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권 남용을 막기 위한 감사원법 개정 서둘러야
윤석열 정권 시절,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의 포렌식 건수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86건에서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2년 584건, 2023년 551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감사원은 법원의 영장 발부 등 외부 통제 없이 감사 대상자의 동의만으로 손쉽게 포렌식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 신분상 감사원의 포렌식 요구를 거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이루어지는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은 감사권 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어 왔다. 감사원의 무분별한 포렌식 행태를 제한하고 감사권 남용을 막기 위한 감사원법 개정이 시급하다.
디지털 포렌식은 인권침해와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엄격한 법적 기준과 절차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감사원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포렌식을 진행할 수 있는 수사기관과 달리 내부 훈령에 근거해 영장 없이도 포렌식을 진행해 왔다. 또 다른 문제는 내부 훈령에 근거한 만큼 제멋대로 기준을 변경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병호 감사위원은 2022년 6월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직후 두 차례에 걸쳐 ‘디지털 자료 수집 및 관리 규정’을 개정해 포렌식 실시 기준을 대폭 완화했고, 그 결과 포렌식 급증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감사원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수집한 감사 자료를 수사요청과 수사참고자료라는 명목으로 검찰에 넘겨주고, 확정되지도 않은 감사 결과를 외부에 흘리며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 왔다. 대표적인 감사권 남용이 아닐 수 없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감사원의 감사권 남용과 정치 감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감사원은 언제든지 통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고, 감사원 또한 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할 수 있다. 그런 만큼 감사원이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고, 감사권의 남용을 통제할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9월 감사원의 디지털 포렌식을 제한하고, 고발·수사요청·자료 제공에 대한 법적 근거 및 절차를 마련하는 감사원법 개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현재 비슷한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도 여러 건 발의되어 있다. 감사원의 권한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독립적인 감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는 감사원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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