의식’ 운운은 전체 재정 규모를 보더라도 사실이 아닙니다. 2018년~2022년 4년간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총 진료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각 7.3%(건강보험) 7.2%(의료급여)로 유사한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김선민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지난 10년간 의료급여와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 증가 추이는 건강보험 2.07배, 의료급여 1.99배로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의료급여의 재정 지출 상승은 건강보험과 동일하게 수가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타당성 없는 정률제 개편을 관철하기 위해 빈곤층에 대한 편견을 근거로 제시한 셈입니다. 이것이 초래할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약자 복지’의 실체입니까? 이에 우리는 편견에 기반한 근거를 통해 의료급여 수급자를 ‘도덕적 해이’ 집단으로 낙인찍고, 이를 통해 빈곤층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확산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합니다.

📌 탄원 마감일

  • 2024년 12월 10일(화) 자정 
  • 12월 10일(화) 오후 2시 서울 도심에서 탄원인 대회를 개최합니다.(장소 추후공지))
  • 의료급여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탄원과 대회에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 탄원에 함께하기

https://forms.gle/5Sp6c3Ud11C4ZqSPA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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