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씨 가석방 약속, 사실 관계 밝히고 관련자 책임 물어야
청와대가 횡령과 배임혐의로 지난 해 구속된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의 가석방을 약속하고 IOC 부위원장 자진사퇴를 이끌어 냈다는 요지의 기사가 청와대와 삼성그룹의 압력에 의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안의 본질은 자본과 권력에 의한 언론자유의 침해이다. 청와대의 기사삭제 압력은 대단히 전근대적인 행태다. 굳이 기사청탁을 하지 않겠다던 노 대통령의 발언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설령 국익을 고려해야 할 사안이었다 할지라도 이는 언론 스스로가 판단할 일이지 청와대가 나설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이 특수관계인의 지위를 이용해 최종적으로 기사를 삭제토록 한 것은 자본에 의한 언론통제가 얼마나 심각하며, 어떻게 관철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런 정도니 ‘삼성공화국’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김운용 씨의 자진사퇴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가석방을 약속했다는 의혹이다. 사실이라면 가석방을 정치적 뒷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다른 사안도 아닌 부패사범에게, 청와대가 국익을 이유로 흥정을 시도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청와대는 지난 5월 김운용씨를 문병 간 자리에서 자진사퇴와 가석방과 관련된 이야기는 동행한 김정길 체육회장이 했고, 김우식 비서실장은 김운용씨를 만나기는 했으나 두 사람의 대화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만나기는 했으나 개입하지는 않았다‘는 궁색한 변명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런 자리에 김 실장이 함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개입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은 가석방 약속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가석방은 행형 성적 등을 고려하여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권력자의 정치적 흥정물이 아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청와대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앞에서는 부패사범에 대한 엄벌을 다짐하는 투명사회협약을 체결하면서 뒤에서는 거꾸로 부패사범의 가석방을 약속하는 흥정을 시도했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청와대의 반부패의지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
최근 들어 경제인과 정치인에 대한 사면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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