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1998-10-17   1446

재벌총수는 법위에 존재하는가

최순영 회장의 해외재산도피행각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10월 15일 최순영 신동아그룹회장을 국외재산도피혐의로 고발조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동아 그룹은 신문광고를 통해 최순영회장이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마치 이번 고발이 신동아그룹과 최순영 회장을 음해하려는 일부세력의 일방적 주장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처럼 적반하장의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는 참여연대의 공신력을 훼손하고 사건의 진실을 호도하려는 최순영회장의 후안무치한 태도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미 검찰 수사에 의해 신동아그룹 계열사인 신아원이 허위수출입계약을 통해 1억6천만 달러의 자금을 국외에 도피한 사실이 확인되었고, 이 중 일부가 최순영회장 소유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에 입금되었음이 자필서명한 문건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그 무엇보다도 신동아측에서 뿌린 해명서에서도 외화유출의 수단이 된 가짜 수출입계약서에 보증인으로서 서명한 사실은 자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김종은(전 신아원 사장)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즉각 고소하였다는 신동아 측의 주장과는 달리 97년 6월 김종은을 해임한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은폐하여 왔고, 이러한 불법행위를 폭로하겠다는 김종은을 입막음하기 위하여 10억원의 거금을 준 바 있다는 점에서 최순영 회장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신동아 측의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정부와 검찰은 재벌총수의 불법행위에 대한 미온적 사법처리가 국가위기의 원인을 제공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90년대 들어서만도 대형 부정비리 사건에 재벌총수가 연루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그동안 법원과 검찰은 국가경제와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미온적이었다. 그 결과 재벌총수의 부실경영과 정경유착, 부정비리는 관행화되어왔고 이는 재벌그룹과 국가경제의 총체적 부실화를 초래하여 나라를 오늘의 위기상황으로 몰아넣은 근본적 원인이 되었다. 더 이상 기업주와 기업이 동일시되어서는 안된다. 기업주가 사법처리된다고 망하는 기업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이다. 오히려 부정비리를 저지른 부실기업주를 엄정히 사법처리함으로서 경영일선에서 도태시키는 것이 해당기업을 살리는 길이며, 동시에 전반적인 기업경영풍토를 쇄신시켜 국가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재벌총수의 부실경영과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민, 형사상의 책임부과는 고통분담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대전제이다

오늘 우리 국민은 임금삭감과 실업의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금융기관과 기업의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수십, 수백조의 자금을 추가적으로 부담하여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에게 이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경제위기의 원인제공자라 할 수 있는 부실기업주, 특히 재벌총수는 책임을 지기는커녕 최소한의 고통분담마저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민의 인내도 한계에 이를 것이며 정말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점에서 재벌총수의 부실경영과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민, 형사상의 책임부과는 고통분담에 대한 국민적 합의의 대전제로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검찰은 최순영 회장의 국외재산도피사건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를 통해 더 이상 재벌총수도 불법, 부정행위에 대한 법의 심판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최순영회장의 국외재산도피사건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는 일개 한 기업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잘못된 기업경영풍토를 쇄신하고 기업차원의 각종 부정비리를 척결하는 데 있어 중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만일 최순영회장의 혐의사실이 명백히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사법처리하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재벌총수도 처벌할 수 없을 것이다. 실업자가 200만명에 이르고 매일같이 해고가 잇따르며 온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이 지경에 어떻게 2천1백억원의 외화를 빼돌린 자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이 한 사건에 검찰의 명예, 더 나아가 이 정부의 자존심이 다 걸려 있다.

참여연대는 재벌개혁을 당면한 최대의 국가적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단체의 모든역량을 모아 총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9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재벌개혁을 위한 10주갖기운동”, 정경유착, 부정부패근절을 위한 “부패방지법제정운동”, 재벌총수의 부정비리와 불법행위에 대한 “국민고발운동” 등 “개혁을 위한 시민행동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벌개혁을 위한 10주갖기운동에 이미 2천명이 넘는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였고, 부패방지법제정운동과 관련하여서는 국회의원 238명의 동의를 얻어낸 바 있다. 이번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에 대한 고발과 5대재벌그룹 총수 및 계열사 대표이사 84명에 대한 업무상배임죄 고발조치는 이러한 “개혁을 위한 시민행동계획” 중 “국민고발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된 것이다. 앞으로도 참여연대는 당면한 국가개혁의 최대과제로서 재벌개혁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최순영 회장 고발건과 관련하여 조속한 사법처리를 위해 검찰총장 및 서울지검장에게 공개의견서를 발송할 것이며, 사법처리를 촉구하는 국민집회와 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이다. 더불어 신동아 측의 신문광고를 통한 허위사실유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우리는 다시한번 최순영회장에 대한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사법처리를 촉구하며 그때까지 신동아 그룹의 부실경영, 부정비리에 대해 총체적인 책임을 묻는 시민행동을 전개할 것임을 밝혀둔다.

맑은사회만들기본부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