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20년, ‘좋은변화상’] (6) 전북 진안 ‘마을만들기’

ㆍ주민 주도 마을 가꾸기 ‘귀농 1번지’ 탈바꿈

2007년 2월 전북 진안군이 조직개편을 했다. 이때 첫선을 보인 것은 ‘마을만들기 담당’ 직제였다. 이 계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최소 4년 동안 이곳에서만 일한다. 순환보직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전국에서 처음이었고 당시로선 ‘뜬금없는’ 조직이었다. 

진안군이 흔들림 없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해 온 동력이 이런 데서 잘 드러난다. 진안군은 면적이 서울시의 1.3배나 된다. 하지만 인구는 3만명에 불과하다. 고령화율은 36%로 전형적인 시골 지자체다. 어려워져만 가는 농촌현실에 제동을 건 것은 마을만들기 사업이 시작되면서부터였다. 10년 전인 2001년이었다. 전국 최초로 주민이 주도하는 상향식 마을가꾸기는 현재 300개 마을로 확산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북 진안군에서 매년 여름마다 30개 마을이 참여하는 마을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2009년 축제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 진안군 제공

진안군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귀농 1번지 조성 사업’과 접목돼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진안군의 인구감소율이 줄고 출산율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1위라고 발표했다. ‘살 만한 고장’이라는 인식 뒤에 얻은 결실이다. 노력은 눈물겨웠다. 초기부터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해 관주도를 탈피했다. 마을 간사, 마을 조사단, 마을 축제, 귀농·귀촌 농촌창업 등 전국에서 처음 선보인 프로젝트들이 속속 뿌리내렸다. 주민들은 귀농·귀촌자 모임인 뿌리협회, 마을축제조직위원회 등 중간지원조직을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 

진안군의 마을만들기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중앙정부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독자적으로 그린빌리지, 으뜸마을 가꾸기 등을 발굴해 연계시킨다. 마을만들기와 도시민 인재유치사업을 결합해 농촌의 빈 영역을 적극 개척한 점도 돋보인다. 기존 귀농·귀촌인을 존중하고, 농업 외 전문성을 존중하며, 현금지원을 배제했다. 

주민화합을 우선시하고 지원시스템을 중시하는 5대 원칙이 바탕에 깔렸다. 진안군은 실제 현금을 지원하지 않았지만 지난 4년간 374가구가 귀농했다. 주민교육 방법을 개선시킨 것은 전국 최초의 시도였다. 마을만들기대학을 신설하고 연구용역 방법을 개선했다. 마을 달력을 만들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시켰다. 

지역네트워크도 구축했다. 마을자체의 한계를 읍면 단위와 군 단위의 지역네트워크로 해소했다. 매년 여름 30여개의 마을이 참여하는 마을축제는 협력체계 구축 훈련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진안군의 마을만들기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귀감이 된다. 마을 사업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것은 다른 지자체가 쉽게 모방할 수 없지만 성패가 여기 달려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많다. 

구자인 마을만들기팀장은 “지난해 5월 행정과 민간영역의 성과들을 모아 마을만들기 기본 조례까지 제정됐다”면서 “이달 중 로컬푸드사업단을 농업회사법인으로 출범시켜 수익사업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선 진안군수는 “마을과 마을, 행정과 민간, 마을과 단체 등의 사이에 협력과 적절한 경쟁시스템을 갖추는 게 마을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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