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감시
세월호 참사 대책에서 빠진 ‘공익제보 활성화’
공익제보 활성화 위해서는 ‘공익제보자 보호’ 동반되어야
박근용 협동사무처장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공공영역과 민간영역 가리지 않는 비리, 부패, 담합, 특혜, 감독부실, 부당한 지시와 명령, 불법과 편법 등을 빨리 파악하고 고치기 위해서는 공익제보가 필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부는 공익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철저히 보호하고 제보된 내용을 충실히 조사하겠다는 것을 빠뜨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공익제보를 활성화하고 제대로 처리하는 것은 대형재난을 예방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안전장치임을 정부가 깨달아야 한다” 세월호 침몰 두 달이 된 6월 16일, 52인의 공익제보자와 5개 공익제보 관련 시민단체들이 발표한 공동선언의 일부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후 정부는 ‘국가 개조’라며 여러 대책들을 쏟아냈다. 많은 이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으지 않고, 지방선거를 감안해 빨리 분위기를 바꾸려는 욕심만 부리다보니 공익제보 쪽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공동선언을 발표한 그날부터 참여연대는 “세월호참사 2개월 이것만을 바꾸자”라는 제목으로 경향신문에 여러 편의 글도 실었다. 이상희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부소장은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이미 예정된 사고였다는 전직 직원들의 인터뷰 내용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미 예정된 사고’라는 표현 안에 여러 가지 함의가 담겨 있겠지만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왜 전직 직원들이 청해진 해운의 문제를 신고하지 못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과 부패방지법이 있지만, 공익제보 후 불이익을 겪는 제보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제보한 것을 독립적인 곳에서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낮을 수밖에 없다. 공익제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비리, 부패, 담합, 특혜, 규정위반, 안전사고 위험 등을 알고 있는 내부자가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갈 길이 멀지만 그나마 다행스런 소식도 있다. 정부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아이들의 출석일수 등을 조작한 어린이집 원장의 잘못을 공공기관에 제보했다가 사실상 해고된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복직시켜야 한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이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난해 6월에 국민권익위원회에 신청한 적이 있는데, 이를 권익위가 받아들였고, 그 권익위의 결정이 옳다고 법원이 지난 5월에 판결한 것이다. 공익제보에 따른 불이익 조치는 처음부터 없었어야 했지만, 이제라도 공익제보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판결이 나와서 다행이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공익제보 활성화와 공익제보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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