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시센터 반부패 2000-09-20   1625

박지원 장관 사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나 진실규명 위해 다행한 일

성역 없는 진실규명의 계기되어야

1. 박지원 장관의 사표가 수리됨으로써 그 동안 온 국민의 비난이 집중되어온 한빛은행 외압대출 의혹 사건 처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외압의혹의 핵심인물인 박지원 장관이 장관직을 사임함으로써 “자연인으로서 진상규명에 협력할 수 있게 된 것”은 늦은 감이 있으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2. 현재 검찰이 여론의 압력에 밀려 이 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했으나, 박지원 장관 관련 부분에 대한 명확한 진상을 밝혀 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박지원 장관의 사임과 특별검사제 도입의 필요성이 야당은 물론 여당의 일각에서까지 제기되게 된 것은 첫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의 수사의지와 능력에 대한 회의, 나아가 이 문제를 대하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불신에 따른 것이었다.

3. 이 점에서 이번 박지원 장관의 사임은 결코 사태의 수습책이 아니라 보다 철저한 진상규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국민의 의혹을 증폭시키는데 일조해 왔던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를 통해 국민 앞에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외압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특히 우리는 21일로 예정된 이운영씨의 검찰출두에 주목한다. 그는 줄곧 박 전장관의 부당한 개입을 주장해 왔다. 따라서 검찰이 과연 이씨와 박전장관을 엄정하게 조사하고 박장관의 개입여부에 대해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검찰은 이 소환조사가 향후 이 사건을 계속 검찰의 손에 맡길 것인가 아니면 특별검사제를 통해 해결할 것인가를 판가름할 마지막 시험대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4. 정부여당 역시 박장관의 사임을 계기로 일방적 감싸기나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외압의 진상규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특별검사제는 무조건 안된다는 식의 정부여당의 경직된 견해는 특별검사제를 성역없는 진실규명의 유효한 수단이자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견제할 유일한 장치로 바라보는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과는 유리된 것으로 최근에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는 민심이반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수사에 임하고 있는 검찰이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고도 1차 수사와 마찬가지로 당사들간의 엇갈린 진술 등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진실규명의 임무를 포기한다면 마땅히 국정조사, 특별검사제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발동하여 국민의 의혹을 밝히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을 대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 정부에 와서도 불식되지 않고 있는 모든 종류의 불법부당한 권력남용과 독직 등의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보다 적극적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 특히 아직까지 제정을 미루고 있는 부패방지법과 특별검사제, 돈세탁방지법등 반부패입법에 대한 정부여당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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