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4년 06월 2014-06-03   961

[통인뉴스] 제 2의 세월호 방지, 국가위원회 구성에 달렸다

제 2의 세월호 방지, 국가위원회 구성에 달렸다

철저한 진상규명 위해서는 위원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국민참여 보장해야

 

백가윤 국제연대위원회 간사

 

 

최근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이하 가족 대책위원회)는 실종자의 조속한 수습,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천만인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응답 중 하나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위한 국가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세월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답답한 대처는 유가족과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가적 재난이나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대책위원회를 꾸렸을까. 각 위원회 활동의 의의와 한계는 무엇인지 짚어보고자 한다.

 

책임 소재 불명확한 미국의 9.11 위원회

 

2001년 9월 11일, 미국 워싱턴의 주요 관청 건물과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알카에다로부터 공격받은 9.11 테러 사건은 약 3,000여 명의 사망자와 최소 100억 달러에 해당하는 금전적 손실을 발생시킨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9.11 테러가 일어난 후 유가족 대책위원회Family Steering Committee for the 9.11 Independent Commission는 해당 사건의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제안할 수 있는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를 설립을 미국 의회에 촉구했다.

 

당시 미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독립적 조사위원회 구성을 계속해서 미루다 결국 사건 발생 1년 2개월이 지난 2002년 11월 27일에야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에 관한 국내 위원회The National Commission on Terrorist Attacks Upon the United States, 9/11 Commission구성을 승인한다. 위원회는 총 10명의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되었으며, 약 20개월 동안 10개국에서 1,200여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250만 페이지가 넘는 문서들을 검토했으며 총 12회에 걸친 청문회를 개최했다.

 

9.11 위원회의 활동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가 제기된 것은 위원들의 독립성이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위원회 설립을 뒤늦게 승인하면서 그 조건으로 자신이 위원장을 임명할 것을 내걸었고 전前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미국 진보언론들은 키신저가 공직시절 캄보디아 폭격, 칠레 아옌데 정권 전복, 동티모르 학살 등에 직간접적 책임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9.11 위원회의 사무총장이었던 필립 제리코도 위원회 활동기간 동안 백악관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청문회에서 당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이나 책임을 묻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는 증언이 나왔음에도 최종 보고서에 이 내용이 누락되기도 했다. 결국 위원회는 정부 부처나 개인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소재를 묻지 못하고 정부, 의회, 언론 등 사회 전반에 안보 불감증이 보편화 되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쳤다.

 

9.11 사태 이후 미국 정부는 안보에 방점을 두고 재난관리 컨트롤타워였던 연방긴급재난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을 국토안보부 산하로 편입시켜 재난 대비 능력을 떨어뜨렸다. 2006년 미 의회예산국Congressional Budget Office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01년 9.11 이후 3,200달러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책정했으나 카트리나 대응에는 고작 235억 달러를 책정하는데 그쳤다.

 

안보만 강조하며 국내 재난 및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결과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때 정부가 적절한 초기대응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되었으며 이는 결국 공화당의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결국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에서 1,836명의 사망자, 135명의 실종자, 1,080억 달러의 피해를 입은 미국 의회는 2006년 10월 <재난관리개혁법안>을 통과시켜 연방긴급재난관리청의 지위를 자연재난을 관리하는 핵심기관으로 재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진상규명위원회, 독립성과 투명성이 핵심

 

미국의 9.11 위원회와 허리케인 카트리나 위원회, 후쿠시마 원전사고 관련 조사위원회, 호주의 2009년 빅토리아 산불 왕립위원회 등 각국 정부는 크고 작은 재해가 있을 때마다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위원회를 꾸려서 조사를 진행했다.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9.11 위원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뒤늦은 위원회 구성, 위원들의 독립적인 활동 방해, 예산 및 권한 제한, 불분명한 책임 소재 등은 사건의 원활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어렵게 한다.

 

조사위원회 중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호주 빅토리아 산불 왕립위원회는 청문회의 녹취록과 자료, 영상, 지역간담회 속기록뿐만 아니라 위원회에서 청문회 증인을 선택한 이유,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제출한 1,300여건에 달하는 서면의견서 등을 모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세월호 진상규명위원회가 호주 왕립위원회와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위원 선정에 있어서 국회의원이나 정부관계자 뿐만 아니라 시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활동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동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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