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원칙에 입각, 입법과 후속 조직 개편 서둘러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10/2)이 불과 79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중수청은 지난 7월 2일에서야 지방청 청사 입지를 선정했을 뿐, 검찰청 검사와 수사관의 전입 규모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무엇보다 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한 국회 입법 논의는 여러 이유로 미뤄졌다가 이제야 시작됐다. 어제(7/14) 더불어민주당은 의총을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보완수사권 폐지를 비롯한 원칙적 방향을 밝혔다. 한편에서는 반대와 우려 의견도 제시되고 있고, 이를 핑계로 국민의힘에서는 두 기관의 출범을 연기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은 제기되는 우려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 논의에 집중하고 입법화와 실무적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할 때이다. 예정된 공소청·중수청 개청이 입법 미비나 준비 부족으로 지연된다면 수사와 기소 조직을 분리해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을 막고, 인권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형사사법체계 개편과 검찰개혁의 취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형사사법절차가 각 단계별, 기능별로 명확히 구분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능적 분리가 아니라 수사-기소의 조직적 분리를 요구해 왔다. 수사 관련 부서 폐지, 수사관 인력의 대폭 축소 등의 조치를 포함한 검찰 조직의 축소와 민주적 통제 강화가 검찰개혁의 핵심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조직법 개정과 공소청·중수청 설치법 제정 당시,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조직 분리보다는 기능 분리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완수사권/보완수사요구권 외에도 중요한 수많은 쟁점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공소청·중수청 설치에 따라 형사사법체계는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고 변화되어야 한다. 이에 참여연대는 최근에도 공소청의 조직 축소 및 공소청 검사의 직무 점검, 수사의 적법성과 신속성 강화 방안, 수사기관-공소기관 간 협력방안, 수사기관 권한에서 피해자 권리 중심으로 형사사법체계를 개혁하는 방안, 수사권·기소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 수사절차법 제정의 필요성 등 형사사법체계 개혁을 촉구하기 위한 연속토론회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해 ‘검사의 나라’라 불릴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과거를 반성하고, 이를 개혁하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안으로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이 마련되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공소청·중수청의 단순한 설치만이 이같은 검찰개혁의 완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공소권자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하거나 혹은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거나, 또는 판사에게 그같은 권한을 부여하는 등 해외 형사사법시스템은 해당 국가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양하다.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쟁은 지난 9개월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됐고, 예상되는 문제 또한 충분히 확인되었다. 이제는 국회가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를 마무리하고 보다 큰 형사사법체계 개혁의 청사진을 따라 필요한 사안을 입법화해야 할 때이다. 국회와 정부는 형사사법절차의 변화가 가져올 여러 예상되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대처해야 한다.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수사 지연이나 부실 수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에 따라 법안을 만들고,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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